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박찬호의 팬이라는 사실과 호의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것을 배재하진 않겠습니다.
호의가 없다면 옹호도 안할테니까요.
사실 과거 박찬호는 여러분도 알다시피 97-98마일을 넘나드는 직구를 가진 파워 피쳐였습니다. 대학시절 던지던 슬라이더는 미국시절 초창기부터 포기했고, 슬러브나 파워커브 모두 카운트를 잡기 위한 공이지 결정구는 아니었습니다.
90년대 투스트라잌이후 찬호 선수의 결정구는 대다수가 직구였습니다. 물론 허를 찌르는 수싸움으로 변화구도 많이 집어넣은것은 사실이지만 기본적으로 제구보다 직구 자체의 위력으로 승부해 오던 선수라 "박찬호=파워 포심" 의 공식이 성립된 것도 사실이죠.
그게 이제 부상이 겹치고 투수에게 유리했던 다저스 구장을 떠나 타자에게 유리한 알링턴 구장을 사용하면서 부진에 부진을 거듭했던 것인데,
변신을 할수없었던 이유- 박찬호의 직구 구속 감소가 가장큰 요인이 될 수있겠습니다. 인간의 동체시력으로 따라가는 직구 속도는 보통 89마일에서 90마일 정도가 되겠습니다. 이것이 평균치라고 감안하고 더욱더 잘 훈련이 되는 야구선수의 경우 91-92마일도 눈이 따라 갈 수있겠죠. 게다가 빠른 공을 잘 쳐내는 미국의 타자들의 경우 93-94마일의 직구는 "파워 포심"이라 하기엔 힘이 많이 빠지는것이 사실입니다.(박찬호도 95마일 이하의 직구는 제구가 안되면 불안하다는 요지의 발언을 미국생활 초반에 많이 한것으로 기억하네요.)
그런의미에서 보면 변신후 처음 맞는 풀타임 시즌이 올 시즌이라고 할 수있겠습니다.
더이상 위력적인 직구와 폭포수같은 커브로 삼진을 잡는 투수가 아니라 투심과 체인지업으로 땅볼을 많이 유도하는 선수로 맞는 첫시즌입니다.
박찬호는 지금 변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성공적입니다. 단지 숫자에서 오는 숫자 놀음으로 다저스 시절과 함부로 비교하면 안될 것입니다.
아직 과도기이기 때문에 박찬호 선수는 아직 변화구 로케이션에 자신이 없고, 예전 처럼 2-2상황에선 거의 직구를 꽃아 넣는데, 위력이 부족하여 많이 얻어맞기도 합니다. 이건다 과도기 인겁니다. 파워피처에서 힘겨운 두뇌싸움을 벌이고 구석구석을 찌르는 로케이션으로 장수하는 투수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시즌의 "경험" 이 그를 내년에 더 좋은 투수로 만들어 줄것입니다.
안타깝긴 하지만, 방어율(평균자책점) 5점찍으면 어떻습니까. 올해 잘나가는 돈트렐 윌리스나 작년 잘나갔던 에스테반 로아이자나 예전 기록 보면 방어율 5점씩 찍습니다. 막말로 20승투수 앤디 페팃이나 "로켓맨" 클레멘스도 늘 1점 2점대 방어율 찍는것도 아니고요...
그동안 너무 많은 시간을 줬다고 하시는 분들에겐 할 말이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찬호에게 시간을 조금더 줍시다.
첫댓글마지막문장이 인상적이네요. 분명 박찬호의 전성기는 지났습니다. 하지만, 은퇴하기에는 아직 너무 멀었습니다. 지금 그중간기로에 서있는 찬호가 이전의 투구는 보여줄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이전보다 못한 투구를 할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패기'로 던졌지만, 이제부턴 '오기'로 던지면 되는겁니다.
첫댓글 마지막문장이 인상적이네요. 분명 박찬호의 전성기는 지났습니다. 하지만, 은퇴하기에는 아직 너무 멀었습니다. 지금 그중간기로에 서있는 찬호가 이전의 투구는 보여줄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이전보다 못한 투구를 할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패기'로 던졌지만, 이제부턴 '오기'로 던지면 되는겁니다.
오기만으로는 부족하더라도, 그2%를 채워줄 '경험'이 있기때문에 박찬호의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할수있을것이고,또 간절히 바랄것입니다. 같은 한국인으로써..그래서 좋아할수밖에없는 스포츠선수로써 말이죠.
마지막 문구 진짜 인상적이네요. ^^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