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시내에서 10분쯤 가면 월연정이다. 밀양강과 단장천이 만나는 절벽 위에 있는 정자로, 조선 중종 때 한림학사를 지낸 월연 이태가 지었다. 한양의 명문가에서 태어난 그는 외가가 있는 밀양에서 자랐다. 1510년(중종 5) 문과에 급제했고, 기묘사화가 일어난 1519년에는 함경도도사로 있었다. 하지만 개혁을 주장하던 선비들이 무더기로 죽거나 파직당하는 걸 보고 벼슬을 버리고 낙향해 월연대와 쌍경당을 짓고 별서(別墅, 별장)로 삼았다. 이태는 자신을 월연주인(月淵主人)이라 했고, 세상은 그를 기묘완인(己卯完人)이라 불렀다. ‘몸과 명예, 어느 것도 다치지 않고 흠이 없는 사람으로 살았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