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마라톤 대회 접수하면서 이탈방지(^^)를 위하여 즉시 송금하였습니다.
꼭 울트라 뿐만 아니고 대회 접수할때는 이번엔 훈련 빡세게 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야지 하는 생각을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나……에휴
훈련할려고 하면 왜 그리 더운지, 훈련할려고 하면 무슨일이 그리 많은지, 훈련할려고 하면 애가 왜 아픈지…
베란다에 쌓여가는 맥주PET병을 보며 불안하고 어두운 예감을 느꼈습니다.
대회전날 태풍 이동경로와 대회주로가 일치하는 기가막힌 상황에 걱정을 하면서 준비물을 챙깁니다.
작년대회때 여벌의 옷과 양말을 준비했지만, 비가 오니까 옷도 별 소용이 없었고 양말도 신발이 젖은 상태에서는 갈아신어도 별 효과가 없었습니다.
옷과 신발을 자봉하시는 분께 부탁할까 하다가 죄송스럽기도 하고 서바이벌 정신에 입각하여 몸으로 때우기로 했습니다. 지금에서야 얘기지만 50키로 반환점에서 신발 갈아신는 임기영님을 보면서 무척 부러웠습니다. ^^;
비가 올 경우에는 물집이 최대의 적으로 지난 대회에서 판명이 되었으므로 발바닥에 테이핑을 정성스럽게 합니다. 나중에 대회종료 후 목욕탕에서 발을 보니 테이핑도 소용없더군요. 테이프가 떨어지지 않았는데도 그 안에서 물집이 장난 아니었습니다.
비오는날 물집문제는 해결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화창한날은 물집이 안생기냐구요??
공교롭게도 여지껏 3번 울트라했는데 한번도 비안온적 없습니다. 심지어는 겨울에도 눈이 안오고 비가 오더라니까요 참내 젠장 ㅠ.ㅠ
기다린 끝에 드디어 출발
쏟아지는 폭우를 헤치고 전진 또 전진…
반환점까지는 키로당 8분으로 달리고 그 이후에는 몸상태를 보아가며 정하기로 했습니다.
20키로 지점을 지나자 벌써 신발에서는 비에젖어 뿍뿍소리가 납니다.
작년에 뛸 때 비가 고여있는곳을 피하기 위해 이리뛰고 저리뛰다가 무릎을 다쳐서 올해는 웅덩이가 있든가 말든가 오로지 직진하였더니 다 젖었네요.
30키로 지점에 와서 가지고 간 스프레이로 목부분, 어깨부분, 무릎에 뿌리고 양말벗어 바세린을 바른다음 다시 출발합니다.
40키로 지점에 이르러 더 이상 물집이 방치하여서는 안될 것 같아 종이반창고를 발가락 부분과 발바닥 부위에 겹겹히 붙혔습니다. 양쪽 뒷꿈치 부분은 벌써 동전만한 물집이 화내고 있습니다. 아마도 대회끝날때까지 3번정도는 터졌다가 또 생겼다가 한 것 같습니다.
드디어 반환점
한고문님과 순덕누님의 열렬한 환대를 받으며 잠시 앉아서 밥과 국을 쑤셔 넣습니다.
물집이 터져서 양말과 붙었는지 잘 안벗겨지길래 양말위에 바세린을 바르고 또 출발합니다.
밥을 먹고 좀 쉬어서 그런지 70키로 까지는 무난하게 갑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물집 때문에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신경이 쓰이다 보니 더 힘든 것 같고 아파서 절뚝거리니까 무릎에도 많은 충격이 오고…..그나마 가지고 간 무릎보호대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70키로 지점을 지나서 4명이 그룹지어 지나가길래 얼른 따라 붙었습니다.
이분들 덕분에 80키로까지는 무난하게 뛰었습니다.
그러나 이분들도 80키로 지나면서 물집 때문에 놓쳤습니다.
마라톤에 35키로 지점에 벽이 있다고 하는데 100키로에서는 80키로 정도에서 그 벽이 있는 것 같습니다.
80키로에서 90키로까지 특히 대변항에서 송정해수욕장까지 햇볕은 따갑고 다리는 감각이 없고 상체는 점점 앞으로 꼬꾸라 지고 물을 하도 많이 먹어서 뱃속은 출렁출렁대고 정말이지 그때 택시가 지나갔더라면 바로 세웠을겁니다.
1분 뛰고 3분 걷고 남은 시간을 보니 이렇게 뛰면 어쩌면 시간내에 못들어 갈 것 같아 불안하기도 하고….
차가 옆을 쌩하고 지나가도 인도로 가기 귀찮아서 계속 차도로 갈 정도이니 에구
송정해수욕장을 지나고 이젠 달맞이 고개가 떡하니 버티고 있습니다.
달맞이 고개에 진입하려는 순간 어지껏 터진 물집 중에서 제일 아프게 터졌습니다. 신음소리가 절로 날만큼 아프더군요. 작년에 100키로 뛰시는 어떤분이 절뚝절뚝 맨발로 달맞이 고개를 넘던 것이 이제서야 이해가 됩니다.
해운대 해수욕장부터 다리가 안 움직여서 도저히 못 뛰고 계속 걸었습니다.
요트경기장 입구 까지 걷다가 골인지점에서 마치 여지껏 뛰어온것처럼 골인합니다.^^
그동안의 고통이 거짓말처럼 사라지던군요.
