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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평범한 일상, 아무 생각없이 쓰던 그 말이 특별하다는 것을 이 순간에는 미쳐 알지 못했습니다 (우크라이나 크이우).
초등학생(어린아이 형): 헬로우, 우리 아가는 자고 싶지 않아
학생 어머니: 오늘 학교 수학 시간에 이런 수학문제가 있었어
초등학생: 아침에 당근 들어간 끔찍한 맛이 나는 고기를 먹었어
해설: 학교를 마친 딸과 산책로를 걸으며 그날 있었던 소소한 일상들을 얘기하고 따뜻한 햇볕 아래서 낮잠을 자는 막내, 그리고 그 옆에서 비들기에게 먹이를 주며 즐거워하던 첫째와 함께 하던 그 평범한 일상이 어쩌면 한 동안은 돌아오지 않을 특별한 순간이었다는 걸 이땐 알지 못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수도 크이우에서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올레나 그랜씨, 그녀에게 지난 2월 23일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아주 평범한 하루였습니다. 수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은 그 다음날 (2월24일) 새벽~
올레나/유튜브 what is Ukraine 운영: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정말 잘 모르겠지만 너무 불안해요. 폭탄 폭발음을 들었고 비행기가 날아다니는 소리를 들었거든요. 그래서 잠에서 깼어요.
해설: 어제와는 사뭇 다른 표정으로 자신의 상황을 기록하는 올레나~
올레나: 아직 경보는 울리지 않아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잘 몰라요. 하지만 우리는 실제로 몇 차례의 폭발음을 들었어요. 그래서 이제 대피소로 가서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 보면서 대기하려고 해요.
해설: 올레나의 가족이 폭발음을 들은 직후 이번엔 크이우의 남쪽으로 약 200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체르카시 지역에서 엄청난 불꽃이 찍힌 영상이 SNS에 업로드 되었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 뒤에 우크라이나에서 인구가 세번째로 많은 도시인 오데사의 한 창고에서 거대한 폭발이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그 후에도 우크라이나 곳곳에선 심상치 않은 일들이 벌어졌고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SNS에는 쉴새 없이 관련된 영상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시민: 어디? 뭐? 안 보이는데? (폭발음 들림)
어린아이: (소스라치게 놀라 울부짖는 울음소리) 엄마야!
엄마: 이호르, 이호르! 빨리 (지하로) 내려가!
시민: (건물이 불타고 거대한 폭발음) 이게 뭐야
해설: SNS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진 우크라이나의 모습은 처참했습니다. 자막: Russia invades Ukraine Kyiv under threat 그리고 곧 이어 전 세계의 뉴스 속보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닥친 비극의 배후가 공개됐습니다. SBS TV: 전 세계가 우려하던 대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작전을 개시했습니다. 수도 키에프에는 미사일 공격이 가해졌고 동부 돈바스 지역은 물론 남부 항구 도시에서도 러시아 군대의 공격이 본격화 됐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국민 여러분, 특수군사작전을 수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해설: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것은 러시아, 러시아의 영토도 아닌 우크라이나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살고 있는 러시아 사람들을 돕는다는 것이 침략의 이유였습니다.
제성훈 교수/한국외대 노어과: 우리나 국제사회가 볼 때는 침공인 거죠. 전면적인 침공인데 러시아는 이걸 뭐라고 부르냐 하면 특별군사작전이라고 불러요. 도네츠크 공화국(돈바스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우크라이나의 비군사화와 비나치화를 추구한다고 했습니다.
해설: 러시아의 군사작전을 방해하지 말라고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당장 무기를 버릴 것을 요구하는 푸틴 대통령, 그는 다른 나라에도 경고의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푸틴: 중요한 말을 하겠습니다. 우리를 방해하고 더 나아가 러시아와 러시아 국민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이들이 누구든 간에 러시아는 즉각 보복할 것이며 여러분은 역사상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결과를 볼 것입니다. 우리는 어떠한 사태에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해설: 푸틴 대통령의 특별선언 직후 우크라이나 국경지역에 배치되어 있던 러시아군이 본격적으로 진격을 시작했습니다. (우크라이나 크이우~ 사이렌 소리~ 미사일 폭격~화염폭발~ 총격소리~) 침공 첫날 러시아는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쪽 하르츠크와 도네츠크가 자리잡은 동쪽 그리고 크림반도가 위치한 남쪽에서 동시에 공격을 진행했습니다. 러시아군의 거침없는 공격에 우크라이나 곳곳은 순식간에 처참한 모습으로 변해갔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안타깝게도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어야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전면 공격, 우크라이나 곳곳의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에는 인파로 가득차기 시작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전쟁으로 집을 떠나야 하는 것입니다. 더욱 가슴 아픈 일은 사랑하는 가족들과 이별을 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만 18살부터 예순 살 남성을 대상으로 총동원령을 내렸고 피난민 대부분은 남편과 아버지, 남자 형제들과 기약없는 이별을 해야만 했습니다. (어린 남자 아이가 뭘 아는지 군인 아버지 품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때를 쓰고 울고 있다).
군인 아버지: 울지마, 울지마
아이 어머니: 맛있는 거 사먹어
해설: 폭발음을 듣고 급히 집을 나섰던 올레나, 그는 아이들과 집 근처에 있는 방공호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남편 역시 입대를 한 상황이었습니다.
올레나: 우리는 지금 방공호에 있습니다. 병원에 있어요. 왜냐하면 막내가 많이 아파서 주사를 맞아야 하거든요. 그래서 이곳에 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주사를 맞았습니다.
해설: 모든 것이 낯설고 불편한 방공호에서의 생활, 불안해 하는 아이들을 달래는 것이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이지만 그녀는 세계의 시민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습니다.
올레나: (지하 방공호에) 보시다시피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사람들을 대신해 여러분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제발 푸틴에 대항하여 시위를 해 주세요. 이 전쟁을 멈춰 주세요. 제발 푸틴을 멈춰 주세요. 우리를 도와 주세요.
해설: 러시아의 공격으로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잃고 전쟁의 한 가운데 놓인 우크라이나 인들은 혼란과 공포에 빠져 있었습니다. 우리와 연락을 주고 받던 올레나도 여전히 주변 상황이 불안하다고 말합니다.
기자: 지금 상황이 어떤가요?
아이: 오늘 뻥뻥뻥 소리를 들었어요.
올레나: 네, 저도 오늘 폭격 소리를 들었어요.
해설: 그런데 올레나와 인터뷰를 하던 중 갑자기 멈춰버린 영상 통화, 올레나 가족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걸까.
기자: 여보세요, 여보세요.
올레나: 지금 우리 벙커 주변에 폭탄 소리가 들렸고 수상한 사람들이 나타나서 제가…제가 지금~
해설: 방공호 근처에서 폭격이 발생했다며 다급히 전화를 끊은 올레나~할 수 있는 건 그녀의 가족이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습니다. 전쟁터가 되어버린 우크라이나, 그곳에선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우린 현지 제작진을 통해 우크라이나 국경지대를 직접 찾아갔습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이 맞닿아 있는 폴란드의 프셰미실 기차역에서 피난민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늦은 시각이지만 대합실은 온통 피난민과 취재진으로 발디딜 틈이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리비우에서 이곳으로 피난을 왔다는 스베트라냐씨,
스베트라냐/우크라이나 피난민: 기차 안에서 사람들이 너무 많고 다들 끼어서 왔어요. 이렇게 이렇게 20시간 동안 밥도 물 한 방울도 못 먹고 여기까지 왔어요. 우리 딸이에요, 우리 딸, 남편은 거기 남아 전쟁터에서 싸워요. 우리 남편이 우크라이나 전쟁터에서 싸우고 있어요.
해설: 그녀는 우크라이나에서 많은 사람들이 피난을 왔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피난을 올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스베트라냐: 크이우 하고 하르키우에서 난민들이 오고 있어요. 폭격이 심했어요.
