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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샘별곡 Ⅱ- 33]16년 전의 '나의 기사'를 발견한 재미
호주(오스트레일리아) 하고도 브리지번이라는 도시의 옆에 있는 골드코스트입니다. 지난 2일 아내와 함께 시드니공항으로 입국, 1년 반만에 둘째아들네를 만났지요. 나같이 마음 약한 놈이 얼마나 기쁘고 반가웠겠습니까? 오직 돌아서서 '눈물바람'이었지요. 흐흐. 아들네는 언제나 그렇듯 짱짱하게 잘 살고 있어 다행입니다. 2016년 선샤인대학교 간호학과에 같이 편입학한 유학생 부부였습니다. 무사히 졸업을 하여 부부간호사가 되었고, 영주권도 획득했으니, 호주사람이 다 된 셈이지요. 2014년 둘이 워킹홀리데이를 시드니에서 했다고 하니, 익숙한 대도시였겠지요. 호텔에서 두 가족이 다섯 밤을 묵으면서 오페라하우스, 하버 브리지, 블루 마운틴 등 세계적인 관광지를 구경했습니다. 색다른, 특별한 경험이었지요. 무엇보다 영어를 원어민처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아들과 며느리 덕분에 불편함이란 '1도' 없었습니다. 하하. 따라만 다니면 되니까요. 팔불출이라고 욕해도 할 수 없는 일이지요. 그리고 또 일식당, 베트남식당 등 맛집은 어찌 그리 잘 알던지요? 세상에 바람으로 자연적으로 생긴 모래언덕에서 썰매를 타는 기분이라니요. 정말 기분 짱이었습니다.
아무튼, 시드니공항에서 국내 항공을 타고 1시간 반 정도 걸려 골드코스트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마침내 아들네가 사는 아파트를 간다고 생각하니, 시드니공항에서 내릴 때보다 마음이 더 급하고 설렜지요. 같이 걸어서 출근하는(부부라서 shift를 같은 조로 배정해줬다는군요) '로비나 병원' 옆에 아담한 아파트에 들어섰습니다. 참으로 감개무량한 순간이었습니다. 어쩌면 요즘 젊은 친구들은 오목조목 잘 차려놓고 살까요? 우리도 40년 전에 그랬을까요? 바이런베이, 탬버린 마운틴 등을 트래킹하며 세 밤을 잤습니다. 우기인 까닭에 오락가락 비.속에 즐긴 '시월드'SEA WORLD의 물개쇼, 고래쇼도 너무 좋았습니다. 예정한 귀국일은 17일(토)인데, 일정을 당기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차라리 먼저 떠나고 아들네가 푹 쉬는 게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아기를 케어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특별히 할 일이 없는데, 애들 돈만 축내고 신경만 쓰이게 하는 것같아, 점점 좌불안석이 되더군요. 울고 불고 하는 아들네를 달래는 것도 문제였지요. 하하.
새벽에 컴퓨터를 켜고 호주 원주민 관련해 써놓은 서평(무탄트 메시지)을 아들네에게 찾아주려고 검색하다 깜짝 놀라는 일이 생겼습니다. 2008년 11월 성균관대출판부에서 펴낸 졸저 <나는 휴머니스트다>에 대한 출판사 서평과 저자(최영록)와 일문일답 인터뷰 그리고 그 책을 읽은 독자 몇 명의 독후감을 발견한 것입니다. 당시 읽거나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으나, 전혀 기억이 없어 처음 본 것같아 느낌이 아주 새로웠습니다. 하여, 그 글을 옮겨봅니다. 혜량하소서. 이것도 기록은 기록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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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글마당의 전령사, 50대 '낀 세대' 저자가 우리 삶의 진솔한 이야기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오롯이 풀어놓은 생활풍경 사진첩과 같은 책!
