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시대를 산다] 연변 용정에서 '먹고파 도시락집' 창업한 김봉-전향선 2030세대 부부의 음식업 창업기
“소자본 작은 가게 … 도시락 배달로 인기 끌어”
중국 연변 용정시 민성거리 연길백화슈퍼 서쪽면, 북안소학교로 가는 길옆에 유별나게 가게 이름만 봐도 먹고싶어지는 가게 '먹고파 튀김집'이 있다. 30m2 남짓한 아담한 가게에는 입맛이 제일 예민한 10대 초,중학생들이 주 손님들이다. 점심과 저녁시간대에 학생들이 하학하거나 야간공부전에 주문이 쇄도한다. 또 배달도 한다. 그래도 행복한 웃음 짓는 이들이 바로 음식업에 처음 도전장을 내민 김봉(32세), 전향선(26세) 부부다.
지난해 7월 서울, 정왕 등지를 20여일 여행하면서 삼겹살, 불고기, 해물 등 한식을 맛보면서 한낱 즐기던 향선씨가 자기가 직접 음식업을 하려니 꿈에도 생각 못했었다. 그러던 지난해 말 원 지구병원자리를 다시 인테리어하면서 자리가 나진다는 소문을 들은 김씨 부부는 그 이튿날 바로 계약하고 도시락집 창업에 나섰다. 용정시양로단에 다니는 남편 김봉씨도 해보라고 선뜻 힘을 실어주었다. 가게가 원래 작다보니 중간에 테이블 놓은 것이 다니기도 불편하고 해당 규정에도 어긋나 결국 테이블 대신 양쪽 벽에 긴 판널을 고정해 앉아서 먹을 수 있게 했다. 그것은 남편 김봉씨 아이디어란다. 가게 이름도 먹고파 도시락집으로부터 먹고파 튀김집으로 바뀌였다. 회사에 다니는 남편은 점심시간과 저녁시간때에 퇴근해서 자가용으로 가게 배달을 전문 책임진다.
주메뉴가 도시락, 김밥, 볶음밥, 된장국 종류다. 김밥은 원조김밥, 바나나김밥 등 8 가지이고 카레밥(10위안),가지볶음밥(8위안), 오징어볶음밥, 소세지볶음밥 등 볶음밥에 김치찌게(12위안) 등 장국과 신라면, 떢볶이(8위안), 치즈떢볶이, 라볶이(10위안), 오징어튀김(15위안), 돈까스 등 각종 한식과 鸡柳,牛排,鸡排 등 중국식 튀김이다.
도시락도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4가지 반찬메뉴가 모두 틀리다. 이 모든걸 해보지도 않고 배운 적도 없고 집에서 해먹던대로 라고 하니 믿기지가 않는다.
17세때 언니가게서 도우미로 한달간 일한 것이 전부란다. 또 한식요리사로 있던 오빠한테 물어도 보았다지만 정말 놀라지 않을수 없다. 요리솜씨도 타고 나는가보다.
지난해 12월20일 가게 오픈하면서 첫날 수입이 40위안이였단다. 처음에는 속상도 하고 힘들었다. 첫두달 거의 하루 수입이 100위안, 200위안으로 올랐고 현재 매일 500위안 정도 된다.
요즘은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쉬는 날이 따로 없이 매일 눈코뜰새 없다. 저녁에는 다음날 아침 준비를 해야 한다. 명절도 따로 없다. 올해 신정 하루 쉬어보고 구정에도 집에서 도시락해서 배달해 주었다. 전단지를 돌리면서 배달도 학생들, 회사원, 가게 그리고 인테리어 일군들 배달 등 점점 늘어가는 추세다.
오픈한지 반년, 이제 막 시작에 불구하지만 반년전까지만 해도 가게 사장님이 될걸 몰랐듯이 나중에 또 대형 맛집 사장님이 될지 그 누구도 모른다.
20, 30대 한창 놀 나이다. 더욱이 요즘 일하지 않으면서 한국에 나간 부모님들 용돈을 받아 쓰는 20대 젊은 세대들과는 달리 바쁜 일상을 선택한 김봉, 전향선 이들 부부의 땀에 젓은 모습에서 진정한 행복과 미래를 엿볼수 있는건 아닐까?
연변=정해운 기자
@동포세계신문(友好网報) 제316호 2014년 5월 14일 발행 동포세계신문 제316 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