해설: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지난 달 24일부터 3월 17일까지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피난민은 약327만 명, 그 중에서 인접국인 폴란드로 온 피난민만 약197만 명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이 순간에도 러시아의 침공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선 우크라이나의 시민들은 사선을 뚫고 와 국경을 넘고 있습니다.
국경인근 우크라이나인: 전쟁이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왜 이런 건지 모르겠어요 (울음~)
다른 우크라이나인: 캐리어나 짐 서류를 챙길 생각도 못했어요. 얼마 전까지 상황이 이렇게 심각해질 줄 몰랐어요. 정말 이런 상황을 상상도 못했어요.
기자: 만약 이 전쟁이 지속된 경우 어떤 계획이 있나요?
피난민: 어떤 계획도 없어요. 저는 우리나라가 승리해서 집으로 돌아가는 생각 밖에 없어요.
해설: 하루 빨리 우크라이나가 이 전쟁에서 승리해 집으로 돌아가길 바란다는 우크라이나 시민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세계 2위의 군사력을 지닌 러시아와 군사력 22위의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은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처럼 보였고, 많은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손쉬운 승리를 예측했습니다. 그런데 뜻 밖에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예상과 달리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면서 전쟁이 장기화 되기 시작한 겁니다.
정재원 교수/국민대 우라시아학과: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가 있기 때문에 러시아가 금방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것이다 이런 생각도 했었던 것 같습니다.
두진호 연구원/KIDA 국제전략연구실: 우크라이나에 들어가 있었던 여러 서방의 특파원들도 크이우가 거의 뭐 2~3일만에 함락이 될 것으로 내다 봤었는데요. 결과론적으로 우리가 모두 예상했던 러시아의 단기 속도전은 실패한 것으로 보입니다.
해설: 매일 같이 생중계되며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 세계 제2위의 군사강국이라는 러시아는 왜 뜻 밖에 고전을 하고 있는걸까.
푸틴: NATO가 동쪽으로 단 1인치도 확장하지 못하도록 국민 앞에서 약속합니다.
해설: 지난 2월 24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내건 명분은 크게 두가지였습니다. 우크라이나 동쪽에 있는 도네츠크 지역의 러시아 주민들을 보호하겠다는 겁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막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러시아 대통령 푸틴이 내린 명분이 무엇이건 수많은 생명을 담보로 하는 전쟁은 결코 정당화 될 수가 없습니다. 평화를 바라던 많은 이들의 염원을 뒤로 하고 전쟁을 선택한 푸틴 대통령의 결정으로 전쟁이 시작이 되었습니다. 알려진 전투 병력이 80만 명, 압도적인 공군력과 수천개의 핵탄두까지 보유하고 있는 세계 2위의 군사대국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많은 이들은 우크라이나의 처지를 안타까워하면서도 러시아의 손쉬운 승리를 예상을 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전쟁이 발발한 지 3주가 지난 지금, 우크라이나는 골리앗에 비교되던 러시아를 결사항전의 자세로 막아내며 전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지금 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러시아 군대에 맞서 어떻게 저항하고 있는 걸까요. 우린 전쟁이 시작된 그날부터 현지 제작진들과 협업하며 우크라이나의 소식에 귀를 기울여 왔습니다. 전쟁의 한 가운데서 전쟁을 견디며 전쟁을 기록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시민들과의 연락을 시도했고 우린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공포가 생생한 상황임에도 고맙게 시간을 내준 그들은 우크라이나의 참혹한 현실과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시민들의 의지를 널리 알려달라고 간곡히 당부하였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의 소용돌이를 헤쳐나가고 있는 우크라이나 시민들, 오늘 그들이 보내온 얘기들을 함께 지켜봐 주시기를 바랍니다. 계속되는 전쟁의 날들, 날이 밝자 폴란드의 프셰미실 기차역에는 우크라이나를 빠져 나오는 피난민들을 태운 기차가 연이어 도착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반대편 승강장에 서 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들은 오히려 우크라이나로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 있다고 합니다. 이들은 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행 기차를 타려는 걸까.
남자들: 가족 있는 데로 가요. 가족지켜야 돼요. 우리는 고향을 사랑해서 힘들 때 돌아가서 할 수 있는 걸 하면서 도와 주고 싶은 우리 마음을 이야기 해 주세요.
기자: 원래는 무슨 일을 하셨어요?
남자: 트럭 운전 기사입니다.
기자: 무섭지 않아요? 여러 생각이 들지 않으세요?
남자: 제가 55살 남자입니다. 가족은 모두 다 여기에 있는데 제 가족은 안전하니까 무섭지 않아요. 우크라이나에 네 남매들, 친구, 지인들이 있으니까 가서 지켜야 해요. 여기 있는 가족을 두고 가야죠.
기자: 위험 지역에 가게 될까요?
남자: 크이우나 하리키우에 갈 거예요. 지금은 확실하지 않아요.
해설: 우크라이나와 그곳의 사람을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전쟁터로 향하는 사람들~ 그들에게선 전쟁에 대한 두려움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현지 제작진은 폴란드 국경 바로 앞에 위치한 우크라이나의 도시 르비우로 향했습니다. 르비우의 경우 우크라이나의 서부에 있어 상대적으로 전쟁의 영향을 덜 받고 있었지만 이곳 역시 도시 곳곳에서 삼엄한 전쟁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작진이 르비우에서 처음 만난 이 남성 역시 전쟁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우크라이나에 입국한 사람 중 한 명이었습니다.
폴란드 출신 남성/전직 군인: 저는 폴란드 육군 출신입니다. 저는 비공식적으로 여기 들어와 있는 거예요. 민간인들한테 생존 기술을 가르쳐주고 무기조작이나 전투전략 같은 거를 조금씩 가르쳐주고 있어요. 제가 해줄 수 있는 게 그런 것들이거든요. 남자와 헤어지고 찾은 곳은 르비우의 한 대학교, 위치와 이름도 밝히지 마라 달라는 이곳에서 대학생과 자원봉사자들은 방위군을 돕기 위한 준비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대학생: 도시 곳곳에서 받은 물품을 여기서 모아서 전방으로 보냅니다. 급한 곳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해설: 군복과 보호대 세트, 그리고 의료품과 건전지 등 지역 방위군에게 꼭 필요한 군수품들로 구성된 이 상자들은 러시아군의 공격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지역인 크이우와 마리우폴 그리고 하르키우로 보내지고 있습니다. 모두가 힘을 모아 전방의 군인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공격을 직접 받고 있는 도시의 상황은 생각보다 더 끔찍하고 처참하다고 했습니다. 쉴새없이 비행기 소리와 폭격 소리가 들리는 것도 모자라 언제 어디에서 머리 위로 포탄이 떨어질지 모르는 정말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기부할 돈을 모으기 시작하면, (이때 비행기 폭격과 폭음 소리 들림)
남자: 내려가 내려가 내려가, 모두 내려가
여자: 우리 집은 폭격을 맞아서 없어졌어요. (울부짖으면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어요. 저는 그냥 모르겠어요. 여러분, 우리는 이제 아무 것도 없어요.
다른 여자: (얼굴에 피투성이가 되어서) 대박사건…폭격 때 제가 21호 학교에 있었어요. 저 살아 있어요. 다들 힘내고 저보다 운이 좋으면 좋겠어요. 내가 이 영상을 왜 찍느냐면 학교에 애들이 정말 많았는데 살아있는지 모르겠어서요.
해설: 우리는 전쟁의 한 가운데에서 우크라이나의 참상을 기록하고 있는 안드리이 드브착씨와 영상 통화를 통해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기자: 지금은 어디서 머무르세요?
