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긴 몰라도, MB 저 양반은 '5ㆍ18(오일팔)'을 '오, 씨팔'이라고 읽을 것이네." "긍게로, 그 양반 그라고도 남을 사람이제."
지난 19일 오후 8시20분쯤 광주 남구 무등시장 내 한 골목 식당. 돼지 머릿고기를 안주 삼아 막걸리 잔을 기울이던 50대 중반 손님들의 새된 목소리가 떠다니고 있었다. 술기운에 젖은 이들의 말에는 전날 5ㆍ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빠졌던 대통령 기념사 때문에 잔뜩 날이 서 있었다. 이들의 대화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자 김모(55)씨는 "그래도 엄연한 국가기념행사고 그런디, (대통령이)4년째 코빼기도 안 비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것이제. 5ㆍ18을 역사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게 하겠다는…. 안 그라요?"라고 일침했다.
20일 오전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은 참배객들이 5,18 희생자들의 위패와 영정을 모셔 놓은 유영봉안소를 둘러보고 있다.
5,18민주화운동 32주년을 맞은 광주가 서러운 분노에 잠겼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시민들은 하나 같이 "그날의 절규가 아직 생생한데도 5ㆍ18이 여전히 홀대를 당하고 있다"며 침통해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4년 연속 5ㆍ18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은 데다, 18일 열린 32주년 기념식에선 대통령의 기념사도 국무총리 기념사로 위상이 격하됐기 때문이다. 20일 오전 가족들과 함께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박성호(42)씨는 "야당 인사들이 비난하는 것처럼 이 대통령의 천박한 역사 인식은 입에 올리기도 싫다"며 "다만 이 대통령이 5ㆍ18유족들뿐만 아니라 광주시민들의 가슴에 새겨진 상처에 또 하나의 생채기를 낸 것만은 분명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박씨의 말처럼 기념식이 끝난 지 이틀이 지났지만 유족들의 표정엔 기념사 격하가 빚은 5,18 홀대 논란에 대한 설움과 원통함이 채 가시지 않은 듯 했다. "아무리 5ㆍ18하고 광주가 싫어도 그라제,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태를 내믄 쓰것소?"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유족 주모(77) 할머니의 목소리는 축 가라앉아 있었다. 그는 "그래도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에는 올 줄 알았드만 끝까지 5ㆍ18을 거시기(무시)해불더라"며 "MB가 5,18묘지 내 유영봉안소에서 목젖이 보이게 웃어 제끼고, 고 홍남순 변호사 묘비 상석을 발로 밟던 모습이 자꾸 떠오르고 서러운 생각이 들어 잠을 못 잤다"고 말했다.
▲ 이명박이 서울시장 신분이던 2005년 4월 18일 5·18 묘역 내 유영봉안소에서 미친듯이 파안대소해 일부 사람들에게 정신분 열증을 의심받기도 하였다. ©서울의소리 | 이명박은 2005년 4월 18일 서울시장 당시 서울지역 25개 구청장 등과 함께 5ㆍ18묘지를 방문, 유영봉안소에서 파안대소해 물의를 빚었고,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 신분이던 2007년 5월 13일에도 5ㆍ18묘지를 찾았다가 홍 변호사 묘비 상석을 밟아 비난을 샀다. 유족들과 광주시민들은 이명박이 5ㆍ18기념식에 불참하고 기념사도 총리 기념사로 대체한 데는 5ㆍ18을 역사와 사람들의 기억에서 멀어지게 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회사원 김봉석(44)씨는 "이 대통령이 4년째 5ㆍ18기념식에 불참한 것은 5ㆍ18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태도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이는 5ㆍ18의 격을 떨어뜨리고 가뜩이나 잊혀져 가고 있는 5월 정신을 기억하려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최근 미얀마를 국빈 방문한 이명박이 아웅산 수치 여사를 만나 "민주주의가 희생돼선 안 된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5ㆍ18단체 한 관계자는 "5ㆍ18기념식 참석을 4년 연속 외면한 이 대통령이 5ㆍ18의 영향을 받은 미얀마에서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피력했다는 말을 듣고 씁쓸한 웃음만 나왔다"며 "혹시 수치 여사가 5ㆍ18기념재단이 민주 평화 인권이라는 5ㆍ18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만든 광주인권상을 2004년에 수상하신 분이라는 것을 대통령께선 알고나 계신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다음올려진 이 기사에 베스트 뎃글 베스트 댓글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지금 공석입니다 ~~ 512 30
베스트 댓글 5.18 영령의 명복을 빌어봅니다.그리고 참 죄송스럽네요.
베스트 댓글 율나라에 대통령이 어딨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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