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선 기자의 Inside Europe
프로방스 & 코트다쥐르 Cote d'Azur 드라이브 여행
지중해의 쪽빛 바다, 따뜻한 햇살, 라벤더 꽃향기...
유럽은 참 매력적인 여행지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유럽의 문명 유적지와 자연을 찾아 떠나는 이유도 그 감탄할 수밖에 없는 매력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너무나 볼 게 많으면 그 속내를 보지못하고 지나치기 쉽다. 관광의 감탄을 넘어선 속 깊은 여행 이야기. 두 번째는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와 코트다쥐르이다.
코트다쥐르는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알프코트다쥐르 주의 동쪽 부분, 마르세유(Marseille)남쪽 툴룽(Tulong)에서 이탈리아 인근 국경 도시 망퉁(Menton)까지 이어지는 지중해 해안 지역을 일컫는다. '쪽빛 바다의 해안'이라는 뜻의 이름 그대로, 코발트 빛 지중해와 일 년 내내 내리쬐는 따뜻한 햇볕, 그리고 작고 예쁜 바닷가 마을들이 어우러져 어딜 가나 여행자의 넋을 쑥 빼놓을 정도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그런 빼어난 경관과 기후 때문에 이미 18세기부터 영국과 러시아의 귀족들이 추위를 피해 찾는 휴양지로 유명했다.
- ▲ 생 트로페즈 부두
코트다쥐르의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자동차 드라이브 여행이 제격이다. 여름 휴가철의 인파를 피해 5월, 6월의 늦봄과 초여름에 일주일 정도의 여정으로 인근 프로방스 지역의 옛도시들을 찾아가는 여행이다. 이 시기에는 여름처럼 너무 덥지도 않고 겨울처럼 쌀쌀하지도 않고 적당히 따뜻한 햇살에 라벤더를 비롯한 온갖 꽃들이 일제히 그 향을 뿜어낸다. 발길가는 대로 적당히 느린 속도로 달리다 보면 시원스런 해변과 깎아지른 구불구불 절벽 길을 따라 이어진 지중해의 해안 절경에 반하고 내륙의 야트막한 산길로 이어진 좁은 시골길의 꽃향기에 절로 취한다.
숙소는 호텔보다 캠핑장을 권한다. 코트다쥐르 곳곳에 산적해 있는 캠핑장은 단순히 텐트 치는 장소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별장식 펜션처럼 산비탈 숲속 곳곳에 가족용 방갈로를 만들어 놓아 여름엔 바캉스를 즐기려는 가족 단위 여행객, 추운 겨울에는 은퇴자들을 위한 훌륭한 별장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캠핑장들은 24시간 경비에 상점, 레스토랑, 세탁소, 각종 운동시설이 갖춰져 있다. 캠핑장은 호텔처럼 등급이 매겨져 있는데, 보통 별 네개 이상의 캠핌장은 수영장 시설도 훌륭하다.
- ▲ 생 트로페즈 부둣가를 따라 길거리 예술가들이 그림을 팔고 있다.
코트다쥐르 접근은 니스나 마르세유의 공항을 통해서다. 우리나라에서 직항은 없지만 파리 드골공항을 경유하는 비행기 편이 여럿 있다. 인터넷 캠핑사이트에서 미리 캠핑장을 예약해 니스와 마르세유 중간 지점 한 곳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1주일 정도 머무는 것이 추천할 만한 일정이다. 니스나 마르세유 공항이 아닌 파리 드골공항에서 차를 렌트해 파리를 구경하고 니스를 찾는 여정을 고려한다면 최소 3~4일 정도의 일정을 추가해야 한다. 베이스캠프에서 니스(Nice), 에즈(Eze), 앙티브(Antibes), 칸(Cannes), 생 라파엘(St Raphael), 생 트로페즈(St Tropez), 모나코(Monaco) 등 코트다쥐르 곳곳의 해변나들이를 다니거나 엑상 프로방스, 레드보프로방스 등 프로방스 주변 도시와 관광지를 당일로 다녀오면 된다.
- ▲ 리비에라의 에즈 부근 해안 도로에서 바라다 본 지중해 풍경. 하루 종일 와인 파티가 열릴 것 같은 별장들이 해안가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다.
코트다쥐르 대표 도시, 니스
코트다쥐르에서 가장 지명도 높은 도시 니스는 연간 9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유럽 최고의 휴양지이다. 그 명성 그대로 옛 모습을 간직한 구시가지와 화려한 쇼핑타운, 마티스와 샤갈 미술관, 그리고 멋진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가득해 도시와 휴양지의 낭만을 모두 만족시킨다.
니스 해변은 자갈 해변으로 깨끗함을 자랑하지만 반대로 발을 다치기도 쉬워 해수욕은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다. 또한 워낙 유명한 관광지라 호텔 잡기도 쉽지 않고 그나마 있는 곳도 비싼 호텔비(별3개짜리 호텔도 1박당 100유로가 넘는다)와 물가에 지갑 꺼내기가 겁난다. 하지만 코트다쥐르의 철도, 버스 교통의 중심지라 인근 관광지를 렌트카로 이동할 수 없는 여행자는 니스에서 숙소를 찾는 게 경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