안드리이 드브착/돈바스프론트라이너 사진기자: 저는 지금 크이우 중앙 쪽에 위치한 호텔에 지내고 있습니다. 뜨거운 물도 나오고 아직까지는 전기도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해설: 독립언론사인 돈바스프론트라이너의 기자로 활동 중인 그는 위험을 무릎쓰고 우크라이나의전쟁터를 누비며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기꺼이 우리에게 제공해 주었습니다. 지난 3월 6일 안드리이는 수도 크이우의 북서쪽에 위치해 있는 소도시 이르핀에서 민간인들이 한창 피난을 가고 있는 길을 취재 중이었습니다.
민방위군: 이 사람들은 그냥 여기 밖에 나오는 민간인들도 모두 쏩니다.
기자: 몇 명의 사람들이 쏘는 건가요?
민방위군: 현재 1명이 분명히 있고 다른 사람은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전혀 착하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참 양심도 없는 사람들이에요. 저희도 똑 같이 돌려줄 거예요. 우리는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요. 여기는 우리 땅이에요.
해설: 모두가 발걸음을 재촉하는 가운데 장시간 피난길을 걸어온 노인이 지친 듯 주저앉아 발걸음을 떼지 못합니다.
기자: 무슨 일이 있으셨나요? 두통이요? 어디 아프세요?
노인: 잠시만요, 약을 드리겠습니다.
해설: 민간인들이 모두 대피하지 못한 상황에서 급박한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민방위: 애들과 민간인들은 대피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확~ 하고 화염방사기 같은 발사소리~ 쉬잇~ 포탄 연기 자욱) 거기 있어! (민방위군인 4~5명이 한 방향으로 뛰어간다).
기자: 네,
민방위: (러시아군인의 총을 맞고 도로에 쓸어진 사람을 발견) 빌어먹을! 여기 도와줘! (총소리 들리다)
해설: 분명히 민간인들이 남아 있는 곳에 쏟아진 포격!
안드리이: 쏘고 쏘고 또 쏘고, 러시아가 민간인들을 쏘지 않는다니요. 그들은 충분히 조준 사격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궤도를 조종해서 쏘는 겁니다.
해설: 전쟁 중에 러시아는 민간인을 공격하는 일은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했습니다.
이고르 코나셴코프/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소장): 한 번 더 말씀드립니다. 우크라이나 군사시설만 공격하고 있습니다. 군사시설만 공격합니다.
해설: 하지만 안드리이의 카메라에 담긴 영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러시아의 주장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남자시민: (폭격 당한 아파트 앞에서)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건물, 벽 등이 모두 흔들이고 무너져 내렸습니다.
여자시민: 우리 이제 살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격분해서) 이해 하시나요? 내 남편은 장애가 있어요. 뇌혈증이 있고 손자는 5살인데 어딜 가나요? (러시아가) 민간지역을 공격하지 않았다고요?
해설: 심지어 러시아의 공격은 어린 아이들에게도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에는 피난을 가지 못한 어린 아이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기자: 아이들까지도 공격하고 있나요?
안드리이: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어린 아이들이 지하에 임시로 피해서 지내고 있는데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하지만 제가 봤을 때는 위험해 보였습니다.
엄마: (아기에게) 인사해, 안녕~
해설: 귀여운 미소의 이 아이가 있는 곳은 우크라이나의 수도 크이우市의 한 지하의 건물입니다. 이곳에 모여 있는 수십명의 아기와 엄마들은 대부분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갑자기 전쟁이 발생해 미쳐 대피하지 못한 이들이었습니다.
엄마: 저희가 어떤 상황인지 아시죠? 애들은 관리가 필요한데 이런 상황에 어떤 관리를 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일단 할 수 있는 것만 해요.
해설: 환경이 열악해도 그나마 부모가 있는 아이들은 다행이라고 했습니다. 부모와 함께 피난을 가다가 홀로 발견된 수많은 아이들은 부모나 친지의 생존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무차별 공격과 이로 인해 너무도 바뀌어 버린 일상의 풍경, 하지만 시민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한 안드리이는 절망 속에서도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무너지지 않고 있다고 말합니다.
안드리이: 지금은 (도시 전체가) 하나의 요새 같애요. 검문소든 지하든 자원봉사자들이 아주 많아요. 크이우는 지금 전투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해설: 시민들이 러시아군에 맞서 적극적으로 방어를 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서튼 솜씨로 총을 살피고 있는 이들은 군인이 아닌 일반 시민들입니다. 우크라이나를 지키기 위해 한 치의 망서림도 없이 총을 잡은 시민들은 본업도 버린 채 총쏘는 법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기자: 군 경험이 있습니까?
우크라 군인: 아니요 전혀 없습니다.
기자: 원래 직업이 뭐 였습니까?
우크라 군인: 저는 커피 로스터입니다. 이 땅은 제 집이고 우리 가족들도 살고 그리고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고 싶습니다.
기자: 러시아에 하고 싶은 말이 뭡니까?
우크라 군인: 아시잖아요, 나가라!
기자: 여기 어떻게 왔습니까?
여자군인: 아버지와 애인이 여기 있어서 제가 집에 있을 수 없었습니다.
기자: 가지고 있는 무기가 뭡니까?
우크라이나 군인: 이거요?
기자: 아니 저거요, 아니요, 뒤쪽에 있는 거요, 이것은 이름이 뭡니까?
우크라 군인: MK1 로켓 발사기입니다.
기자: 원래 직업은 뭡니까?
우크라 군인: 디자이너입니다.
일동: 맙소사…
해설: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엔 연령과 성별, 직업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두려움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그 손에서 총을 내려놓지 않는 여성,
여자자원군인: 이틀 전부터 배우기 시작했어요.
기자: 무서우세요?
여자자원군인: 그럼요
기자: 푸틴에게 한 마디 한다면?
여자들: 그 사람 너무 싫어요.
해설: 누군가는 총을 손에 쥐고 사격술을 배우고 누군가는 와인병과 옷가지들로 화염병을 만듭니다.
훈련병: 던져! 빨리 던져!
해설: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맨 손으로 러시아군에 맞서기도 했습니다.
러시아 군인: 누구한테 말하는 거예요?
우크라 여자시민: 당신!
해설: 꺾일 줄 모르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저항의자에 러시아 군인들도 적지 않게 당황한 듯 보입니다.
우크라 시민: 왜 얼굴을 가리고 와? 마스크 벗어
러시아 군인: 안녕하세요 여권 보여 주세요.
우크라 시민: 내가 테러리스트에게 내 여권을 왜 보여줘요?
러시아 군인: 조용히 해 주세요 제발
우크라 시민: 여기 와서 제 부모님, 제 아이들을 왜 죽이려고 해요? 당신 뭐야 도대체!?
러시아 군인: 손도 대지 않을 거예요. 죽이려고 오는 게 아니에요.
우크라 시민: 여기 와서 총을 들고 내 차를 가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뭐예요? 내 나라에서!
러시아 군인: 아줌마를 위해서 총을 준비한 게 아니에요.
우크라 시민: 그럼 왜 왔어요? 왜, 여보세요! 여긴 제 고향이에요. 제 고향이라고요. 이해가 안 가요?
해설: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러시아를 향해 보이는 이 같은 행동들은 우크라이나인이라면 누구든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라고 했습니다.
줄리아/국내거주 우크라이나인/회사원: 지금 사람들이 다 싸우고 있어요. 자기 몸으로 이렇게 탱크 오고 있는데 멈추게 해요 사람들이 러시아처럼 살고 싶지 않아서 우리는 2014년에 시위해서 정치 바꿨어요. 그때부터 자유로워지고 나라가 업그레이드 많이 됐는데 개발 시작하고 그래서 우리는 러시아처럼 푸틴처럼 살고싶지 않아요. 우크라이나란 나라 되게 다르다. 러시아 아닙니다.
블라디므르/국내거주 우크라이나인/회사원: 푸틴은 우크라이나인들이 꽃을 들고 환영해줄 줄 알았어요. 우크라이나인들은 푸틴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유럽인 이에요.
