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잇님이 말씀하신 것도 있고 해서
띄어쓰기에 대한 원칙을 퍼오겠습니다.
출처는 저희 신문에 연재하고 있는 것이기 땜시 걱정안하셔도 됩니다.
띄어쓰기에 대한 것만 한꺼번에 올릴테니까 보시고 참고하세요
(아직 띄어쓰기 부분이 끝난건 아닙니다만 현재까지 10개 가량이 나왔기에 올려봅니다.)
우리는 국문법이 영문법보다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과거에는 중학교, 요즘엔 초등학교나 유치원 때부터 영문법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부하지만 국문법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문법 중 어려운 것이 띄어 쓰기입니다. 요즘 텔레비전 자막을 보더라도 맞춤법은 물론이려니와 띄어 쓰기는 아예 관심조차 두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띄어 쓰기에 관한 규정은 ‘한글맞춤법’ 총칙 제2항에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곧 띄어 쓰기의 기준은 단어이냐 아니냐는 문제에서 출발합니다. 그러니까 띄어 쓰기의 가장 쉬운 방법은 이 낱말이 사전에 실려 있을까 실려 있지 않을까를 생각해 실려 있다고 판단하면 붙여 쓰고, 실려 있지 않겠다 싶으면 각각 나누어 띄어 쓰기 바랍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조사’는 윗말에 붙여 씁니다.
그래도 문제가 남습니다. 형태가 같은 데도 불구하고 어느 때는 붙여 쓰고 어느 때는 띄어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것을 판단하는 데는 문법적인 지식이 필요합니다. 잘 모를 때는 맞춤법 규정을 살펴보거나 맞춤법 규정에도 없으면 초등학교 교과서, 중학교 교과서, 고등학교 교과서 순, 학년이 낮은 순서, 국정 교과서 그 다음에는 검인정 교과서 순서로 쓰인 보기를 살펴서 똑같이 쓰시면 됩니다.
지난주에,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쓰는 게 원칙이지만 예외적으로 ‘조사’는 윗말에 붙여 쓴다고 했습니다. 조사를 윗말에 붙여 쓰지 않아 틀리는 것은 띄어 쓰기에서 가장 흔히 있는 일입니다.
‘조사’는 명사나 임시로 명사 노릇을 하는 말 뒤에 붙어서 그 낱말이 문장 안에서 일정한 자격(주어나 목적어 따위)을 갖게 하거나(이, 가, 께서 따위), 뜻을 제한하거나(은, 는, 도, 만 따위), ‘이다’처럼 풀이해 주는 말입니다. 또 두 개 이상의 조사를 겹쳐서 쓰기도 합니다.(에서부터, 으로만 따위) 조사는 어떠한 경우에도 윗말에 붙여 써야 합니다. 보기를 들어봅니다.
(1) 꽃이 피었다.
(2) 꽃마저 시들었다.
(3) 당신은 꽃보다 아름다워요.
(4) 준비한 것이라고는 꽃밖에 없다.
(5) 꽃에서부터 화분까지 다 준비했다.
(6) 꽃으로만 장식해라.
이보다 특히 많이 틀리는 것은 ‘이다’가 붙은 말입니다. ‘이다’가 붙는 말은 다소 길어지더라도 조사이기 때문에 모두 붙여 써야 합니다.
(7) 이것은 꽃입니다.
(8) 이 꽃은 꽃이라기보다는 쓰레기다.
(9) 이것이 문제의 꽃이었었습니다.
띄어 쓰기를 잘못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의존 명사입니다. 의존 명사는 명사이지만 자립성(自立性)이 없으므로 반드시 그 앞에 꾸미는 말이 있어야 합니다. 한글 맞춤법 제42항에는 “의존 명사는 띄어 쓴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어 아래와 같은 여섯 개의 보기가 나옵니다.
아는 것이 힘이다. 나도 할 수 있다.
