고문 조완규
근래 한국은 總體的 危機에 있다고 한다. 총체적이란 國家의 기틀이 흔들릴 정도의 크기라고 해도 될 표현이다. 실제로 經濟成長의 정체, 科學技術 競爭力의 약화, 社會秩序의 파탄과 道德 倫理觀의 실종, 정치계의 혼탁, 敎育界의 편향된 이념 주입식 교육, 安保 意識의 둔화, 高齡化 時代로의 급속 진입 등, 우리가 겪고 있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분명 危機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경제 실정을 보자. 1945년 光復 직후 韓半島는 38선에 의하여 남북으로 나뉘어 있었고 1950년 3년간 지속된 6. 25전쟁 후 한반도는 38선 대신 非武裝地帶에 의하여 南은 자유 경제체제로, 北은 공산 독재체제의 정부로 갈라놓았다. 전쟁을 치른 후인 1960년대 초 남쪽인 우리 측 대한민국은 일인 국민소득이 8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세계 최빈국이었다. 1997년에는 보유한 외환이 바닥나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빚을 내야 할 정도의 경제 실정이었다. 이때 국민은 김대중 대통령의 호소에 부응하여 소유하고 있던 금붙이를 내놓는 등 국가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였으며 드디어는 2010년에는 7%의 高度成長을 성취하였고 年 소득 2만 달러를 달성하였다. 그러나 그 후에 경제성장은 정체하였고 2012년 이후 성장률이 3%대로 쳐졌고 2019년의 경제성장률은 단지 2.0% 대로 줄었다. 그러함에도 2020년에는 1인 소득 3만 달러로 세계 10위권의 經濟大國으로 부상하였다. 그렇지만 高費用 低效率의 고질적 노동환경으로 인하여 企業體는 생산 공장을 중국, 동남아 등 저비용 국가로 옮겼으며 靑年 失業者 수가 급속히 늘었다. 2011년 7.6%인 청년 실업률이 2015년이 되면서 9.2%로 증가하였다. 세계 정상을 달리던 造船 産業, IT 그리고 자동차 산업도 치받고 올라오는 中國 등 競爭國에 자리를 내주어야 할 상황이다. 그동안 경제성장이 우수 과학기술인의 노력으로 가능하였으나 최근의 초·중등 학생들의 理工系 기피 현상으로 말미암아 유능한 과학기술 硏究 人力 확보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는 우리의 미래를 전망할 때 크게 우려되고 있어 적절한 科學 敎育 政策 수립이 필요하다. 賦存資源이 없는 우리나라가 과학 기술력을 키우지 않고서는 國家 간 치열한 競爭에서 危機를 맞게 될 것이다.
두 번째 위기는 道德心과 倫理 의식 결여라 하겠다. 첫째, 公職者의 腐敗관습을 없애야 한다. 2010년, 우리나라 공직자 부패지수는 세계 39위다. 뇌물이니, 뒷돈이니 혹은 급행료가 통하는 세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치계 지도자나 공직자가 윤리의식을 상실하면 바로 국가의 위기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성실 봉사의 의무를 잃은 공직자는 엄히 다스려야 한다. 그러나 社會秩序의 유지를 위하여 국민이 정부에게 위탁한 공권력이 허약해도 문제다. 번번이 공공기물을 부수거나 공공장소를 점유하는 등 불법행위를 방치하는 예를 자주 목격한다. 不法 示威를 제지하는 警察官이 시위자로부터 몽둥이질 당하는 것을 방관한다면 民主國家라 할 수 없다. 美國의 경찰관은 法秩序를 어기거나 公權力에 抗拒하는 市民을 엄하게 다룬다. 곤봉을 맞고 이마에서 피를 흘리는 시민, 오랏줄에 묶이어 끌려가는 미국 國會議員의 모습을 텔레비전에서 보았다. 또한 미국 경찰은 폭력을 행사하는 시민을 총으로 대응하기도 한다. 가장 民主主義적인 나라에서 보는 풍경이다. 강한 공권력은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保全하기 위한 불가피한 권력이다.
政治는 또 어떤가. 초대 이승만 대통령은 망명하였고, 박정희 대통령은 시해로 서거하였고 전두환, 노태우 두 대통령은 감옥살이하였고 노무현 대통령은 투신자살, 그리고 그 뒤의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역시 감옥살이를 하였다. 이런 점, 우리의 정치는 매우 후진적이다. 현재 대통령이 퇴임 후 감옥이 아니라 국민의 존경 받는 최초의 국가원수이기를 소망한다. 저희가 뽑은 대통령을 존경할 때 온 세계는 그 국민을 존경할 것이다. 이 시점에서 다시 건국 초의 정치인 李承晩 박사, 金 九 주석, 金奎植 부주석, 申翼熙 의장, 趙炳玉 박사 등이 그립다. 이들은 風流가 있었고 浪漫이, 諧謔이, 또 餘裕가 있는 위대한 政治人이었다. 그러기에 그들은 左右翼 갈등, 남북 대립 등 極度의 혼란 속에서도 찬란한 大韓民國을 탄생시켰다. 70년이 지난 오늘날 정치인은 先代 정치인의 情熱과 의연함을 배워 더 나은 나라 건설에 헌신할 책무를 지고 있다. 국정을 다루는 정치인이 국가 의식과 안보의식이 확고하지 않은 한 나라의 위기를 면하기는 어렵다.