제성훈 교수/한국외대 노어과: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러시아에 대한 반감을 아주 강하게 갖게 된 것은 2013년 말부터 시작된 우크라이나 위기 때라고 봐요. 내전이 벌어졌고 또 크름반도가 병합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크름반도를 러시아가 강제로 뺏어간 것이고요. 우크라이나 내부의 혼란 그리고 이제 분열을 일으킨 것이죠. 이런 것 때문에 우크라이나 민족주의도 고양이 되고요. 그리고 러시아에 대한 반감도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해설: 2014년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병합된 이후 우크라이나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는 지난 8년간 러시아군의 지원을 받는 親러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 사이에 내전이 계속되어 왔습니다. 그 과정을 거치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러시아에 더욱 반감을 가질 수 밖에 없었고 나토가입을 추진하며 서방 세계에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해 왔던 겁니다. 러시아군을 주춤하게 만든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용기와 희생은 이번 러시아 침공에 맞서 우크라이나를 지키는 최고의 무기였습니다. 폴란드 기차에서 제작진과 만났던 드미트리씨, 그는 오는 20일 무기를 지급받고 전선에 나설 것이라며 제작진에게 연락을 해왔습니다.
드미트리/트럭운전기사: 오늘은 징집소집 통지서를 받아 20일에 입대하게 되었습니다. 여기는 내 나라고, 여기에 내 친구들이 있고 내 지인들이 있고 그래서 이곳에서 앞으로 일어나는 일들이 두렵지 않습니다.
해설: 앞서 보셨듯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저항의자가 이번 전쟁의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합니다. 전쟁을 시작한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군도 이런 상황을 예상치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안타까운 건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민간인 사상자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얼마 전에 세계 언론에 보도된 우크라이나 시민의 안타까운 사진입니다. 사진의 주인공은 지난 달 말 우크라이나의 동부 지역인 쉬브의 한 아파트에서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인해 깨진 유리 파편에 얼굴을 다친 겁니다. 이 사진을 통해 세계 각국의 언론은 러시아군의 민간인 공격에 대한 비판기사를 쏟아 냈습니다. 그러자 親푸틴 성향의 SNS 채널에서는 사진 속의 여성이 우크라이나의 관계자요 얼굴의 피는 포도주처럼 보인다는 주장이 올라왔습니다. 여전히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부인하면서 이런 황당한 주장으로 진실을 덮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러시아, 전문가들은 이런 장면이 러시아가 이번 전쟁에서 고전하게 된 또 다른 이유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장면이라고 보고 지적을 합니다. 세계 군사력 2위로 평가 받는 러시아가 미쳐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전쟁의 변수, 과연 러시아가 간과한 그 변수는 무엇이었을까요.
우크라 군인들: 준비 됐다, 발사! (급히 이동) 빨리 빨리 빨리 빨리! 서둘러 다시 쏴! (뛰어감) 발사!
해설: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의 전투를 어떻게 분석하고 있을까.
나종남 교수/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을 쫓아가서 격파하는 게 아니라 러시아군이 있는 곳에 우크라이나군이 가서 진격을 저지하는 양상입니다. 공자가 방자를 쫓아가는 게 아니라 방자가 공격을 막기 위해서 지금 급편 방어진지를 편성하고 있는 것이죠.
두진호: 자기들의 지형지물을 잘 이용을 해서 방자의 이점을 충분히 누리면서 이제 방어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가 있겠고~
해설: 러시아군이 생각보다 고전하고 있는 원인 중 첫번째 이유는 지형지물을 잘 활용한 우크라이나군의 전술 때문이라는 설명~ 눈에 띄는 무기도 있다고 합니다.
나종남: 들어온 뉴스들을 보면 신형 무기들이 아주 효과적이다 라는 뉴스를 많이 접하게 되지 않습니까. 아주 설득력이 있고 사실일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이 됩니다.
해설: 막강한 러시아의 군사력에 맞서 우크라이나가 활용하고 있는 터키제 드론 바이락타르 TB2는 러시아 탱크와 지대공 방어무기 체계를 파괴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재천 교수/서강대 국제대학원: 푸틴이 오판한 것 중의 하나가 우크라이나 군대가 굉장히 약할 것이라고 과소평가를 한 것인데 2014년의 우크라이나 군대가 아니에요. 훨씬 더 강해졌습니다.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이후에는 나토가 우크라이나 군대를 열심히 훈련을 시켜줍니다. 그리고 무기지원을 많이 해주고요. 그러니까 군사적으로 지원을 많이 해준 것이죠.
해설: 반면 이번 전쟁에서 다소 예상 외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러시안군, 현재 SNS에는 기름이 없어 버려진 것으로 보이는 러시아 탱크와 군용차량의 영상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우크라 시민: (러시아 군인에게) 고장 났어?
러시아군: 기름 떨어졌어.
우크라 시민: 내가 러시아로 다시 견인해줄까?
해설: 또한 전투에 배치된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지역 마트에서 먹을 것을 훔치고 있는 모습도 목격되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에게 보급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우크라 군인: (러시아 보급품을 보며) 여기 봐봐, 유통기한이 2015년에 끝났어 15년이야
해설: 러시아 군인들이 버리고 간 차량에서 발견한 식량은 이미 7년전 유통기한이 지난 것이었습니다.
우평균 선임연구원/한국학 중앙연구원 백과사전 편찬실: 제한된 군수장비와 보급품을 지급하고 수도를 장악하는 그런 무리한 명령을 내렸고 군인들도 자기가 어디에 가서 누구와 싸우는 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가라니까 그냥 가는 군대가 목숨을 걸고 비록 맨 몸이지만 싸우기를 원하는 우크라이나 사람들과 대적하기가 어려운 거죠.
해설: 실제로 이번 전쟁에서 붙잡힌 러시아 군인 중 일부는 자신들이 전쟁에 나오는 것인 줄도 몰랐다 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러시아군 포로: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를 탐사하고 있었습니다.
우크라 군인: 아니 들어 봐 넌 지금 우크라이나 침공해서 전투 중이었고 그걸 말하라고
러시아군 포로: 아니에요 국경 지역을 수비하는 게 임무라고 했는데 침략 맞는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우크라 군인: 여기서 뭐 하고 있어요?
러시아군 포로: 훈련하러 온 줄 알았어요.
해설: 포로들의 입을 통해 전 세계인들이 직접 들은 러시아군의 내부 상황, 전문가들은 이 같은 영상이 인터넷에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자체가 무척 특이한 일이며 전쟁의 양상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우평균: 결국 시민들을 결속시키는 가장 큰 수단이 무선통신이거든요. SNS를 통해서 정보를 올리고 정보를 공유하고 전 세계에 우크라이나 사정을 알리고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큰 효과를 지금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상당히 새로운 면모를 드러냈다는 거죠.
해설: 우크라이나 시민들에게는 전쟁의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SNS, 그 뒤엔 보이지 않는 이들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현재 제작진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알리고자 애쓰고 있다는 자원봉사자들을 우크라이나 르비우의 한 대학에서 만난 적이 있습니다.
여자자원봉사자/르비우의 한 대학 정보전쟁팀: 우리는 가짜 뉴스를 체크하고 사진과 영상을 통해서 전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남자자원봉사자: 21세기의 전쟁은 정보전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더욱 많은 사람들이 진실을 알게 될수록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수 있을 거예요.
해설: 전쟁의 참상이 왜곡되지 않도록 오늘도 끊임 없이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는 그들, 우크라이나의 수도 크이우에서 지내고 있는 회사원 케이트도 자신의 하루 하루를 매일 남겨두고 있습니다.
케이트/우크라이나 크이우시민: 우크라이나 군사시설 위치가 노출되는 순간 그 군사시설은 러시아군의 목표가 되는 거예요. 사람들도 점점 정신이 나가는 것 같아요. 저도 오랜 만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네요.