먹을 만큼 먹어라. 아는 이를 만났다.
네가 뜻한 바를 알겠다. 그가 떠난 지가 오래다.
이밖에 몇 가지 보기를 더 들어봅니다.
본 대로 느낀 대로 써라. 값이 가장 싼 데가 어디냐?
회원 과반수가 찬성했기 때문에 가결합니다.
이 책은 값이 쌀 뿐만 아니라 내용도 훌륭합니다.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출발했다.
철수가 말할 듯 말 듯 하다가 가 버렸다.
날마다 사용함에 편하게 할 따름이다.
순이는 아는 척도 안하고 지나쳤다.
돌아올 적에 시장에 들렀다가 오너라.
이밖에도 수량이나 단위를 나타낼 때 쓰는 의존 명사가 더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의존 명사에 대한 띄어 쓰기는 남북한이 다릅니다. 남한은 띄어 쓰고 북한은 붙여 씁니다.
지난주에 이어서 의존 명사의 띄어쓰기에 대해 설명합니다. 그 가운데 오늘은 단위나 순서를 나타내는 말에 대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한글맞춤법 제43항에 나옵니다.
제43항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는 띄어 쓴다.
한 개, 차 한 대, 금 서 돈, 소 한 마리, 옷 한 벌, 열 살, 조기 한 손, 연필 한 자루, 버선 한 죽, 집 한 채, 신 두 켤레, 북어 한 쾌
이에 대한 보기를 더 들어봅니다.
종이 한 장(張), 책 한 권(卷), 소설 한 편(篇), 편지 한 통, 말 한 필(匹), 논 한 필지(筆地), 땅 한 평(坪), 아파트 한 동(棟), 곶감 한 접, 꽃 한 송이, 파 한 단, 조기 한 두름, 쌀 한 말, 보리 한 되, 차 한 잔, 물 한 컵, 십 리(里), 십 년(年), 일 일(日), 한 시(時), 일 분(分), 일 초(秒)
이와 마찬가지로 의존 명사가 아닐지라도 단위를 나타내는 경우에는 띄어 씁니다.
한 사람, 사과 한 상자, 막걸리 한 병, 노래 한 곡(曲), 소리 한 마디, 채소 한 트럭, 철근 한 톤, 일 킬로미터
다음 주에는 아라비아 숫자와 함께 쓰는 경우에 대해 설명합니다.
한글맞춤법 제43항 붙임 조항에 아래와 같은 글이 있습니다.
다만, 순서를 나타내는 경우나 숫자와 어울리어 쓰이는 경우에는 붙여 쓸 수 있다.
두시 삼십분 오초, 제일과, 삼학년, 육층 1446년 10월 9일, 2대대, 16동 502호, 제1 실습실 그러니까 원칙은 ‘두 시 삼십 분 오 초’이지만 ‘두시 삼십분 오초’라고 쓸 수 있다는 뜻입니다. 마찬가지로 ‘2시 30분 5초’라고 쓸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면 ‘1년 2월 3일 4시 5분 6초’라고 하는 경우, ‘일년 이월 삼일 네시 오분 육초’라고 하여 어떤 때는 우리말로 읽고 어떤 때는 한자음대로 읽는데 이것은 관습입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도 아라비아 숫자와 단위를 나타내는 말을 붙여 쓸 수 있습니다.
1권, 2장, 3마리, 4개, 5대, 6켤레, 7명 그리고 길이, 부피, 무게, 열량, 온도 등을 나타낼 때 영어 약자와 함께 쓰는 경우도 아라비아 숫자와 영어 약자를 붙여 쓸 수 있습니다. 1㎝, 2㎞, 3ℓ, 4㏄, 5g, 6㎏, 7㎈, 8℃
아라비아 숫자와 단위를 나타내는 말은,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일반적으로 붙여 쓰니 붙여 쓰는 것이 좋습니다. 곧 ‘일 원’이라고 원칙적으로 쓰고, ‘1원’이라고 허용하는 방식에 따라 쓰면 무리가 없습니다.
