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 동백꽃
김용택
여자에게 버림받고
살얼음 낀 선운사 도랑물을
맨발로 건너며
발이 아리는 시린 물에
이 악물고
그까짓 사랑때문에
그까짓 여자때문에
다시는 울지말자
다시는 울지말자
눈물을 감추다가
동백꽃 붉게 터지는
선운사 뒤안에 가서
엉엉 울었다.
===============================================================================
고창 선운사 동백꽃
아름다운 동백 숲으로 유명한 선운사는 백제 위덕왕 24년(577년)에 검단선사에 의해 창건된 천 년 고찰이다. 우람한 느티나무와 아름드리 단풍나무가 호위하는 숲 길을 지나 경내로 들어서면 대웅전을 병풍처럼 감싸며 군락을 이룬 동백나무 숲을 볼 수 있는데 500년 수령에 높이 6m인 동백나무들은 천연기념물 제184호로 지정되어 있다.
선운사 주변은 잎이 지고 난 뒤 꽃이 피어 일명 ‘상사화’라 불리는 석산의 군락지로도 유명하며 계곡과 산비탈을 수놓는 가을 단풍도 아름답기로 손꼽힌다.
선운사가 자리한 도솔산은 기암괴석이 많아 호남의 내금강이라고 불리는데, 선운사 창건 당시 89개의 암자에서 3,000여 명의 승려들이 수도했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모두 없어지고 도솔암, 참당암, 동운암, 석상암만이 남아 있으며, 그중 가장 유명한 도솔암으로 가는 길에는 진흥왕이 왕위를 버리고 수도했다는 진흥굴이 남아 있다.
심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