해설: 전쟁이 바꾸어 놓은 자신의 일상을 꼭 기록해 두고 싶다는 케이트~
케이트: 전쟁 전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 상황이 이렇게 무서울 줄 몰랐어요. 전쟁 전에는 아침 마다 조깅하고 맛 있는 아침을 먹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아침마다 일어나서 제가 이직도 살아 있는 것에 감사해요. 일어나자 마자 우리 식구와 전화해서 모두가 살아있는지 확인해요.
해설: 매일 아침 조깅을 하던 거리에는 사람들의 웃음 소리 대신 전투기 소리가 가득 채워졌고 아침 거리를 사던 마트에는 이제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지만~
케이트: 오늘 마트에 갔다 왔어요. 마트는 거의 아무 것도 남지 않았어요. 채소도 과일도 없어요. 심지어 주스도 없었어요. 유제품은 더 말할 것도 없어요. 빵은 있긴 있는데 일인당 한 개씩만 팔게 되어 있어요.
해설: 케이트는 언젠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굳게 믿으며 지금 보고 듣는 것을 잊지않겠다고 다짐한다고 합니다. 그 위에 살고 있는 대학교 강사 안나 역시, 전쟁의 모든 모습을 기록하고 공유하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안나/우크라이나 크이우시민/한국어 강사: 안녕하세요? 오늘은 전쟁 9일째 되는 날이에요. 먹을 거 좀 사러 나왔어요. 미야, 인사해줘
미야: 다들 안녕
안나: 방공경보예요. 먹을 것도 좀 사고 우크라이나 방위군 주려고 과자도 샀어요. (갑자기 요란한 사이렌 소리 들림)
해설: 이렇게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공유하고 있는 전쟁의 현실은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하나로 단합시키며 역사에 기록되고 있습니다. 7420 킬로미터 떨어진 한국에도 우크라이나의 소식은 전해졌습니다. 주한우크라이나 대사관 (서울 이태원)앞에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응원하는 한국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 둘 모이고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얘기를 듣고 남의 일 같지 않았다는 김명순 할머니~
김명순: 저는 한국전쟁 때 태어났어요. 너무 끔찍해 가슴 아파
해설: SNS에 올라온 영상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더 생생하게 알게 되었다는 서주이씨는 마음이 아파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기자: 이게 다 뭐예요? 가지고 오신게
서주이/우크라이나 기부자: 어저께 밤에 SNS를 보니까 지원받는 게 있더라고요. 동참 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그분들한테는 물이라는 게 되게 절실한 거잖아요. 꼭 우크라이나 군인한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난민한테 도움이 되면 좋겠다 관계된 모든 분들 아무나 잘 쓰셨으면 좋겠어요.
해설: 우크라이나를 향한 국제공조 역시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 이번 전쟁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기구방법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글로벌 공유숙박 서비스로 우크라이나에 있는 숙소를 결제해 곤경에 빠진 우크라이나 시민들에게 기부를 하는가 하면 우크라이나를 위한 암호화폐 기부금은 약 760억원이 넘게 모인 걸로 추산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전쟁으로 인터넷이 불안정한 우크라이나를 위해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런 머스크는 위성 인터넷을 지원해 주기도 했습니다. Starlink service is now active in Ukraine. More terminals en route (스타링크 서비스는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작동하고 있다. 더 많은 서비스가 지원될 것), 가장 의외의 단체 행동은 러시아를 향한 국제 해커들의 해킹이었습니다. 국제해커집단인 어내니머스를 비롯해 The Ananymous collective is officially in cyber war against the Russian government (어나니머스 집단은 러시아 정부에 대항해 공식적으로 사이버 전쟁을 벌이고 있다), 다양한 해커들이 러시아에 사이버 전쟁을 선포했고 실제로 러시아 국방부 웹사이트를 마비시켰으며 러시아 국영 티브이 채널을 해킹해 시민들에게 알리기도 했습니다.
러시아에 실제 방송된 영상: 여기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쌀티브카입니다. 지금은 2월 28일 오전 11시 42분입니다. 이런 폭탄이 러시아의 “평화”로운 세상입니까? 모든 채널에 이것만 나오네
해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에서 고립되고 있는 러시아와 수세에 몰린 듯 보이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푸틴 대통령이 온전히 감당해야 할 그의 전쟁은 오히려 지금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나르쉬킨 세르게이/러시아 해외정보국장: 최악의 경우에는 우리가 오늘 논의하는 사안에 관해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최악의 경우라니, 무슨 소리냐? 지금 협상이라도 시작하자는 건가?
나르쉬킨: 아니오, 저…저는…
푸틴: 아니면, 독립을 인정하자고?
나르쉬킨: ~~
푸틴: 말해, 말해! 분명하게 말하라고!
나르쉬킨: 독립을 승인하는 제안을 지지하겠습니다.
푸틴: ‘지지하겠습니다’야, ‘지지하고 있습니다’야? 똑바로 말해, 세르게이!
나르쉬킨: 지지하고 있습니다.
해설: 방금 보신 영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3일전인 2월 20일, 러시아의 크레믈린 궁에서 열린 국가안보위원회에서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나르쉬킨 해외정보국장이 나눈 대화입니다. 그리고 이 사진은 지난 2월 7일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과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4미터 짜리 긴 테이블을 두고 정상회담을 할 때의 모습입니다. 이 두 자리를 보시면서 여러분은 어떤 인상을 받으셨나요?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절대적이고 강력한 권력자의 모습을 강조하며 권위주의적인 통치를 하고 있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그의 이런 모습은 주권을 가진 한 나라를 전면전으로 침공한 이번 전쟁에서는 아주 잘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누구도 맞설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앞에 예상치 못한 새로운 적수가 등장했습니다. (기관총을 발사하는 푸틴 동영상) (웃통 벗고 말달리는 푸틴/겨울에 러시아 정교회 세례시 물속으로 머리를 담그는 푸틴 동영상) (소련 옐친 대통령과 악수하는 푸틴), 1999년부터 장장 22년간 사실상 러시아를 지배해온 푸틴 대통령, 그는 그동안 철권통치를 이어오며 국민들에게 자신의 강력한 리더쉽을 강조해온 동시에 구소련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야망을 보여 왔습니다.
제성훈: 자신이 소련 해체가 20세기 최대의 지정학적 재난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푸틴 대통령은 강대국 러시아에 대한 향수를 그 동안 자주 말해 왔고 탈소비에트 지역 통합이라고 쓰지만 결국 그 내용은 강대국 러시아의 부활인 거죠. 영토, 인구, 경제력, 군사력 그리고 정체성 이 모든 면에서 강대국의 지위를 복원하겠다. 이게 자기의 필생의 과업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해설: 이번 우크라이나의 침공 역시 그런 푸틴의 야망을 아주 잘 보여주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김재천: 푸틴이라는 사람이 굉장히 냉정하게 계산을 잘 하는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자신의 행동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에 대해서 계산이 잘 서는 사람이거든요.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어떤 그런 군사행동을 벌입니다.
해설: 이번 침공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들 사이에서 체스 개임에 비유하면 여섯 수를 미리 읽으며 상대의 허를 찌르는 선수처럼 영리한 지도자로 묘사되곤 했습니다. 그런데~
김재천: 2008년 조지아의 경우, 2014년 크림반도 병합 같은 경우에도 크림반도의 러시아계를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개입을 했고 속전속결로 이제 전쟁을 끝내 버리는데 (이번엔) 정말 대대적인 침공을 벌였잖아요. 그런 노림수에 있어서는 푸틴 답지 않게 이번에는 오판한 것이고 판단력이 많이 흐려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해설: 지금껏 보여온 푸틴 대통령의 철두철미한 행보와 달리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은 너무 단순하고 안일하게 밀어부친 작전이었다는 겁니다. 푸틴 대통령의 무리한 선택을 두고 일각에서는 그가 치매로 인한 뇌질환이나 파킨슨병이 있는 것은 아니냐 하는 건강 이상설까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김재천: 푸틴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고강도의 제재가 들어가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경제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 되었고 국제적으로 점점 더 고립되는 상황을 맞이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아마 푸틴도 상당히 많은 압력을 받을 것이다. 푸틴이 여태까지 일생일대 최고의 정치적인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예측에는 거의 모두 다 지금 동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해설: 우크라이나 침공의 결말이 푸틴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전쟁에서 푸틴과는 반대의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이번 전쟁애서 푸틴의 예상치 못한 적수로 등장한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입니다. 드라마 <국민의 종>장면 중(2018년),
젤렌스키(바실리役): 안녕하세요.