오늘은 숫자의 띄어 쓰기에 대해 알아봅니다. 이에 대해서는 한글맞춤법 제44항에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제44항 수를 적을 적에는 ‘만(萬)’ 단위로 띄어 쓴다.
십이억 삼천사백오십육만 칠천팔백구십팔 12억 3456만 7898
이를 아라비아숫자로 쓰면 1,234,567,898이 됩니다. 그러니까 아라비아숫자로 쓸 때는 ‘세 자리’마다 반점(,)을 찍고, 한글로 표기할 때는 ‘네 자리’마다 띄어 써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숫자가 길어지면 곧바로 읽지 못하고, 뒤에서부터 ‘일 십 백 천 만’ 이렇게 세어 본 다음에 읽는 불편을 겪습니다. 이는 과거에 우리가 숫자를 읽을 때는 ‘만(萬), 억(億), 조(兆)’와 같이 ‘네 자리’마다 끊어 읽었지만, 아라비아숫자로 쓸 때는 영어에서 숫자를 읽는 것처럼 세 자리마다 반점을 찍기 때문입니다. 곧 1,234,567,898을 영어식으로 읽으면, ‘십억 이백삼십사백만 오백육십칠천 팔백구십팔’이 되는데 이 방식에 따라 반점을 찍은 것입니다.
숫자가 작으면 별로 문제되지 않으나 크면 불편하므로 네 자리마다 반점을 찍어 ‘12,3456,7898’로 쓰는 것이 우리의 숫자 체계에도 맞으므로 읽기에 편하고 띄어 쓰기 규정에도 맞습니다. 하지만 한글학자들이 영어식으로 규정을 정하여 대단히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렇더라도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라는 총칙 제2항의 규정에 예외가 되는 조항입니다. 곧 띄어 쓴 전체가 한 단어입니다.
참고로 수를 적어보면, 일, 십, 백, 천, 만, 억, 조, 경(京), 해(垓), 자(?), 양(穰), 구(溝), 간(澗), 정(正), 재(載), 극(極), 항하사, 아승기(1056), 나유타(那由他, 1060), 불가사의(不可思議), 무량대수(無量大數) 순입니다. 항하사부터는 불교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글을 읽다 보면 어떤 글에서는 띄어 썼는데 또 다른 글에서는 붙여 쓴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신문이나 잡지에서는 같은 말인데도 불구하고 붙여 쓴 경우를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신문이나 잡지는 좁은 지면에 많은 글을 실어야 하기 때문에 부득이 붙여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붙여 써도 괜찮은 경우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이에 대해서는 한글맞춤법 제46항과 제47항에 잘 나와 있습니다.
제46항 단음절로 된 단어가 연이어 나타날 적에는 붙여 쓸 수 있다.
그때 그곳 좀더 큰 것 이말 저말 한잎 두잎
제47항 보조 용언은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경우에 따라 붙여 씀도 허용한다.(앞엣것을 원칙으로 하고, 뒤엣것을 허용함.)
불이 꺼져 간다. 불이 꺼져간다. / 내 힘으로 막아 낸다. 내 힘으로 막아낸다. / 어머니를 도와 드린다. 어머니를 도와드린다. / 그릇을 깨뜨려 버렸다. 그릇을 깨뜨려버렸다. / 비가 올 듯하다. 비가 올듯하다. / 그 일은 할 만하다. 그 일은 할만하다. / 일이 될 법하다. 일이 될법하다. / 비가 올 성싶다. 비가 올성싶다. / 잘 아는 척한다. 잘 아는척한다.
다만, 앞말에 조사가 붙거나 앞말이 합성 동사인 경우, 그리고 중간에 조사가 들어갈 적에는 그 뒤에 오는 보조 용언은 띄어 쓴다.
