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합니다.
그저 할수있는 일이 없어서 대한문앞에 앉아있습니다.
그렇게 매일 나가봐야 이제 겨우 사흘남았네요..............
매일 나가서 멍하니 앉아있으면서 아직 조문도 못했습니다.
그양반 영정을 바라보면 무너질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전 민주노동당 당원입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나름 한가락하던 운동권이었습니다. 과거엔.........
대연정을 제안했을때는 무슨 뜻이 있을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변에서 비판과 비난이 난무할때 적어도 한주정도는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의견을 내서 노빠로 몰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라크 파병결정때부터 한미FTA에 이르는 과정에선
어이없기도 했고 화도나고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저항했습니다.
새만금에 이르러서는 환경도 포기한 대통령이라고 욕을 고래고래 해댔습니다.
당시 청와대에서 '정책은 좋은데 국민이 몰라서 문제'라며 정책 홍보팀을 만들고 함께 일하자고 했을때
그 안이한 상황인식에 침을 튀기며 욕을 해주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재임당시에 구 운동권들과 특히 제가 속한 386들이 노대통령을 위해 도와준게 뭐가 있냐고
집사람이 늘 바가지 긁어왔습니다.
한켠에선 노대통령에 빌붙어 살며 단물만 빼먹는다고 욕먹고
한켠에서 도와준게 뭐가있냐고 욕먹고
돌이켜 생각하면 그 양반 재임시에 그닥 심간이 편했던건 아니네요........
어쨋든 지금도 노전대통령님의 대연정과 이라크 파병, 한미FTA는 이해는 되지만 정말 용납안되고
설사 노전대통령님이 다시 살아오셔서 다시 대통령이 되어 추진한다고 해도 다시 저항에 나설건 틀림없습니다.
그건 그거고...........
고백하자면..........
저도 그 대선에서 권영길 민노당 후보를 찍지 못했습니다.
이 고백을 살면서 하게 될거라고는 생각 못했습니다...........
그냥 조용히 진보의 길을 걸어가면서 잊혀질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5공 청문회에서 노무현전대통령님이 스타로 떠오를때
그때 결기가득했던 20대 중반들어설때 학생운동에서 이런저런일을 하고 있을때
' 햐...... 보수야당에 쓸만하고 전투력있는 국회의원 한분 나셨네.....' 생각했습니다.
그뒤 몇몇 정치인이 꼬마민주당하면서 강남에 '하로동선' 만들무렵
세상에 돌아온 저에게 거기서 선배들이 밥사줄때
' 여기 출자한 사람들 웃기는 짜장들인데 노무현씨는 왜 함께하는거지??........'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내내 지역주의 벽에 부딪히며 부산에서 떨어지고
종로 보선에 나왔을때 자원봉사하는 후배들 술사주며
'사람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다시 부산에 출마한다고 내려갈때 비서로 있던 후배들 만나
'이유가 뭐냐고.........' 물었습니다.
그때가 첨인듯합니다. 정치하는 인간중에 멋진 인간이 있다는 생각이 든게.......
부산에서 떨어질때마다
부산것들하고는 말고 안하고 화내고 수치스러운것들이라고 구박했습니다.
바보지요.........
바보들의 진실성은 사람들을 울립니다.
강동갑 국회의원 뺏지달고있던 민주당 경선 당시의 심재권선배......
이사람 다시 볼사람 아니라고 생각하고 안만나기 시작한게 노무현 경선때문입니다.
보자더군요
일요일오후인데
민주당 광주경선하는 날이었습니다.
비록 당적은 달라 선거권은 없었지만 난 궁금해 죽겠는데
그래서 물었지요
'이번 경선에서 선배님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난 총재 비서실장이라 중립이야.........'
'역사에 중립이 어디 있습니까?........'
'그래도 난 총재 비서실장이라......'
'혹시 노무현후보가 고졸이라서 그럽니까? 그게 샘나고 인정할수 없어서 그럽니까?........'
'그건 아니고........'
'그게 아니면 됐습니다. 나는 당은 달라도 노무현이 멋지거든요..........'
사실은 경선전에 전대협 동우회와 노무현 후보의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서로들 심한 말다툼을 했습니다.
ㅋ 그때 느꼇습니다.
'햐.......... 이양반 가식적이지 않네......... 잘 삐지네........... 말싸움 져줄 의사가 없네.......... 정치인들하고는 다르네..............'
별거아닌놈들이지만 전대협동우회를 대상으로 화내고 따지고 오히려 니들은 뭐할거냐고 혼내려는 정치인은
노무현후보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듯 합니다.
노사모회원이었던 집사람의 등쌀에 아이들 데리고 유세도 몇번 갔습니다.
아닌척하고 옆구리로 보느라 혼났습니다.......
그리고 대선이 시작되면서
그 바보 노무현 선거운동이........
사람을 울립니다.
집사람 몰래 혼자 인터넷 검색하면서 TV 보면서 여러번 울었습니다.
지금 눈물 흘리듯이.........
아무래도 정서적으로 제일 오버랩 되는게 장인의 좌익전력이었습니다. 제겐...........
그때 노무현의 대답은 우리가족 모두를 울린듯 합니다.
그리고 대선날...........
집사람도 모르게
내가 선거운동하던 권영길 후보를 찍지 못했습니다.
개표방송 보면서 노사모활동하는 동네 친구들과도 어울리지 않고 민노당당원들과도 어울리지 않고
혼자 멀리 마포구에 가서 술마시며 좋아했습니다...................
퇴임하고 나서
' 야!!! 기분좋다!!!' 할때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으며 ' 이제 이 양반때문에 눈물흘릴일은 없겄지.........' 했습니다.
이를테면
짝사랑 했던거지요.
겉으론 다투어야 할것이 너무많아 표현할 겨를도 없었지만...........
이제 그 양반 서거하고나니 '사랑했단 말한번 하지 못하고 사랑하는 사람 잃어버린..' 형국에 갖히게 된겁니다.
이제 어쩝니까................
며칠째 흐르는 눈물을 어찌 해야 하나요...........
오늘도 멍하니 앉아있다가.....
그냥 씁니다.
글을 끝낼 자신도 없으면서..........
조금있다가 다시 대한문에 나갑니다....... 조문도 못할거면서.......
따문에 처럼 자원봉사를 하는것도 아니면서..........
그냥
거기 있고 싶어서
멍하니 앉아 해지고 밤이되고 새벽이 되는걸 느끼고 싶어서
나갑니다.
그래야 이제 사흘 남은걸요.......
아직 사랑했노라고 말할 용기는 없지만
그래도 사랑했는데..........
미치겠구먼요............
첫댓글 추모제 갔다왔습니다. 광장 잔디를 혹시나 볼까 했는데 역시나네요. 일하다가도 벼락치듯 서거가 떠올라 가슴이 답답하고 울화가 올라와 역시 미치겠습니다. 시간이 꽤 지나야 그를 놓을 수 있을거 같습니다.
최규환단장하고 이제 막 들어왔는데..... 전화나 하지..... 영결식때 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