신사役: 바실리 페트로비치 홀로보로티코 님인가요?
젤렌스키: 맞는데요
신사役: 좋은 아침입니다. 대통령 각하
해설: 평범한 교사가 정치에 뛰어들어 대통령이 된다는 내용의 우크라이나 드라마, 국민의 종에 출연해 국민적인 인기를 얻은 젤렌스키, 드라마가 끝난 후 혹시 진짜로 대통령이 될 마음은 없냐는 사람들의 질문에 그는 아니라며 부인했지만 2018년 국민의 종에 출연했던 출연진들이 국민의 종이라는 정당을 창당하면서 젤렌스키는 대권주자로 나서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2019년 그는 우크라이나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으로 당선됐습니다.
볼로드므르 젤렌스키/당시 42세 우크라이나 대통령 취임사: 나는 평생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해 왔습니다. 그것이 저의 사명이었습니다. 이제 저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앞으로 5년 동안 최소한 울지 않도록 모든 것을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해설: 코미디언에서 하루 아침에 대통령이 된 그의 얘기는 젤렌스키 본인이 출연했던 드라마 보다 더 극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선 초기 정치경험이 전무했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부 요직에 자신의 지인들을 앉히면서 전직 대통령들과 별반 다를게 없다는 비난을 받았고 국내에서 자질을 의심 받으며 지지율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일각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떠났다는 망명설까지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젤렌스키: 우리 모두는 여기에 있고 우리 군대는 여기에 있고 우리 시민들도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의 독립, 우리의 나라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모두 여기에 있고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입니다. 군대에게 영광을! 우크라이나에게 영광을! 우크라이나에게 영광을!
해설: 셀프로 촬영한 영상을 자신의 SNS에 올려 자신이 우크라이나를 떠나지 않았음을 알린 젤렌스키 대통령, 그 후에도 그는 우크라이나 곳곳을 다니면서 촬영한 영상을 많은 SNS에 남겼고 국민들이 불안해 하지 않도록 다독이며 전쟁 상황을 상세히 전달했습니다.
젤렌스키: 국민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금 인터넷에는 제가 군대에 무기를 버리라고 하고 대피가 진행 중이라는 많은 가짜 정보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실은, 저는 여기 크이우에 있으며 우리는 어떤 무기도 내려놓지 않을 것입니다.
해설: SNS로 국민들을 하나로 모우는 동시에 외신 기자와의 인터뷰와 SNS 영상 등을 통해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하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
김영준 교수/국방대 군사전략학과: 예상외로 주목 받고 있는 리더쉽이죠. 우크라이나여 뭉치자 해서 외국 사람들 의용대까지 모집할 정도로~
해설: 전쟁의 위험 속에서 도망치지 않고 국민을 지키며 담대하게 싸우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리더쉽은 우크라이나는 물론 전 세계에서도 재평가되고 사람들은 그를 전쟁 영웅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티나이/유학생: 우크라이나 사람들도 젤렌스키 대통령을 뽑았을 때는 잘 안 믿었어요. 그때는 왜냐면 그분 전에 대부분 대통령이 잘 안돼 가지고 좀 믿음이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진짜 너무 잘 하시네요. 지금은 제 생각에 대부분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다 믿어요. 지금은 진짜 거의 다 믿어요.
체젤니즈카 안나/대학원생: 계속 자기 국민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계속하고 있고 그리고 계속 움직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저는 대단하다고 봐요. 지금 대처하고 있는 것 자체가 많이 존경스러워요.
해설: 전쟁을 사이에 두고 완전히 엇갈린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펑가~
김영준: 젤렌스키 대통령이 현재까지 SNS를 통해서 국민과 함께 하는 SNS 시대의 리더쉽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게 푸틴 대통령이 보여주는 방식하고 좀 너무 다르기는 해요. 과연 지금의 지구촌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이 강력한 지도자냐 아니면 나와 함께할 수 있는 공감과 소통의 지도자냐 공감과 소통의 지도자를 원하는 걸로 지금 보입니다.
해설: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수단을 이용해 권위주의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 그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 내에서 반전시위가 일어나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반전시위를 한 시민들을 구금시켰습니다. (수많은 시위진압 경찰들이 시위 시민들을 곤봉으로 무자비하게 구타하며 연행해 감), 그리고 러시아 내에서 전쟁보도를 듣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bbc와 같은 국제뉴스 방송을 차단하는가 하면 SNS도 차단하기 시작했습니다. 러시아 국민들의 입을 닫고 눈과 귀를 닫기 위해 자국에서도 보이지 않는 전쟁을 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 반면 국민들과 모든 정보를 공유하며 전쟁의 현장에서 함께 하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 우크라이나가 군사강국 러시아에게 굴복하지 않고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이유는 국민들로부터 대통령까지 모두 단합된 마음으로 우크라이나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벌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도 한 달 가까운 시간이 되어 갑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는 몇 차례 회담이 진행이 됐지만 여전히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기자: 전쟁 후에 삶이 어떻게 변했나요?
우크라 여자시민: 180도로 많이 변했습니다. 사람들이 집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우리 부모님의 안전도 항상 걱정하고 있습니다.
우크라 남자시민: 저는 전혀 전쟁이 일어날 줄 몰랐어요. 미국과 영국은 푸틴의 전쟁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었죠. 그러나 우리는 전쟁이 2022년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끝까지 믿지 않았습니다.
해설: 계속되는 전쟁의 날들, (이동중인 군인들, 도로에서 폭발음 연기 발생),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그토록 그리워 하고 있는 평범한 일상, (고속도로 상에서 군용차량 화재 검은 연기), 온전한 평화는 언제쯤 어떻게 돌아올 수 있을까, (세계 각국에서 푸틴반대 전쟁반대 시위 동영상 다수, 서울 주한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푸틴제재 전쟁중단 시위),
해설: 우크라이나의 국화는 해바라기입니다. 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이 해바라기와 우크라이나의 국기로 물결치고 있습니다. 모두가 우크라이나의 비극을 위로하며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응원하고 있는 겁니다. 탈냉전 후 30년이 지나면서 우리는 이제 전쟁으로 부터 안전하다고 믿어왔고 전세계가 합심해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화와 타협이 가능하다고 생각을 하여 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2월 24일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번 사태는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긴 동시에 전쟁의 문턱이 언제라도 다시 낮아질 수 있음을 실감케 했습니다. 많은 우리 국민들이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남의 일처럼 여기지 않는 것은 우리도 끔찍한 동족상잔의 전쟁을 겪었고 지금도 여전히 서로를 겨누고 있는 분단국가라는 사실일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실시간으로 전해지고 있는 전쟁의 참혹한 실상은 더 더욱 우리 일상에 소중함과 평화의 중요성을 느끼게 합니다. 무엇이 전쟁을 멈추게 할 수 있는가 무엇이 평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가 이 어렵고 묵직한 질문에 정답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보내온 소식들을 보면서 적어도 한 가지를 확신하게 됩니다. 전쟁을 시작하는 것은 어리석은 권력자이지만, 그 전쟁을 끝내는 것은 평화를 사랑하는 시민들일 것이며 그것이 수많은 전쟁을 겪으면서 우리 인류가 함께 만들어온 지혜라는 것을 말입니다. 존 에프 케네디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인류가 전쟁을 끝내지 않으면 전쟁이 인류를 끝낼 것이다. 끝. (SBS 그것이 알고 싶다, 1298회 어떤 전쟁의 시작-승자는 누구인가에서 정리).
