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절반이라는 말이 정확히 부합되는 것이 바로 캠핑이다.
캠핑을 시도해보고자 결심을 했다면 이미 절반은 시작한 셈이다. 마음 먹기는 쉽지만, 실제 첫 캠핑을 실천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가족을 설득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특히, 캠핑 하면 떠올리게 되는 잠자리의 불편함과 화장실의 더러움 등, 배우자의 고정 관념을 설득하기란 쉽지 않다.
아이들의 보습으로도 모자란 황금 시간을 야외 활동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이해와 동감을 얻어내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가족 구성원 모두의 의견을 모아 첫 캠핑에 나선다는 것은 정말 쉽고도 어려운 일이다.
캠핑은 극기 훈련이 아니다.
자연과 맞서 싸우는 모험이 아니라 자연에 순응하며 즐기는 유희다. 내 한 몸이 아닌, 가족 모두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의 입장에서 야외로 나서기에 앞서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함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이는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충분한 시간과 노력, 적절한 금전적 뒷받침만 된다면 큰 불편함 없이 성공적인 첫 캠핑을 시작할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시작이 중요하다.
우선 캠핑 장비에 관한 정보를 구하라.
캠핑을 가르쳐주는 학교는 없다. 하지만, 발품만 열심히 판다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얼마든지 관련 정보를 무료로 얻을 수 있다. 더군다나 기존 캠퍼들은 대부분 초보 캠퍼들에 대해 우호적이다.
그 또한 그런 식으로 배움을 나눠받았기에 이웃에게 나눠주는 것 또한 인색하지 않다. 이를 십분 활용하는 것이 수업료를 아끼는 일이다. 여기서 말하는 수업료란 필드에 나가서 겪게되는 상징적인 고생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캠핑 장비를 준비하면서 겪게되는 실제 금전적인 부분까지 포함하는 말이다. 발품을 팔 수록 시간과 노력, 돈도 절약할 수 있다.
정보를 구하되 이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인터넷의 속성이 그러하듯이 온라인에서는 캠핑에 관한 정보가 늘 넘쳐난다. 사고의 중심을 갖고 이 정보의 옥석을 가려서 취사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혹시 관련 조언을 아끼지 않는 일종의 멘토(Mentor)를 만났다면 이보다 더 좋은 경우가 없다.
오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쌓아온 캠핑의 산경험을 얻는다면 불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훌륭한 멘토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오토캠핑의 역사가 짧기에 실제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고수라 자처하거나 일컬어지는 캠퍼들도 사실 채 2, 3년의 짧은 경험을 갖고 있을 뿐이다.
물론, 초보 캠퍼에 비해서는 많은 지식을 갖고 있기는 하나 짧은 경험으로 인해 간혹 편협되거나 잘못된 정보를 전해주기도 한다. 즉, 내 방식이 정답이라는 식의 지식 전달을 통해 초보 캠퍼들의 분별력을 흐릴 가능성이 크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보를 구하되 이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한두 개의 정보에 국한하지 말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다량의 정보를 얻다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나만의 방식을 정하라.
우선 여름 캠핑만 즐길 것인지, 겨울을 제외한 3계절 캠핑만을 즐길 것인지, 아니면 3계절을 넘어서 겨울 캠핑의 낭만까지 만끽할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갖춰야 할 장비의 규모와 종류가 달라진다.
그리고 외형적인 것을 중요시 할지 내면적인 것을 중요시 할지도 분명히 정해야 한다. 고급 아파트와 고급 자동차를 보면 주눅이 들 듯이 이웃의 고급 장비를 보면 마음이 흔들리기 마련이다. 특히, 캠핑 초보자의 경우 이러한 경향이 강하다.