5초남(50대 초반 남성)이 부르는 인생별곡 『나는 휴머니스트다』. 살다보면 이런 저런 일에 골머리를 앓기도 하고, 때로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힘겨운 일에 직면하기도 한다. 이런 삶의 문제들은 나 혼자만이 사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모두가 함께 하는 세상에서는 나의 이야기가 우리들의 이야기가 된다.
『나는 휴머니스트다』는 모두가 함께 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로, 저자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생활 잡글 모음집이다. 수록된 생활글 50편에는 가지각색의 인생사가 담겨 있다. 장성한 아들과의 의사소통 부재, 노후에 대한 두려움, 형제 간의 우애, 직장인의 비애 등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공감하게 만들어주는 소통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1장에서는 책 읽기, 연극과 영화 관람에서 느낀 점들을 편안한 어조로 적어내려갔다. 2장은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생활 잡글, 3장은 두 아들에게 틈틈이 보낸 편지글들을 모은 것이다. 4장은 공기업(한국토지공사) 사보에 4년 동안 '우리말과 글의 산책'이라는 이름으로 연재한 칼럼에서 고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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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5초남의 평범한 것들에 관한 비범한 이야기
뜨거운 열정으로 앞을 가로막는 벽을 허물고자 좌충우돌하는 청년도, 그렇다고 모진 세상풍파를 견디고 이제는 추억만을 곱씹고 살아가는 노년도 아닌, 아직도 세상 진창 속에서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는 ‘낀 세대’ 50대의 저자가 풀어놓는 삶의 이야기들…… 이 책은 저자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생활 잡글 모음집이다.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대부분의 글은 일견 평범해 보인다.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 주위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걸음 물러서 생각해보면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것, 아니 이미 지나쳐 기억 속에서조차 폐기해버린 의미 있는 것들을 저자는 예민한 촉수로 잡아올려 다시 되새김질하게 한다. 생활 잡글이라 해서 결코 폄하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 실린 글을 읽고 주위 사람과 따뜻한 정을 나누었으면 하는 저자의 바람이 자못 소박하지만 가슴에 여운을 남긴다.
2. ‘5초남’이 부르는 인생별곡,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
꼭지마다 저자의 따뜻하고 정감어린, 때로는 박식함이 돋보이는 생활 잡글로 가득 채워진 이 책은 크게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문화, 삶의 틈새를 엿보다 : 책 읽기, 뮤지컬, 연극과 영화를 관람하고 쓴 글
일상, 삶의 그림자에 비틀거리다 : 여행, 우정 등 일상적인 삶에 관한 소소한 이야깃거리 모음
아들에게 쓰는 편지 : 부자 간의 소통과 아버지로서 아들에게 당부하는 글 모음
우리말과 글의 산책 : 아름다운 우리말을 제대로 쓰고, 사랑하기 위한 글
〈저자 인터뷰〉
- 자신을 ‘5초남’이라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5초남’은 50대 초반 남자(남성)의 약칭이다. 결혼한 지 대개 20∼30년 되면서 팀장 등 주요 포스트를 맡고 있어 직장생활 스트레스가 심할 것으로 생각된다. 자영업에 종사한다면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운 시기엔 더욱 그럴 것이다. 월급쟁이들은 언제 ‘목숨’이 날아갈지 모른다. 아이들은 장성해 대부분 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수험생들이다. 아내의 세계도 남편과 같은 경우가 거의 없을 것이다. 외롭고 고독하나 어디 마음 편하게 얘기할 상대도 드물다. 고등학교 동창은 예외일 것이라 생각해, 동시대 벗들의 복잡한 심사를 대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거의 날마다 새벽에 쓴 생활 잡글이 ‘오목교통신’이었고 ‘우천산고’였다. 요즘에는 ‘은행잎 편지’라는 이름으로 친구들에게 인터넷 공개편지를 날려, 그들을, 아니 내 자신을 위로하고 있다.
- 자신을 ‘휴머니스트’라고 생각하는가?