① 지난 2월 24일 새벽, 러시아(푸틴)가 우크라이나(젤렌스키)를 침공하였다. 인터넷에서 우크라이나를 찾아보니 영토는 한반도의 3배 정도에 인구는 4100만이 넘는다. 수도는 키이우 (러시아말로 키예프) 라고 한다. 군사 전문가들은 세계 군사강국 2위의 러시아가 세계군사 22위의 우크라이나를 2~3일 내에 점령할 것으로 예상 하였다.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에 비교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러시아의 공격은 오늘 2022년 5월 2일에도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②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내건 명분은 크게 두가지였다. 우크라이나 동쪽에 있는 도네츠크 지역의 러시아 주민들을 보호하겠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막겠다. 푸틴이 내린 명분이 무엇이건 수많은 생명을 담보로 하는 전쟁은 결코 정당화 될 수가 없다. 평화를 바라던 많은 이들의 염원을 뒤로 하고 전쟁을 선택한 푸틴이다. 알려진 전투 병력이 80만 명, 압도적인 공군력과 수천개의 핵탄두까지 보유하고 있는 세계 2위의 군사대국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많은 이들은 우크라이나의 처지를 안타까워하면서도 러시아의 손쉬운 승리를 예상했다. 그런데, 전쟁이 발발한 지 9주가 지난 지금
③ 우크라이나는 決死抗戰의 자세로 러시아를 막아내며 전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지금 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러시아 군대에 맞서 어떻게 저항하고 있는 걸까. 전쟁의 한 가운데서 전쟁을 견디며 전쟁을 기록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공포가 생생한 상황임에도 우크라이나의 참혹한 현실과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시민들의 의지가 강렬하였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의 소용돌이를 헤쳐나가고 있는 우크라이나 시민들, 그들이 보내온 많은 얘기들이 있다. 계속되는 전쟁의 날들, 날이 밝자 폴란드의 프셰미실 기차역에는 우크라이나를 빠져 나오는 피난민들을 태운 기차가 연이어 도착한다. 그런데 반대편 승강장에도 사람들이 서 있었다. 그들은 오히려 우크라이나로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행 기차를 타려는 걸까.
④ 우크라이나에 있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전쟁터로 향하는 사람들~ 그들에게선 전쟁에 대한 두려움을 찾을 수 없다. 르비우의 한 대학교, 위치와 이름도 밝히지 마라 달라는 이곳에서 대학생과 자원봉사자들은 방위군을 돕기 위한 준비에 열중하고 있다. 도시 곳곳에서 받은 물품을 여기서 모아서 전방으로 급한 곳으로 보내고 있다. 군복과 보호대 세트, 그리고 의료품과 건전지 등 지역 방위군에게 꼭 필요한 군수품들로 구성된 상자들은 러시아군의 공격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지역인 크이우와 마리우폴 그리고 하르키우로 보내지고 있다. 모두가 힘을 모아 전방의 군인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공격을 직접 받고 있는 도시의 상황은 생각보다 더 끔찍하고 처참하다고 했다. 쉴새없이 비행기 소리와 폭격 소리가 들리는 것도 모자라 언제 어디에서 머리 위로 포탄이 떨어질지 모르는 정말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⑤ 시민들이 러시아군에 맞서 적극적으로 방어를 하기 시작했다. 서튼 솜씨로 총을 살피고 있는 이들은 군인이 아닌 일반 시민들이다. 우크라이나를 지키기 위해 한 치의 망서림도 없이 총을 잡은 시민들은 본업도 버린 채 총쏘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엔 연령과 성별, 직업도 중요하지 않았다. 두려움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그 손에서 총을 내려놓지 않는 여성, 지금 사람들이 다 싸우고 있다. 자기 몸으로 탱크 오는데 멈추게 한다. 러시아처럼 살고 싶지 않아서 우리는 2014년에 시위해서 정치 바꿨다. 그때부터 자유로워지고 나라가 업그레이드 많이 됐다. 개발 시작하고 러시아처럼 푸틴처럼 살고싶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란 나라 되게 다르다. 러시아 아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인들이 꽃을 들고 환영해줄 줄 알았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인들은 푸틴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유럽인이다.
⑥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러시아에 대한 반감을 아주 강하게 갖게 된 것은 2013년 말부터 시작된 우크라이나 위기 때였다. 내전이 벌어졌고 크림반도가 병합됐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러시아가 강제로 크림반도를 뺏어갔다. 우크라이나 내부의 혼란 분열을 푸틴이 일으켰다. 이런 것 때문에 우크라이나 민족주의가 고양됐고 러시아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 2014년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병합된 이후 우크라이나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는 지난 8년간 러시아군의 지원을 받는 친러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 사이에 내전이 계속되어 왔다. 그 과정을 거치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러시아에 더욱 반감을 가질 수 밖에 없었고 나토가입을 추진하며 서방 세계에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해 왔다.
⑦ 러시아군을 주춤하게 만든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용기와 희생은 이번 러시아 침공에 맞서 우크라이나를 지키는 최고의 무기였다.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저항의자가 이번 전쟁의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전쟁을 시작한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군도 이런 상황을 예상치 못했다. 안타까운 건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민간인 사상자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에 세계 언론에 보도된 우크라이나 시민의 안타까운 사진이다. 사진의 주인공은 지난 달 말 우크라이나의 동부 지역인 쉬브의 한 아파트에서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인해 깨진 유리 파편에 얼굴을 다친 거다. 이 사진을 통해 세계 각국의 언론은 러시아군의 민간인 공격에 대한 비판기사를 쏟아 냈다. 그러자 친푸틴 성향의 SNS 채널에서는 사진 속의 여성이 우크라이나의 관계자요 얼굴의 피는 포도주처럼 보인다는 주장이 올라왔다.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부인하면서 이런 황당한 주장으로 진실을 덮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러시아, 전문가들은 이런 장면이 러시아가 이번 전쟁에서 고전하게 된 또 다른 이유다 라고 지적을 한다. 러시아가 미쳐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전쟁의 변수,
⑧ 러시아군이 생각보다 고전하고 있는 원인 중 첫번째 이유는 지형지물을 잘 활용한 우크라이나군의 전술 때문이다. 막강한 러시아의 군사력에 맞서 우크라이나가 활용하고 있는 터키제 드론 바이락타르 TB2는 러시아 탱크와 지대공 방어무기 체계를 파괴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푸틴이 오판한 것 중의 하나가 우크라이나 군대가 굉장히 약할 것이라고 과소평가한 것이다. 2014년의 우크라이나 군대가 아니다. 훨씬 더 강해졌다.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이후에는 나토가 우크라이나 군대를 열심히 훈련을 시켜주었다. 무기지원과 군사적으로 지원을 많이 해주었다. 반면 러시아군은 이번 전쟁에서 예상 외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SNS에는 기름이 없어 버려진 것으로 보이는 러시아 탱크와 군용차량의 영상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전투에 배치된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지역 마트에서 먹을 것을 훔치고 있는 모습도 목격되고 있다. 러시아군에게 보급문제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러시아 군인들이 버리고 간 차량에서 발견한 식량은 이미 7년전 유통기한이 지난 것이었다.
⑨ 제한된 군수장비와 보급품을 지급하고 수도를 장악하라는 무리한 명령을 내렸고 군인들도 자기가 어디에 가서 누구와 싸우는 지도 모르는 상태다. 가라니까 그냥 가는 군대가 목숨을 걸고 맨 몸이지만 싸우기를 원하는 우크라이나 사람들과 대적하기가 어려운 거다. 실제로 이번 전쟁에서 붙잡힌 러시아 군인 중 일부는 자신들이 전쟁에 나오는 것인 줄도 몰랐다. 포로들의 입을 통해 전 세계인들이 직접 들은 러시아군의 내부 상황, 전문가들은 이 같은 영상이 인터넷에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자체가 무척 특이한 일이다. 결국 시민들을 결속시키는 가장 큰 수단이 무선통신이다. SNS를 통해서 정보를 올리고 정보를 공유하고 전 세계에 우크라이나 사정을 알리고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효과를 지금 발휘하고 있다.