국가 安保체제도 점검해야 한다. 6.25 전쟁을 치른 후 맺은 停戰協定은 일시 전쟁을 정지하기로 한 협정일 뿐 언제고 다시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남북 간에 십여 차례의 平和協商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북측의 남쪽 赤化 야욕을 확인할 뿐 오히려 남북 간 긴장 상태는 더욱 深化되고 있다. 북한은 얼마 전 대한민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하였고, 미사일 발사, 인공위성 개발과 원자탄 등 核爆彈 실험과 수시 포격 연습 등 突發행위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고 있다. 북한의 전쟁 도발을 견제하고 대응하기 위하여 韓美聯合軍事訓練을 시행하고 있지만 최근 남북 관계 개선이라는 명목으로 훈련 규모가 축소되거나 다른 나라에서 연습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훈련에 대하여 일반 시민은 알지 못하고 단지 군의 행사일 뿐으로 취급한다. 시민의 안보의식을 함양하고 有事時에 대응할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 시민도 참여하는 훈련으로 개편되어야 하리라고 생각힌다.
敎育 풍토에도 문제가 많다. 초·중등학교는 이미 오래전부터 大學入學 시험 준비 과정으로 바뀌었다. 주입식, 암기 위주의 교육은 학생의 創意的 思考의 길을 억제한다. 선생은 단지 知識을 전해주는 직업인이고 학생은 그들로부터 지식을 傳受 받는 객체일 뿐, 師弟 간의 훈훈하고 끈끈한 情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 옛날에는 千字文, 明心寶鑑, 論語 등을 읽으며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며 어른을 공경하고 信義로 交友해야 하는 등 三綱五倫을 배워 익혔다. 그러나 근래 초중등학교 과정은 오로지 대학 진학 준비 과정일 뿐, 全人敎育을 소홀히 하고 있다. 특히 교육공무원에게 금지된 政治活動을 마다하지 않는 全敎組를 노동법상 불법단체로 판결하였지만 교사가 노조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20여 만 교사 중 전교조 교사 수가 6만 여명이라 한다. 이들 전교조 교사로부터 意識 敎育을 받는 어린 학생 수는 해마다 늘 것이다. 전교조 교사가 세뇌한 어린 아이들이 장차 우리나라 운명을 책임질 주체가 될 것으로 생각하면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참교육을 내걸고 발족한 전교조 교사들이 初心으로 돌아가지 않는 한 우리나라는 돌이키기 어려운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 닥쳐올 또 다른 위기는 바로 급속도로 진행되는 老齡化 현상이다. 1960년대 초 높은 출산율로 인한 급속한 인구 증가가 인구정책에 큰 문제꺼리가 되었다. 한때는 풍부한 인력으로 경제성장f률 8%-9%를 유지할 수 있었으나 반면에 높은 출산율로 인한 급속한 인구증가는 또 다른 사회문제를 제기하게 되었다. 당시 출산을 독려했던 家族計劃協會는 오히려 출산율 낮추기 운동을 전개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 결과 인구 증가율은 멈추었으나 반대로 노령층 인구수는 늘어나 근래는 인구피라미드가 逆 三角形의 모양이 되었다. 1990년 전체인구의 5%였던 65세 이상 인구가 2015년에는 13%로 늘었으며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노령화 국가로 기록되고 있다. 老齡層 인구가 증가하는 대신 젊은 층 인구가 줄었고 따라서 勞動人力의 감소로 生産力은 2% 미만인 低成長 국가로 전락하였다. 성장 속도의 후퇴와 인구의 老齡化로 家計 부담률은 더욱 높아졌다. 최근 아이의 養育費, 敎育費를 감내할 수 없다며 아이 낫지 않기로 한 젊은 층이 늘고 있다. 이 때문에 出産率이 크게 낮아졌다. 앞으로 40년 후를 생각하면 청년층 비율이 많이 감소하여 인구의 노령화는 급성장할 것이다. 결국 젊은 층은 증가한 老人의 福祉와 社會保障에 필요한 財源을 부담할 책임을 져야 할 실정이다. 결국 인구의 노령화는 노동 인력 감소로 인한 생산력 감퇴로 低成長 國家로 轉落할 것이니 어찌 이를 위기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진정 危機는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고 이에 대처할 능력이 없을 때라 할 수 있다. 우리는 항상 위기를 發展의 기회로 활용하였으며 끝내는 빛난 역사를 창조해 온 슬기로운 民族이다. 우리는 高麗 5백 년 그리고 李氏 朝鮮 5백 년 동안 숱한 倭寇 혹은 胡亂 등 난리를 겪었지만. 우리의 國土를, 그리고 우리 고유의 문화, 언어를 빼앗긴 일이 없다. 20세기 들어서 36년간 日帝 식민지 생활의 고통을 겪었지만, 일제에 굴복한 일 없이 끝내는 역사적 光復을 이룬 민족이다. 또 6.25전쟁 산물인 南北對峙의 위기 속에서도 우리는 경제성장을 이루었으니 이는 위기를 활용하여 奇蹟을 창출할 지혜를 가진 자랑스러운 민족이라 할 수 있다. 결코 희망을 버려서는 안 된다.
필자소개
서울대학교 총장, 교수
교육부 장관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초대 원장,
국제백신연구소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