휴머니스트의 정의가 무엇이든 그렇게 생각한다. 평소 “인간적으로”라는 표현을 엄청 많이 쓰는 버릇이 있는데, 편집장이 제의한 책이름에 딱 걸맞다고 생각했다. 물론 인간적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다정다감’이나 ‘곰살궂다’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솔직히 인간 개개인이 사는 꼴(모양)을 찬찬히 들여다보면서(그 사람이 잘나고 못나거나 돈이 많거나 없거나, 출세했거나 비천하거나를 막론하고) 나는 그 모든 것이 ‘살아가는 슬픈 몸짓’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처가 말했듯이 삶은 ‘괴로움의 바다’ ‘고통의 바다’ 즉 고해(苦海)라고 생각한다. 어느 노교수는 삶은 ‘고독한 영혼의 투쟁’이라고 했다. 특정하거나 불특정한 누구를 생각하면, 이상하게 안쓰럽다거나 연민의 감정부터 앞서는 버릇이 있다. 나중에 출가라도 할지는 나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한쪽 눈으로 웃고 있고 한쪽 눈으론 울고 있다고 쓴 것이다.
- ‘아들에게 쓰는 편지’ 그 이후가 궁금한데…
[2050 깊은 강 뛰어넘기]라는 아들과의 이메일 편지 프로젝트는 일단 성공했다고 본다. 아들이 보낸 25통의 이메일은 나로선 기분 좋고 의미도 있다. 아버지한테 마음을 열고 자신에게 닥친 문제(사소한 리포트 문제부터 책읽기, 자기 정체성, 여자 문제 등)에 대해 운이라도 떼본다는 것이 어디인가. 부모가 자신한테 무한한 애정을 갖고 있고 베푼다는 데 대해 ‘안심’하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 사랑을 받아본 사람만이 남을 사랑할 줄 안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여자친구 문제로 두 번이나 엄청 고통을 받던데, 그것은 결국 저 스스로 극복해야 할 몫이고, 나름대로 의미도 있을 것 아닌가. 조심스럽게 제 눈치를 보고 염려하는 것을 모를 바보는 아닐 것이다.
- 우리말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데 특별한 계기가 있는가?
취재기자가 되려고 했는데, 신문사 3곳 최종에서 떨어졌다. 고육지책으로 내근기자로 입사, 교열기자로 4년 동안 일하면서 ‘우리말과 글’에 대해 애착을 가지고 공부한 적이 있다. 예를 들어 ‘이문구사전’이 있어야 한다며 소설 속 토속어를 정리한 적도 있다. 우리말과 글에 대해 다 아는 것처럼 관심 갖지 않는 지식인들이 너무 미웠다. 한번은 논설위원이 칼럼에서 ‘변을 밝혔다’고 써 고치자고 했지만 끝내 놔두라고 했다. 그런 때 정말 슬펐다. 언젠가는 제대로 된 우리말과 글에 대한 책을 써 ‘철퇴’를 가하려고 했다. 공기업 사보에 열두 마당을 펼친 것은 그 소산이나 부끄럽기 짝이 없다.
- 고향에 대한 애착이 매우 강한데…
그렇다. 고향은 내 탯줄이자 탯집이기 때문이다. 우리 어머니의 탯말을 들으며 나는 자랐을 것이고, 지방-지역마다 단어의 뉘앙스가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서울생활 30년 동안 한번도 내 말투를 표준어나 표준말로 해야 하고, 고치려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오죽하면 영문과 교수가 영어를 읽는데도 전라도 사투리풍이라고 낭독을 시키지 않았겠는가. 나는 당연히 경상도-충청도-강원도-제주도 사투리보다 전라도 사투리가 좋다. 무엇보다 그 뉘앙스를 알기에 자연스럽다. 조정래의 대하소설을 보라. 눈으로 읽으면서도 가슴으로는 소리 내며 읽는다. 우리 할머니가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하던 말들이 솔솔 생각난다. 지금도 눈이 많이 내렸다고 하면 고향으로 달려가고 싶다. 면소재지 낡은 이발소에서 거품을 바른 채 앞면도를 하고 싶다. 아버지와 주꾸미와 꼬막을 삶아놓고 개다리소반에서 소주를 한잔 하고 싶다. 그 속에 동화는 못할망정 늘 그 언저리에서 머물고 싶다.
