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셋째 월요일에 만나는 아파트 주민 친목 곗날입니다.
처음엔 열서너 명으로 시작했는데, 이사 가고 개인 사장으로 빠져 이젠 반으로 줄었습니다.
9년이 지난 지금은 서로가 허물없이 친해져서 만나면 즐거운 시간이 됩니다.
주로 50대인 아우님들이라 이 날이면 젊은 氣를 받는 날이기도 합니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난 다음, 커피는 부녀회실에서 먹자고 들 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커피를 마신 날은 밤에 잘 시간이 지나도 잠이 오지 않아 커피를 마시지 않습니다.
"우리, 커피는 부녀회실에 가서 루왁으로 마시자."
한 아우님의 말에 '루왁이 뭐예요?'라고 촌스럽게 물었습니다.
"고양이 똥이요."
"뭐라고요?"
"사향고양이에게 커피를 먹여 싼 똥으로 만든 커피에요.
한 잔에 40000원에서 100000원까지 한대요."
"......."
유구무언, 할 말을 잃었습니다.
아무리 사람들 입맛이 까다롭고 새로운 맛을 찾아 내기 위해 애쓴다지만 이런 정도일 줄이야!
살다 살다 이렇게 희한한 말은 처음 들어봅니다.
'푸아그라' 식재료 얻기 위해 거위 부리에 깔때기를 꽂고 콩을 억지로 먹여 지나치게 비대해진 간으로 만든 요리라는 말을 듣고 몹시 놀랐었는데, '루왁'은 한층 더 경악하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형님은 커피 안 드시지만 조금만 맛보세요, 향이 아주 좋아요."
그 비싼 루왁을 커피 머신에서 내려 컵에 담아 갖다 주는데 못 마시겠다고 말할 용기가 안 났습니다.
그리고 아주 쪼금은 호기심에서 맛만 보려는 생각도 없지 않았습니다.
'믹스커피'만 마시던 입맛에 쓰디쓴 커피가 맛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커피 맛을 모르니 향도 일반 커피와 별로 다른 줄 모르겠습니다.
"아! 정말 맛있네!"
감탄사를 연발하며 홀짝거리며 마시는 아우님들이 어쩐지 낯설게 느껴집니다.
이 글을 쓰기 전에 '루왁'을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보았습니다.
사향고향이를 좁은 공간에 가둬놓고 커피만 먹여 영양결핍에 걸리게 하는 동물 학대의 표본이라고 되어있습니다. 거기서 얻은 사향고양이 똥이 터무니없이 비싼 루왁커피가 된다는 것입니다.
아무 죄 없는 동물에 못된 짓을 하는 사람들 벌받지 않을까요?
첫댓글 그 뿐만 아닙니다.
푸른 초장에 거닐어야 하는 소들을 가둬놓고 사료만 먹여 배불리는 비육우나
좁은 닭장에 가두어 밤에 잠도 안재우고 계란을 얻는 양계장 하며
동물들에게 온갖 약재와 병원균 실험에다 ...
참말로 우리 인간들이 말 못하는 동물들에게
만물의 영장이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학대를 하는지
생각하기 싫은 테마 이랍니다. ㅠㅠㅠ
사람들이 너무나 잔인하지요
근데 루왁 커피 아들집에 굴러다니길래 뚱쳐와 그리 비싼지도 모르고 먹었는데
약간 꾸린내가 나던데요 ㅋㅋ
비싼만큼 진품보다 가짜가 더 많다네요.
꾸린내가 나니 진짠가요
옥덕아 인간의 악랄함을 느낀다. 나는 커피도 안 좋아하지만 왜 그렇게해서 커피를
마셔야하는지....먹을것이 너무나 많은데....처음 듣는소린데 잘 알았다
저는 불면증으로 커피를 못 마십니다.
인간의 잔인함이 끝이 없네요.
다람쥐, 코끼리에게도 커피를 먹여 똥에서 나온 커피를 좋아라 하며 먹는다는 희한한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몬도가네 수준이지요.
나는 커피를 좋아하지만 루악 커피 맛있다 해도 더럽게 느껴져 싫어요, 자연스럽게 얻는다 해도
좀 그식이한데 영양살조까지 걸린 고양이 똥 . 아무리 맛있다 해도 잔인해.
공감합니다.
똥이 맛있으면 얼마나 맛있겠으며 향이 좋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인간들 하는 짓이... 유규무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