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 한 자루
빠알간 자동차도 칠해보고,
파아란 비행기도 칠해보고,
샛노란 병아리도 칠해보고,
다홍색 단풍잎도 칠해보고,
크레파스 손에 쥐고
거침없이 덧칠하던 아이는
색을 잃은 어른이 되어 버렸다.
어떻게 전해야 할까.
하이얀 도화지 가득
꿈을 칠하던 아이에게
자동차도, 비행기도, 병아리도, 단풍잎도
무엇 하나 가진 것 없는 어른이 되었다고
어떻게 전해야 하나.
훌쩍이는 나에게
너는 도화지의 뒷장을 보여주며
짜리몽땅한 연필을 건네주네.
그래, 아이야.
연필 한 자루는 남았으니
세상 그리지 못할 것은 없겠구나.
나는 너에게
다시금 구름을 선물해 본다.
빠알간, 파아란, 샛노란 가득 담긴 구름을.
카페 게시글
시 (아~하)
연필 한 자루
박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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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8
24.03.26 17:25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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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른이 되면 빨간색, 파란색 또는 회색만 보이는 것 같아요.
저는 요즘 회색만 보인답니다. 회색분자~
박 시인님, 시간 되시면 언제 회원의 날에 용안을 보여주시와요.^^
늘 건강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