- 정치인을 신랄하게 비판했던데, 당신은 진보적인가?
솔직히 진보라고 생각지 않는다. 다만 백기완이 좋고 노회찬이 인간적으로 시대적으로 좋을 뿐이다. 어중간한 중간치기이므로 적극적으로 그들을 옹호하지 않지만, 한나라당의 천편일률적인 금배지나 정치꾼들은 미워한다. 솔직한 정치인이 없기에 화가 나는 것이고, 한때 노무현 스타일을 좋아했던 것이다. 나도 ‘가진 자’ 또는 기득권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돕기운동에 10만 원은 낼 줄 알고, 좋은 시민잡지나 신문을 적극 구독하는 것 정도이다.
- 글을 보면 직장생활 하기가 쉽지 않을 듯한데, 견딜만 한가?
100년이나 200년 전에 태어났으면 ‘한량(閑良)’이었을 것이다. 맛과 멋을 모르면 풍류남아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한 잔 거나하게 걸치면 노래 한 자락이라도 아무 데서나 마음놓고 불러제치는 스타일이다. 그러니 직장생활은 체질에 맞지 않지만, 적응도 제법 하는 편이다. 그것은 ‘치열하지’ 않기 때문이다. ‘성실성’과 ‘진정성’은 우수한 편인데 ‘치열성’은 거의 빵점 수준이다. 아내에게 늘 퉁사리먹는 게 이 때문이다. 하지만 꼭 이겨보겠다거나 성취하겠다는 욕심이 별로 생기지 않는다. 연봉협상(사실 협상도 아니지만)도 전 직장보다 2~3천만 원 못 받아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 돈이면 내가 건강하고, 일하니까 먹고는 살겠지, 하는 것이다. 백수가 된다면 차원이 다르다. 소심하기 때문에 엄청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리고 편히 살아와서 미래가 너무 무섭다. 그래서 직장생활에 그래도 적응하고 다닐 것이다.
- 왜 당신은 ‘생활 잡글’을 쓰는가?
‘생활글’도 아니고 ‘생활 잡글’이라고 굳이 쓰는 것은 우리 일상 모두가 ‘글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희로애락, 울고 웃는 인생사를 ‘글 목걸이’로 ‘말 팔찌’로 만들어 다니고 싶다고 쓴 것은 어디까지나 진실이다. 문어체보다 구어체(입말)에 강한 것도 그 때문이다. 친구들은 바로 옆에서 조잘조잘, 도란도란, 이야기해주는 것 같아 글이 잘 읽힌다고 한다. 한 마디로 ‘생활글의 전령사’가 되고 싶은 것이다. 글을 읽지 않는 시대, 세대에 어떻게든지 글을 읽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 일환으로 주변에 일가친척, 선후배, 동료, 친구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쓰는 것이다. 내 글로 ‘약간의 지식’도 넓히고 재미도 느끼고 글쓸 마음도 생기게 되면 좀 좋은가. 슬플 때에는 위로가 되고(아내를 암으로 잃은 친구는 나의 조문을 책상에 붙여놓았다고 했다), 기쁠 때에는 같이 기뻐하고, 그런 것이 사람 사는 일이 아니겠는가 생각하는 것이다. 사람들의 감정이 너무 메말라 간다. 도무지 주변에 관심과 애정이 없고, 생각하면 쓸쓸한 삶을 더욱더 쓸쓸하게 사는 것 같다. 이야기하지 않으면, 글로 저 사람의 마음을 읽지 않으면 외롭지 아니한가. 너무 허무하지 아니한가. 우리 모두 글을 쓰자. 우리 모두 말로 이야기하자. 제발 바라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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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2009.02.10
스릴넘치는 혹은 눈물나는 사랑이야기 같은 소설 종류의 책도 좋지만
가끔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의 에세이를 읽고 싶을 때가 있다.