잘도 놀아만 나는구나! / 책을 읽어도 보고…/ 네가 덤벼들어 보아라. / 강물에 떠내려가 버렸다. / 그가 올 듯도 하다. / 잘난 체를 한다.
‘먹어 보다, 가고 싶다’에서 ‘먹어, 가고’와 같이 ‘풀이하는 말의 핵심적인 뜻을 가진 말’을 본용언이라 하고, 이를 도와주는 구실을 하는 ‘보다, 싶다’와 같은 말을 보조 용언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한 글자로 된 말이 이어서 나올 때나, 본용언과 보조 용언은 붙여 쓸 수 있습니다.
오늘은 고유명사의 띄어쓰기에 대해 알아봅니다. 이에 대해서는 한글맞춤법 제48항에 나옵니다.
먼저 성과 이름, 성과 호는 붙여 쓰고, 성이나 이름에 덧붙이는 호칭어나 관직명은 띄어 씁니다. 최치원, 이성계, 이순신, 최치원 선생, 충무공 이순신 장군, 이승만 박사, 김 사장 등으로 씁니다. 그러나 성이 두 글자로 된 경우(남궁, 황보 등)는 ‘남, 황’씨와 구분하기 위해서 ‘남궁 억, 황보 윤’과 같이 띄어 쓸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문제점이 생깁니다. 한글맞춤법 제48항에 ‘채영신 씨’라는 보기를 들어놓았습니다. 그렇다면 ‘씨(氏)’가 접미사(接尾辭)가 아니라 의존 명사(依存名詞)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한글학회 ‘큰사전’(1957년)에는 ‘발(접미사)’로 분류해서 ‘박문수씨’를 붙여 쓰도록 하였습니다. 금성출판사 국어대사전(1991년)에도 접미사로 분류하여 ‘김철수씨’라는 보기를 들어놓았습니다. 한글과컴퓨터사 ‘한글 2002’ 프로그램에 덧붙여진 ‘한컴 사전’에는 ‘씨’를 의존 명사와 접미사 두 가지로 분류하면서, ‘김 씨, 길동 씨, 홍길동 씨, 희빈 장 씨’라는 보기와 ‘김씨, 이씨, 박씨 부인, 최씨 문중, 의유당 김씨’라는 서로 상반된 보기를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써야 할까요? 다시 정리하면 한글맞춤법에서 ‘채영신 씨’로 쓴 것은 ‘씨’를 의존 명사로 분류한 것이니 이름 아래에 쓸 때는 ‘김이박 씨, 이박 씨’처럼 쓰고, 성(姓) 아래에 쓸 때는 ‘제46항의 “한 글자로 된 단어가 이어서 나오면 붙여 쓸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김씨, 이씨, 박씨’라고 쓰는 것이 말글살이의 현실을 반영한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덧붙여 한 가지 더 말씀 드립니다. 이름 아래에 쓰는 ‘귀하(貴下)’는 의존 명사이므로 ‘홍길동 귀하’라고 띄어 쓰고, ‘님’은 접미사이니 ‘홍길동님’으로 붙여 쓰면 됩니다.
첫댓글 쓰고 보니 띄어쓰기는 띄어 쓰기가 맞군요...
저..여기 NBA게시판이걸랑요.+_+.
띄어쓰기,띄어 쓰기 모두 맞는 말이라고 하더군요.그런데... 게시판이 여기가 아닌가 봅니다.;;
어 여기가 아니넹... ㅡㅡㅋ 베르캄프님 맞는데로 옮겨주세요
nba게시판에서 옮겨왔습니다. (좋은 내용 잘 읽었고, 잘 반성했습니다)
갑작스런 조회수 증가(?)로 놀랬다는... 헉;;; 글의 압박... 주제와 문단별 소주제좀 정리를 해주세용~ __u);;
띄어쓰기는 제대로 하기는 어려운거 같고 기본적인 맞춤법만 제대로 지켜졌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