회원님들과 맛있는 점심먹고 집에 와서 물집치료하고 정신없이 잤습니다. 깨어나서 일어날려고 하니 일어날 수 없었습니다. 감각은 있는데 어느 한곳도 의지대로 움직여주지 않았습니다 ^^
오늘 아침에 하루지나니 많이 괜찮아졌습니다. 물집만 괜찮아지면 가볍게 운동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밤새 한잠도 못주무시고 고생하신 한고문님, 백회장님 그리고 김석호 고문님, 김여일형님, 김중배형님, 권용영형님, 김은주부회장님, 최태숙누님, 정순덕누님, 재무님 그리고 안쓰러운 얼굴로 다리도 주물러 주시고 격려해주신 이경열 형님 그리고 응원해주신 회원님들 정말 너무 감사합니다.
뛰어본 사람만이 압니다. 자원봉사하시는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감사한지… 특히 너무 힘들 때 자봉님을 만나면 이산가족이 따로 없습니다.
담번에 꼭 이 원쑤를 꼭 갚겠습니다.
그리고 담번에 울트라에 도전하시는 회원님들을 위해 제가 준비한 내용을 적어놓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아 씁니다. 많은 도움이 되시길…. 이래뵈도 울트라 3회째 입니다. 헤헤
아래 기준은 저처럼 走보다는 酒를 즐겨하시는 분들을 위한 내용이 되겠습니다.
훈련 : 고생하지 않으려면 월 누적거리 최소 200Km 이상은 되어야 하며, 이 정도 거리가 부담이 될 것 같지만 주중 매일 달리기보다도 장비테스트를 겸한 주말 LSD에 중점을 두고 달리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거리입니다. 주중에는 하루 삼계코스 3바퀴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준비 : 배낭, 헤드랜턴, 배낭용깜빡이, 1회용 우의, 파워젤, 바세린, 스프레이파스, MP3, 종이반창고(3M), 현금, 무릎보호대
앞서 적어 놓았던 준비물 필수 지참하시고 이번대회에서는 물을 한병씩(500미리)주는 것이 아니고 2리터 물병을 갖다놓고 선수가 스스로 보충을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런 대회의 경우에는 물주머니보다는 500미리 생수병만 가지고 뛰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물공급은 주로에 편의점이나 슈퍼를 이용하시고 또한 자봉님들이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우의는 1회용우의를 구입하셔서 엉덩이 약간 위정도 (자켓길이)에서 잘라서 다리움직임에 영향을 안미치게 준비바랍니다. 비 안오더라도 저체온증 발생시 대처할 수 있으므로 필수지참.
무릎보호대는 무릎이 안아픈분이라도 나중에 물집이 생기면 절뚝절뚝 뛰기 때문에 한쪽 무릎에 충격이 많이 옵니다. 꼭 준비하시길…
테이핑하는 것은 저 같은 경우 발등에서 발목까지 일자로 붙이고 발목부분(복숭아뼈)을 둘러서 감았습니다. 그리고 양말을 신으니 대회종료시까지 그대로 붙어있더군요. 다른 부분에는 달리다보면 금방 떨어져서 부착하지 않았습니다.
양말은 발가락양말 (인진지)을 준비하십시요. 발가락부분 물집방지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발바닥에도 키네시오테이프를 꼭 부착하시길…. 해도 물집이 생기지만 안했더라면 아마 가죽이 벗겨지지 않았을까 합니다. 좀 과장이 심한가???^^
MP3는 방수되는 제품(쿨키 추천)를 구매하시면 좋고 이어폰은 귀에 거는 방식이 귀가 안아픕니다. 그냥 귓구멍에 꼽는 형식의 이어폰은 나중에 너무 귀 아파요 ㅠ.ㅠ
이정도 준비하시면 가방무게를 포함하더라도 2Kg 미만일 겁니다.
신발은 당연히 쿠션이 좋은 신발이 좋겠지요. 어제 어떤분이 레이싱화 신고 뛰는 것 봤습니다. 존경스럽습니다.
상의는 반팔로 준비하시고 나시만 입고 뛰면 가방어깨끈에 쓸려요. 하의는 쫄바지 그리고 갑갑하더라도 안에 쿨맥스 소재의 속옷을 입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날 훨씬 고생안하실겁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실전처럼 무지원 LSD하시면서 쓸리는 부위(일반적으로 쓸리는 부위외 추가로 쓸리는 부위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필요한 물품을 적어놓았다가 준비하시면 제일 좋을듯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준비도 좋은 장비보다도 의지가 제일 중요하겠지요. 타협 없는 강한 의지가 첫번째 준비사항이자 가장 중요한 준비사항인 것 같습니다.
이상 주저리 주저리 정리안된 글을 보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헤헤
같이 뛰신 회원님들 빨리 회복하시고 다시 주로에서 즐달해요.
첫댓글 총무님 무사완주 감축 드립니다.
울 총무님! 너무 고생 많이 하셨네요...고생이 심한 만큼 오래오래 추억으로 남습니다...평생을 간직하면서 담에 손주 한테 공갈(?)칠때 사용 하시길....
"해운대 해수욕장부터 다리가 안 움직여서 도저히 못 뛰고 계속 걸었습니다" 그게 아니고 이쁜여자들이 해변가에????
수고하셨습니다... 빨리 회복하세요.....*^^*
송정에서 진원씨 얼굴보고 너무 안스러워 차에 태우고 싶었는데 . 큰 덩치에 참 무리한 도전같았는데 ..그래도 멋진모습 정말 대단합니다 빠른 회복 하시고 주로에서 봐요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형님 무사 완주 축하합니다...발바닥 빨리 완쾌 되길 빌어요...
무사완주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완주 축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