뭔가 생활에 지치게 되었을 때 다른사람의 일상을 볼 수 있고
내 인생의 의미도 조용히 되돌아 볼 수 있는 책이 필요하다.
나는 휴머니스트다도 이럴 때 필요한 책이다.
50대라는 오래살았다라면 오래살았고 아직 인생이 많이 남았다면 많이 남은 나이의
한 남자가 삶속에서의 느낌을 편안하게 풀어낸 책이다.
하지만 50여년이라는 세월이 담긴만큼 책 속에는 다양한 사건과 생각이 들어있다.
혼자 살기 바뻐 더이상 남에게 잔소리를 하지도 받지도 못하는 시대이다.
이런 때에 책을 통해서라도
특히 아들에게 쓰는편지부분에 나와있는 꿈과 치열성과 열정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말 치열하게 살고 있는지
확인하고 넘어갈 수 있다.
뉴스만 보면 범죄와 사기만 일어나는 시대인 것 같아서
찜찜할 때에 아직도 많은 곳에 남아있지만 쉽게 찾지못하는 휴머니즘을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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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2009.01.30|
평소 아침 방송을 즐겨보는 나. 어김없이 아침 방송을 멍하니 보고 있던 와중. <나는 휴머니스트다>를 만났다. <나는 휴머니스트다>를 소개해 준 방송은 대학생인 나의 공감을 금새 사버렸다. 방송에서 전해준 이야기는 한 평범한 대학생과 그의 아버지에 대한 사연. 자식이 나이가 들수록 대화단절과 보이지 않는 장벽을 느꼈던 아버지가 이메일로 그의 아들과 소통하는 이야기다. 딱 보기에도 정말 소소한 일상의 그림 같지만 나에게 이 사연이 따뜻하게 다가온 것은 그들의 일상에서 나와 내 부모님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 아닐까. 자연스럽게 손이 갔다.
우리네 아버지뻘 되는 ‘휴머니스트’ 작가가 그의 소중한 아들에게 전하는 편지. 읽지 않아도 그 따스함이 먼저 내 피부로 전해졌다. 평평한 잔디에 우두커니 서있는 소나무 한 그루는 마치 작가의 모습을 그려놓은 듯 그의 글 곳곳에서 소나무 내음이 났다. 5초남이 부르는 인생별곡이라. 책의 내용은 그야말로 ‘일상스럽다.’
<문화, 삶의 틈새를 엿보다>, <일상 삶의 그림자의 비틀거리다>, <아들에게 쓰는 편지>, <우리말과 글의 산책> 이란 소제목들로 구성된 이 책은 글쓴이의 삶이 익어 있다. 책 속에는 많은 따스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내 마음을 적신 것은 쉰이 넘은 글쓴이가 아들에게 전하는 편지 내용. <삶의 성실성과 치열성 그리고 진실성>이란 제목으로 글쓴이는 편지를 전한다. 글쓴이는 젊은 아들에게 삶의 진정성을 전하기 위해 글을 쓴다.
“치열, 성실 어느 한 쪽으로만 치우치면 올바른 게 아니다. 이들은 그 중(中)을 위해 열심히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가운데 중(中)이란 단어는 의미가 굉장히 깊고 어렵다. 동양철학에서 말하는 중용은 결코 중간 치기나 중도가 아니다. 윤집궐중의 뜻은 ‘그 중을 잡아라’로 풀이된다. 무엇이든 넘치거나 부족하면 좋은 게 아니다. 한 쪽에 너무 기울거나 외면을 하면 좋지 않다.”