⑩ 우크라이나 전쟁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알리고자 애쓰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이 우크라이나에는 많이 있다. 이들은 전쟁의 참상이 왜곡되지 않도록 오늘도 끊임 없이 기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공유하고 있는 전쟁의 현실은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하나로 단합시키며 역사에 기록되고 있다. 7420 킬로미터 떨어진 한국에도 우크라이나의 소식은 전해졌다. 주한우크라이나 대사관 (서울 이태원) 앞에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응원하는 한국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 둘 모이고 있었다. 우크라이나를 향한 국제공조 역시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그 중에 이번 전쟁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기구방법들도 눈에 띄었다. 글로벌 공유숙박 서비스로 우크라이나에 있는 숙소를 결제해 곤경에 빠진 우크라이나 시민들에게 기부를 하는가 하면 우크라이나를 위한 암호화폐 기부금은 약 760억원이 넘게 모인 걸로 추산됐다.
⑪ 전쟁으로 인터넷이 불안정한 우크라이나를 위해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런 머스크는 위성 인터넷을 지원했다. Starlink service is now active in Ukraine. More terminals en route (스타링크 서비스는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작동하고 있다. 더 많은 서비스가 지원될 것), 가장 의외의 단체 행동은 러시아를 향한 국제 해커들의 해킹이었다. 국제해커집단인 어내니머스를 비롯해 The Ananymous collective is officially in cyber war against the Russian government (어나니머스 집단은 러시아 정부에 대항해 공식적으로 사이버 전쟁을 벌이고 있다), 다양한 해커들이 러시아에 사이버 전쟁을 선포했고 실제로 러시아 국방부 웹사이트를 마비시켰으며 러시아 국영 티브이 채널을 해킹해 시민들에게 알리기도 했다.
⑫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에서 고립되고 있는 러시아와 수세에 몰린 러시아의 푸틴, 푸틴 이 온전히 감당해야 할 그의 전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3일전인 2월 20일, 러시아의 크레믈린 궁에서 열린 국가안보위원회에서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나르쉬킨 해외정보국장이 대화를 나눴다. 지난 2월 7일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과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4미터 짜리 긴 테이블을 두고 정상회담을 하였다.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절대적이고 강력한 권력자의 모습을 강조하며 권위주의적인 통치를 하고 있는 러시아의 푸틴, 그의 이런 모습은 주권을 가진 한 나라를 전면전으로 침공한 전쟁에서 아주 잘 드러났다. 그런데 누구도 맞설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러시아의 푸틴 앞에 예상치 못한 새로운 적수가 등장했다. 1999년부터 장장 22년간 사실상 러시아를 지배해온 푸틴, 그는 그동안 철권통치를 이어오며 국민들에게 자신의 강력한 리더쉽을 강조해온 동시에 구소련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야망을 보여 왔다. 영토, 인구, 경제력, 군사력 그리고 정체성 이 모든 면에서 강대국의 지위를 복원하겠다. 이게 푸틴의 필생의 과업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⑬ 이번 우크라이나의 침공은 그런 푸틴의 야망을 아주 잘 보여주었다. 이번 침공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푸틴은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들 사이에서 체스 개임에 비유하면 여섯 수를 미리 읽으며 상대의 허를 찌르는 선수처럼 영리한 지도자로 묘사되곤 했다. 그런데~ 2008년 조지아의 경우, 2014년 크림반도 병합 같은 경우에 크림반도의 러시아계를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개입을 했고 속전속결로 전쟁을 끝내 버리는데 (이번엔) 정말 대대적인 침공을 벌였다. 그런 노림수에 있어서는 푸틴 답지 않게 이번에는 오판한 것이고 판단력이 많이 흐려졌다는 분석이다. 지금껏 보여온 푸틴의 철두철미한 행보와 달리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은 너무 단순하고 안일하게 밀어부친 작전이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푸틴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고강도의 제재가 들어가고 있다. 러시아는 경제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 되었고 국제적으로 점점 더 고립되는 상황을 맞이할 수 밖에 없다. 아마 푸틴도 상당히 많은 압력을 받을 것이다. 푸틴이 여태까지 일생일대 최고의 정치적인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⑭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푸틴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말이 있다. 반면 이번 전쟁에서 푸틴과는 반대의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이번 전쟁애서 푸틴의 예상치 못한 적수로 등장한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이다. 평범한 교사가 정치에 뛰어들어 대통령이 된다는 내용의 우크라이나 드라마, 국민의 종에 출연해 국민적인 인기를 얻은 젤렌스키, 드라마가 끝난 후 혹시 진짜로 대통령이 될 마음은 없냐는 사람들의 질문에 그는 아니라며 부인했지만 2018년 국민의 종에 출연했던 출연진들이 국민의 종이라는 정당을 창당하면서 젤렌스키는 대권주자로 나섰다. 그리고 마침내 2019년 그는 우크라이나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코미디언에서 하루 아침에 대통령이 된 그의 얘기는 젤렌스키 본인이 출연했던 드라마 보다 더 극적이었다. 하지만 당선 초기 정치경험이 전무했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부 요직에 자신의 지인들을 앉히면서 전직 대통령들과 별반 다를게 없다는 비난을 받았고 국내에서 자질을 의심 받으며 지지율이 떨어지기도 했다.
⑮ 그리고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전쟁의 위험 속에서 도망치지 않고 국민을 지키며 담대하게 싸우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리더쉽은 우크라이나는 물론 전 세계에서도 재평가되고 있다. 전쟁을 사이에 두고 완전히 엇갈린 푸틴과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펑가~폭력적이고 강압적인 수단을 이용해 권위주의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 그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 내에서 반전시위가 일어나자, 시민들을 구금시켰다. 러시아 내에서 전쟁보도를 듣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bbc와 같은 국제뉴스 방송을 차단하는가 하면 SNS도 차단하기 시작했다. 러시아 국민들의 입을 닫고 눈과 귀를 닫기 위해 자국에서도 보이지 않는 전쟁을 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 벌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도 두 달 가까운 시간이 되어 간다.
ⓐ 우크라이나의 국화는 해바라기다. 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이 해바라기와 우크라이나의 국기로 물결치고 있다. 모두가 우크라이나의 비극을 위로하며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응원하고 있다. 탈냉전 후 30년이 지나면서 우리는 이제 전쟁으로 부터 안전하다고 믿어왔고 전세계가 합심해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화와 타협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여 왔다. 그런데 지난 2월 24일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많은 우리 국민들이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남의 일처럼 여기지 않는 것은 우리도 끔찍한 同族相殘의 전쟁을 겪었고 지금도 여전히 서로를 겨누고 있는 分斷國家라는 사실일 때문이다. 지금도 실시간으로 전해지고 있는 전쟁의 참혹한 실상은 더 더욱 우리 일상에 소중함과 평화의 중요성을 느끼게 한다. 무엇이 전쟁을 멈추게 할 수 있는가 무엇이 평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가 이 어렵고 묵직한 질문에 정답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보내온 소식들을 보면서 적어도 한 가지를 확신하게 된다. 전쟁을 시작하는 것은 어리석은 권력자이지만, 그 전쟁을 끝내는 것은 평화를 사랑하는 시민들일 것이며 그것이 수많은 전쟁을 겪으면서 우리 인류가 함께 만들어온 지혜라는 것이다. 존 F. 케네디는 이런 말을 했다. 인류가 전쟁을 끝내지 않으면 전쟁이 인류를 끝낼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