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와 분류
1. 대장용종의 정의
용종 또는 폴립이란 장 점막의 일부가 주위 점막 표면보다 돌출하여 마치 혹처럼 형성된 것을 말합니다. 즉, 점막 표면의 돌기 혹은 융기라고 간단히 말할 수 있으며, 용종은 우리 몸의 소화관이나 점막이 있는 모든 기관에서 생길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 대장 용종은 상당히 흔한 질환으로 우리나라 성인의 경우 약 30% 정도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암으로 발전되기도 하므로 중요한 질환입니다.
2. 대장용종의 분류
대장용종은 모양에 따라 긴 줄기(목)를 가지는 유경 용종과 줄기가 없는 납작한 형태의 무경 용종으로 나눕니다. 또한 현미경적 소견에 따라서는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신생물성 용종(선종), 염증성 용종과 증식성 용종, 과오종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선종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신생물성 용종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선종이므로 신생물성 용종을 선종성 용종 또는 선종이라고 정의합니다. 선종은 비정상적인 상피 세포의 증식의 결과입니다. 융모 형태의 조직의 양에 따라 관상 선종, 관상-융모성 선종, 융모선 선종으로 구분됩니다.
대부분의 대장암이 선종으로부터 발생하므로 선종을 제거하는 것이 대장암의 빈도를 낮추는 역할을 합니다. 선종은 시간이 지나면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 반드시 제거해야 하지만, 대장에 생기는 모든 용종이 암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까지는 대장암의 95% 이상이 선종에서 발생되고, 선종이 아닌 처음부터 암은 0-5%라고 보고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선종이 전암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암 단계인 선종을 제거하면 암이 예방되므로, 선종의 제거는 소위 ‘이차적 암의 예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선종이 암으로 진행하는 위험성의 정도는 선종의 크기, 세포가 덜 분화된 이형성의 정도, 그리고 선종에서의 융모 형태 조직의 양에 따라 결정될 수 있습니다. 선종의 크기가 클수록 이형성 경향이 있어서 2cm가 넘으면 고위험 병변입니다.
선종의 크기가 1cm 이상이거나 현미경 소견에서 융모 형태의 세포를 많이 포함하는 경우, 세포가 덜 분화된 경우는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여러 유전적 요인 및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정상 대장 점막의 세포에 변화가 생겨 대장용종이 생기면 점차 진행되어 용종에서 국소적으로 암세포가 생겨나게 되고, 진행이 되면 진행성 암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선종에서 대장암으로 진행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5년에서 10년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선종의 크기가 클수록, 조직검사에서 융모 형태의 세포가 많은 경우, 세포의 분화가 나쁜 경우는 암으로 진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고, 암 발생률이 높아집니다.
보통 0.5cm 이하의 작은 용종이 1cm 크기의 용종이 되는 데 2~3년, 1cm 이상의 용종에서 대장암으로 진행하는 데 2~5년이 걸린다고 보고되어 있으나 개인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2) 증식성 용종
증식성 용종은 성숙된 세포가 쇠퇴하지 못하고 과성숙 상태가 된 것입니다. 즉, 증식성 용종의 비정상적 세포는 정상 세포보다 성장이 느리고 장시간의 생애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정상 대장 점막에 다발성으로 산재하며, 작고 무경성이며, 매끈한 표면을 갖는 것이 특징입니다.
증식성 용종은 어느 연령에서도 발견되지만 40세 이후에 연령이 증가할수록 호발합니다. 종양으로 발전하는 일이 없으므로 증식성 용종만으로는 치료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선종이나 다른 질환과의 공존의 가능성이 많으므로 대장 전체를 내시경 검사하여야 합니다.
증식성 용종은 암으로 발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작은 용종은 육안으로는 선종과 구별이 되지 않기 때문에 용종이 발견되면 진단을 위하여 용종을 절제하여 조직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합니다.
3) 염증성 용종
염증성 용종은 장에 염증이 생기고 치유되는 과정에서 점막이 돌출된 것으로, 암으로 발전하지는 않습니다. 육안적으로는 선종과 유사하지만, 현미경적으로는 정상 점막으로 구성된 섬이거나 정상 점막에 염증이 동반된 소견을 보입니다.
궤양성대장염 , 아메바성, 허혈성 대장염 등의 결과로서 나타나며 조직검사를 통해 선종과 감별이 필요합니다.
4) 과오종
대장점막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세포들의 혼합으로 이루어진 비종양성 용종으로 정의됩니다. 유년기 용종이 대표적입니다.
(1) 유년기 용종
보통 10세 이하의 소아에서 발견되나, 그 이상의 연령이나 성인에서도 발견되기도 하며, 남아에서 흔히 발견됩니다. 알레르기가 있는 어린이에서 용종의 빈도가 높게 관찰되기도 합니다. 가장 흔한 증상은 직장 출혈, 용종 탈출, 복통, 설사, 점액변, 항문통, 뒤무직, 직장탈출 등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직경이 1cm 이상이며, 육안적으로는 둥글거나 타원형입니다. 대장내시경 혹은 에스결장경으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합니다. 용종 절제로 충분하고 추적검진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2) 유년기 용종증
유년기 용종 환자의 약 70%는 하나의 용종을 가지고 있으나, 30%의 환자는 진단 당시에 다수의 용종을 가지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암 발생 빈도가 높을 것으로 추측되며, 선종이 섞여 있을 수도 있습니다. 유년기 용종증 환자의 다수에서 선종성 용종증이나 대장암의 가족력이 있으며, 대장 이외에도 소장이나 위에서 용종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유년기 용종증 환자는 유년기 단발성 용종 환자와 비교하면 위, 십이지장 용종과 대장의 양성 및 악성 종양을 동반하는 수가 많기 때문에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합니다. 대장내시경으로 대장 직장에 용종이 없는 것을 확인해야 하며, 그렇지 못하면 대장 전절제술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또 그 가족에 대해서도 대장내시경 검사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