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정 12회 개인전
봄의 왈츠
나의 그림 속에 음악의 선율처럼 향기가 선율이 되어 관람자와 함께 향기를 음미하고
음을 몸으로 느끼며 색을 입은 음악을 보며 함께 ‘봄의 왈츠’를 즐기기를 원한다.
글 : 김혜정 작가노트
[2013. 4. 13 - 4. 14 일본 도쿄 긴자 G2갤러리 (T.010-7273-1630, 일본)]
상큼한 봄이 소리가 난다. 향긋한 봄이 색을 입은 음악이 된다. 춤추고 싶은 봄이 그림으로 연주된다. 찬란한 햇살에 음이 반짝이고 오보에의 첫음과 함께 연주를 알린다. 자! 눈을 감고 소리에 몸을 담그자. 피부에 스미는 선율이 마음의 평화와 안식으로 기쁨이 되어 돌아온다. 한국적인 재료로 전통적인 기법, 장지에 배접한 후 아교와 채색화의 우려내는 기법(우림기법)이 쌓이고 쌓여 현대성을 드러내는 소재로 다가간다. 우림기법으로 거듭되는 색채의 느낌은 한국적인 얼이 스며있다고 할까? 한번에 표현할 수 없는 색에서는 우연의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계획성으로 깊이감을 요한다. 그 위에 음악이라는 요소를 담아서 눈을 감으면 음악의 선율이 들리는 듯한 느낌을 관람자와 공유하고 싶다. 기존의 꽃이라는 소재를 음악에 담은 이유는 음악이 아름다운 선율을 전해주지만 또한 꽃의 향기도 함께 느끼고 싶었다. 나의 그림이 시각적인 요소(악기의 배치·구성과 색채)와 청각적인 요소(소리를 담고), 후각적인 요소(꽃의 향기), 미각적인 요소(한국화의 우림기법이 쌓여 담백한 맛을 내고) 등을 모두 담아내고 싶어서 였다. 나는 늘 피아노를 치고 첼로와 접했다. 피아노를 치면서 느끼는 호흡과 그림을 그리면서 느끼는 호흡이 일치함을 느꼈다. 연주 속에 빠져들어가 자유를 느끼는 것 처럼 그림 또한 그리는 그속에 들어가 자유롭게 음이 연주되여 악기가 화면을 구성하며 표현되었다. 그림 속에 음악이 연주된다. 음악을 그린다.
첫회 개인전부터 사용한 금분, 은분, 수정가루는 나의 향기를 빚어내는 예술적인 도구로 아름다움을 계속 같이 한다. 나는 또한 그림에 여백을 준다. 여백은 비어있음을 뜻하기도 하지만 나의 여백은 평안함과 상상의 세계, 즐거움과 자유를 준다. 향기라는 소재가 이번 전시회에서 음악의 선율로 꽃이 되어 연주된다. 피아노의 검은 건반의 숫자처럼, 꽃이 그것을 대신한다. 어떤 선율은 만들어지는 작업을 하는 중이고 어떤 선율은 아름답게 전해지며 또한 흥겨우면서도 달콤한 휴식과 영혼의 평안함을 그림에 담았다. 이번 개인전에서 나의 그림 속으로 들어가 보면 각 악장에 맞게 우리의 악기(비파, 장고, 해금, 와공후, 소, 훈, 나각, 가야금, 부, 소고 등)를 담고 피아노(첼로, 바이올린, 비올라, 더블베이스, 콘트라베이스, 오보에, 플릇, 트럼펫, 호른, 트롬본, 튜바, 바순, 팀파니, 하프)등의 악기가 독주를 하고 합창을 하고 연주에 빠져서 영웅이 되기도 하며 흥겹게 울려 퍼지는 그런 오케스트라를 연출한다. 그림 속 화폭위에 음악을 담아 내기도 하고 악보위에 음악이 꽃이되어 연주 된다. 나의 그림 속에 음악의 선율처럼 향기가 선율이 되어 관람자와 함께 향기를 음미하고 음을 몸으로 느끼며 색을 입은 음악을 보며 함께 ‘봄의 왈츠’를 즐기기를 원한다.
마지막으로 나의 그림에서 맛과 향기와 빛이 넘쳐나기를 원한다. 동양적인 재료가 가지는 우려내는 기법(우림기법)을 통해 은은하고 담백한 맛과 꽃의 향기처럼 선율이 향기가 되어 세상에 스미며 금분, 은분, 수정가루가 아침의 찬한한 빛을 받아 눈부심을 일으키듯 빛이 넘쳐나기를 원한다. 나의 그림이 시원한 들판처럼 영혼의 안식과 가슴벅찬 울림으로 향긋한 색이 되어 담백한 맛을 내며 한지의 생명이 천년이 가듯 나의 그림 또한 빛과 맛과 향기가 되어 천년 넘게 호흡하기를 원한다.
제3악장.향기입은첼로
제6악장.꿈의향기
제9악장. 화음
제10악장.영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