나만의 색깔을 가져라. 사실, 오토캠핑 장비를 고급(고가) 브랜드인 스노우피크(Snowpeak)로 도배를 한다고 해도 일반적인 다른 브랜드에 비해 현격하게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다. 꼭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대부분 캠퍼들의 경우 필요 없기 때문에 안 사는 것이지 능력이 안 되어서 못 사는 것은 아니다. 고
급 장비라 하여 모두 고가인 것도 아니고 고가 장비라고 해서 모두 다 고급인 것도 아니다. 절대 주눅 들 필요 없다. 초보자는 장비의 규모 차이 때문에 주눅이 들기 십상이나 제대로 캠핑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웃의 장비가 자기보다 부족하거나 못하다고 해서 얕잡아 보는 경우는 없다. 그러나 부러운 대상이 딱 하나 있는데, 그는 고가 장비를 가진 캠퍼도 아니고 많은 장비를 가진 캠퍼도 아니며 자기만의 캠핑 장비를 자작할 능력을 가진 캠퍼다.
투자의 우선 순위를 정하라.
캠핑 장비를 갖추는 데 있어서 우선 순위에 두어야 할 목록이 따로 있다.
그 첫째는 따뜻하고 편안한 잠자리다. 잠자리에는 투자를 아끼지 마라. 이는 철칙이다. 고기능의 매트와 침낭만 있다면 일단 절반은 먹고 들어가는 것이다. 겨울 캠핑 중 난방 기구의 문제로 인해 한밤중에 철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무리 화목 난로가 운치 있고 가스 난로가 편리하고 보일러 매트가 따뜻하다 한들 그것은 단지 보조 난방 기구에 지나지 않는다. 외부의 조건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 기본적인 취침 장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는 안락한 의자다. 침낭이나 매트가 밤 시간을 위한 것이라면 안락한 의자는 낮시간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납성이나 가격을 따지더라도 가급적 의자만은 자기 몸에 맞는 편안한 것으로 골라야 한다.
이런 점에서는 휴식을 위한 릴렉스 체어가 적당하다.
세째는 타프다. 오토캠핑과 타프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일반 야영이 좌식이라면 오토캠핑은 입식이다. 단순하지만 그 편안함의 차이는 정말 극과 극이다. 입식 오토캠핑을 가능하게 해준 것이 테이블과 의자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에 앞서 더 중요한 요인은 바로 거실(Living Room) 개념의 타프(Tarp)의 등장이다.
거실 텐트(리빙쉘/Livingshell)가 있지만 겨울을 제외하고 실제 거실의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타프다.
네째는 텐트다. 캠핑을 하다보면 변화무쌍한 자연의 위력을 종종 실감하게 된다. 밤새 퍼붇는 폭우로 인해 텐트 아래로 도랑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쉴새 없이 불어오는 바람에 텐트가 날아가거나 무너지는 경우도 있다. 그 중요도로 따지자면 타프나 의자에 앞서겠지만, 보통 이상의 품질을 가진 돔텐트라면 고가의 고급 텐트에 비해 크게 부족하거나 불편하지 않다.
단, 무겁고 바람에 약한 캐빈형은 금물이다.
기타 겨울 캠핑을 위해서는 거실 텐트도 필요하고 난방 기구도 필요하다. 랜턴도 필요하며 키친 테이블도 필요하다. 제각각 우선 순위에 둬야 할 장비가 다 다르고, 실제로 오랫동안 캠핑을 즐기다보면 무엇이 제일 중요하다 말하기가 힘들어지는 순간이 온다. 그러나 우선 순위에 두어야 할 제품에 대해서는 절대 투자를 아끼지 말라. 즐겁지 않으면 캠핑을 할 이유가 없다.
첫댓글 정말 좋은 장비는 아니지만 2년전에 장만해두고서는 아직 한번도 펼치지를 못했네요 먼곳 보다는 가까운곳에서 야영을 해볼까 생각중입니다 ㅎㅎ 아이들이 불만이 많지요 늘 생각만 하고 장비만 준비 한다고 가려고 하면 비가 내리고 정말 여유치가 않네요 아직은 무섭기도 하고 아마 한번 시작하면 계속 하게 되든지 아예 치우든지 하겠지요 ㅎㅎ 항상 이곳에서 좋은 정보 많이 얻어 갑니다 감사합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하듯이 장비가 준비되어 있으시다니 가벼운 마음으로 당일로라도 어디 함 다녀 오세요.
뭐 별거 있나요, 다들 그렇게 첫걸음을 시작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