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자연과 인생, 마음의 움직임 고스란히 담긴 인디언 달력 11월은 특히 맘에 담긴다.
떨어지는 잎새와 기온, 김장 때문인지 언제나 12월 되기 전에 한 해의 끝 느낌이 들곤 해서다.
계절과 하루가 어슬어슬 저물어가는 11월20일, 금정산 아래 한 공간에 속속 도착한 아동문협 작가님들...
반갑게 맞이한 안내자 따라 일층 강당으로 들어가 곧장 행사 준비 돌입.
순서 붙이고, 볼 부풀리며 풍선 불고, 책 진열 하는 등 일사천리로 척척.
뭔가 쓰고 계시는 회장님 뒤태에 묻어나는 정성스러움...
"안녕하세요! 여러분을 만나려고 오래 기다렸답니다."
저녁 6시30분, 회장님의 인삿말로 행사가 시작됐다.
우쿨렐레와 하모니카 연주에 이어 몸으로 표현하는 낱말 놀이로 분위기가 달아오른다.
책상 위 종이 한장 들어 와작와작 구겨 뭉쳐 보이며 '와작와작' 을 설명하는가 하면
참석자들의 열의와 표현이 어찌나 적극적이고 재기발랄한지!
보는 마음에 짜릿함과 즐거움이 차올랐다.
이어서 레디 액션! 시그널과 함께 동화 구연팀의 열연.
열린 아동문학상 수상작인 정영혜 작가의 <포상금이 얼마랴>는
대사가 어찌나 실감나는지 아이들은 물론 이미 이야기를 아는 작가들도 몰입케 했다.
해설하는 작가의 나긋하고 다감한 목소리는 전문 성우인줄 알았으니...
씩씩하고 정 많은 할머니와 떠돌이 강아지 옛따 ,함정에 빠진 어린 고라니와 새끼 밴 멧돼지의
긴박감 넘치는 이야기로 심장 두근대는데 불현듯
"쉬 마려워요~"
유치부 벗님의 청원에 일순간 하하하!
졸로리 나가 볼일 보고 돌아와 다시 동화구연에 집중...
여러 작가님들과 뒷쪽에 서서 즐겁게 감상한 동화구연은 이번 행사의 백미였다고 자평.
동화나 동시를 각색하거나 변주해 무대서 펼쳐보이는 건 아동문협 단체의 성격에도 부합하고 컨텐츠도 엄청나니
다음 이런 행사에도 필수로 구성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데굴데굴 구를 재미난 이야기와 오카리나, 하모니카 연주를 배음으로 한 동시 낭송은
즉석에서 아이들의 동시 낭송을 유도할 수도 있을 테니...
재미와 감동은 기본, 자기 표현력과 협동, 재구성 능력 등 한편의 문학으로 획득할 효용의
좋은 예시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게 <포상금이 얼마랴> 감상 후 든 생각 한 조각이다.
선물주머니 고루 나눔하려 낸 동화구연 감상 후 독서퀴즈, 마지막까지 못 받은 6학년 1인을 위해
회장님과 사회자가 합심해 정답 유도하는 중...^^
'딱따구리 폴카' 등 경쾌한 곡에 이어 캐롤 메들리 연주로 기립한 관객들이 루돌프 머리띠 연주자 주변으로
몰려들며 분위기는 절정...
강당 높이 걸린 설립자와 3대 대표 사진을 보니 시설 설립 년도가 무려 1952년.
세계 전쟁사에서 양친 잃은 아이들이 최대였다는 한국전쟁의 참혹사가 잠시 떠올랐다.
지금은 새 건물의 좋은 시설과 따뜻한 보살핌 속에 지내는 소중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꿈동이들...
협회가 마련한 책장과 책에서 다른 세계를 엿보는 건 물론, 배 만드는 법이 아니라 바다를 동경하게 되기를.
첫댓글 부아협 회원들이 좋은 선물 주고 왔군요. 아픈 랄라가 저기까지 가서 봉사를 하다니!
참 아름답습니다^^
부지런한 손길입니다.
멋진 추억을 재구성해 주셨네요. 강경숙 선생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