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공선사 세대의 운전면허...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이 ‘고령자 운전 제한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이동권 침해’라며 노인들이 반발하자 정치권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거들고 나서 논란이 커졌다. 경찰이 단 하루 만에 ‘오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분위기는 싸늘하다.
○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en, 2007)는 작품상(Best picture)을 비롯한 4개 부문에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코엔 형제가 감독하고, 토미 리 존스가 주연한 영화로 흥행에도 성공하였다. 이 영화는 코맥 매카시(Cormac McCarthy)의 2005년 같은 제목의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다.
매카시의 소설 제목은 이 시의 1행 '저기는 늙은이를 위한 나라가 아니야' (That is no country for old men)에서 따왔다.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이 시는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대표적인 시로 비평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으며 애송되는 시이다. 1926년 쓰였고 1928년 시집 "탑"(The Tower)에 포함되어 발간되었다.
비잔티움(Byzantium)은 당시 콘스탄티노플이며, 현재의 이스탄불이다. 예이츠는 비잔티움에의 여행을, 그의 정신적 영원성과 불멸성을 찾는 여정의 은유적 표현으로 사용하였다.
예이츠가 61세 때 쓴 이 시는 늙음의 슬픔을 읊고 있다. 인생과 모든 생명 있는 것의 유한성, 정신의 숭고함과 불멸성, 육체적이고 관능적 삶에 대비하여 예술, 지성, 문명의 가치 등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 고령자 운전 제한은...
공감이 높은 이슈로 인지 반응력의 자연스러운 감퇴에 따른 빈번한 사고는 전 세계가 고민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 영국
엘리자베스 2세의 남편 필립공은 98세에 이틀 연속 사고를 내자 면허를 반납했다. 일정 연령이 되면 면허를 취소하고 재시험을 치르거나, 운전 지역 시간 속도를 제한하는 나라도 적잖다.
○우리나라
우리 경찰의 검토도 크게 문제 될 건 없다. 일률적인 제한은 분명 과도하지만 운전 능력을 평가해 조건부 면허제를 도입하고 시행 중인 면허 자진 반납을 받겠다는 정도는 고민해볼 만하다.
그런데도 언제부터인가 늙음을 벌하는 뒤틀린 ‘정서적 학대’가 만연하고, 이런 풍조에 노인 세대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일이 반복된다. ‘100세’ 시대 고령화 속도도 세계 최고인 만큼 공존의 지혜가 필요한건 사실이다.
청년들은 시인 예이츠의 개탄을 돌아보자. 노인들도 늙음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상실에 더 담담해지면 어떨까? 사랑하는 배우자 친구와의 예고된 이별처럼 운전과 거리두기도 그렇게 감당할 문제다.
정부의 정책은 신중해야한다. 최근 해외직구 문제, 공매도 문제, 고령자 운전면허 문제를 보면서 왜 그럴까? 정책은 좀더 신중하고 정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