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젊어지고 싶으세요?
호주에 도착하여 소문으로만 듣던 블루마운틴에 왔습니다.
경치가 너무나 아름답고 웅장하여 가슴이 펑 뚫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시드니 교회 유광숙장로님께서 이곳에 있는 집을 우리를 위하여 내어주셔서 며칠 묵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해외여행이 집회 위주였기에 이런 호사를 누려 본 적이 별로 없었기에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어떤 분이 은퇴를 앞둔 제게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으세요?” 라고 물으셨습니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겠느냐 생각하지만 실제는 다른 것 같습니다.
소설가 박경리 씨는 운명하기 몇 달 전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
모진 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렇게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고인이 된 박완서 씨도 말했습니다.
“나이가 드니 마음 놓고 고무줄 바지를 입을 수 있는 것처럼
나 편한 대로 헐렁하게 살 수 있어서 좋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안 할 수 있어 좋다.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안 하고 싶다고 말 할 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좋은데 젊음과 바꾸겠는가. . .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
난 살아오면서 볼 꼴, 못 볼 꼴 충분히 봤다.
한 번 본 거 두 번 보고 싶지 않다.
한 겹 두 겹 어떤 책임을 벗고 점점 가벼워지는 느낌을
음미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소설도 써지면 쓰겠지만 안 써져도 그만이다."
그러나 저는 그럴 수만 있다면 다시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경치좋은 곳을 여행하지 못한 것이 아쉬워서가 아닙니다.
정말 후회가 되는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과 동행하는 10대, 20대, 30대, 40대를 살아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이루어질 수 없는 일입니다.
어쩌면 박경리씨나 박완서씨처럼 그것이 생각처럼 좋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더욱 주님과 동행하고 싶습니다.
매일 매순간이 다시 오지 않을 기회입니다.
이제는 ‘마음대로 되느냐, 성공했느냐, 생활이 여유로우냐, 건강하냐’ 등은 더 이상 관심이 아닙니다.
가진 것도 없고, 몸은 약하여 병들었고, 사람들이 사회 부적응자라, 실패자라 불쌍히 여길지라도 ‘주님과 동행하고 있다’는 확신만 있다면 충분합니다.
스데반도 사도 바울도 당시 사람들 보기에는 불쌍해 보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의 삶은 주 앞에서 얼마나 복된 삶입니까!
오랜 친구와 함께 지내는 것은 얼마나 편안하고 즐거운 일이겠습니까?
주님과 그렇게 살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