각박한 시대인지라 젊은 청년들에게 치열과 성실이 삶의 사명이자 미덕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하지만 글쓴이는 아들에게 치열과 성실보다 더 높은 가치의 진정성과 중도를 전한다. 진정성을 지닌 삶이야말로 성공이라 말한다. 성공 이데올로기가 지배적인 사회 속에 ‘성공’이란 단어는 사회적 지표들 - 경제력, 권력, 지위 -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변질되었다. 사람들이 숭배하는 ‘성공한 삶’의 모습이 획일화되어 버린 사회, 그것이 진정함이라 믿는 사회이기에 아들에게 전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되새김질 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이렇듯 저자의 글에 배어있는 이러한 따스함은 바로 아들에 대한 깊은 사랑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이 외에도 50대 중년 남성이 가진 섬세한 감정을 글로써 경험하는 것도 새롭다. 많은 사람들이 중년 남성이라고 하면 감성 따위는 잊은 사람이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
공지영 작가의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그리고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의 공통점이 무얼까. 바로 우리네 내면 깊숙한 곳에 서려있는 고독을 끄집어내어 울게 하고, 보듬어 주는 것. 그리고 하나 더. 공지영 작가의 글이 딸 위녕을 위한 ‘엄마’의 것이었다면, 신경숙 작가의 글은 우리에게 ‘엄마’라는 이름의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는 것. 이렇게 ‘엄마’라는 키워드가 큰 호응과 공감을 사고 있다는 사실은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따뜻한 말 그리고 위대한 사랑임을 증명한다. 이러한 시대 안에서 <나는 휴머니스트다>도 우리 사회의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와 선물이 될 만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엄마가 전해주는 위로와 아버지의 응원이 있다면 무엇인들 무서우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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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2009.01.29|
5초남이 부루는 인생별곡. 부제부터 무언가 심상치 않다.인생을 제법 사신 분이 온갖 경험을 통해 얻었던 것들을 말한다.이명박이나 이건희처럼 대단한 인생을 산 저자는 아니지만평범함 속에서도 보석같은 인생이야기들을 들려주려 한다.50대 중년이 느끼는 현재 우리나라의 문화, 시대정신들을우리같은 젊은 세대들의 눈과 기득권 50대의 눈을 반씩 가지고바라보고 생활 속 일화들을 재미있게 풀어나간다.저자는 책 제목과 같이 제법 휴머니스트인 것 같다.동창들과 뮤지컬 맘마미아를 보며, 아들에게 편지를 쓰고시 몇편은 줄줄 나오는 감성적인 아버지다.책을 읽으면서 공감이 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분명 우리사회에서 이런 휴머니즘이 없다면생활 자체가 얼마나 삭막할지 생각해보았다.또한 50대의 우리 아버지를 떠올리며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이 책을 선물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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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2009.01.19|
손바닥까지 파랗게 물들일 것 같은 파란색 표지에 이끌려 샀다. '휴머니스트'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에 맞게 한산한 배경이 마음에 들었다. 여기에 실려있는 글들은 그야말로 일상에서 스쳐지나가던 것들을 가볍게 건져올려 최소한의 간만 한 채 버무린 나물무침같은 느낌이다. 누구나 쓸 수 있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쓰지는 않는 글들의 모음. 오랜만에 마음까지 청량해지는 책을 읽었다. 나 역시 그림 같은 배경 속에서 일상의 소소한 것들을 음미하는 생활을 되찾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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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런 글들을 발견한 것은 기분좋은 일이었습니다. 꼼꼼히 읽어본 까닭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그런 생활글을 쓰고 있고, 다시 책을 낸다해도 이렇게 답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16년이 흘렀는데도 말입니다. 제 생활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말할 수 있고. 글의 톤도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하하. 아들 내외에게 보여주며 한참을 웃었습니다. 사는 것은 이런 추사억을 먹고 사는 게 아닐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