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되고 결혼을 한 후에는 영화를 자주 보는 것이 아니라 연중특별행사가 됐기에 흔한 일상이 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꼭 보고 싶은 영화를 휴일(부처님오신날) 조조영화로 보았기에 특별한 일상이 되었습니다.
영화 “버닝”은 이시대 청춘들의 분노감을 이야기 하는 것 같습니다.
주인공 종수는 분노조절 장애를 가진 아버지와 어릴적에 집을 떠난 엄마밑에서 소설가를 꿈꾸며... 택배알바로 생계를 유지합니다. 정서적으로나 물질적으로 가난한 종수... 미스터리한 현실은 자꾸 좌절감을 선사하고 결국... 버닝하게 됩니다. 심리적인 증상의 대물림이 안타깝습니다.
여주인공 해미는 7살적 우물에 갇힌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자신을 구해주고 위로한 게 친구 종수여서 가슴에 남았는데, 어린 종수는 잘 알지 못하고 해미에게 작은 상처를 남기며 멀어집니다. 어릴적 가족들에게는 위안과 지지를 받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런 해미가 갈망하는 아프리카 어딘가의 그레이트 헝거는 삶의 의미에 굶주린 사람이랍니다. 정서적인 굶주림이 근저에 깔려있으며, 물질적인 유혹(술, 담배...)에는 약한 해미의 모습이 아팠습니다.
신비함 가득히 나타난 벤은 큰 부를 물려받아 아무런 하는 일 없음에도 고급외제차를 끌고 다닙니다. 재미있는 일이면 무엇이든 다 한다는 그... 친구까지도 흥미가 다하면 소비시켜버립니다. 물질적으로는 금수저일지 몰라도 정서적으로는 흙수저인 듯하여 또한 씁쓸합니다.
제 나름대로 해석하다보니 셋의 공통점은 정서적으로 관심과 지지가 부족했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이땅의 젊은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공감과 위안이 많이 필요한 세상인 듯 합니다.
P.S. 휴일 짧은(?) 늦잠을 포기하면서까지 최근 개봉한 영화”버닝”을 꼭 보고 싶었던 이유는 이창동 감독의 영화를 좋아해서 입니다. 첫 작품 초록물고기에서부터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시에 이르기까지 꼭 한번씩만 봤음에도 뇌리에 깊이 남아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인생교과서 같은게... 인생의 허무함도 느껴보고, 몰랐던 비극적 역사의 영향도 맛보고, 좀다른 사람들의 세상도 엿보면서 부끄럽기도 하고, 공감이 되기도 했고, 좋은 자극이 되기도 했습니다. 기다림끝에 보았는데 좀 색다르네요...^^
첫댓글 버닝 제목만 보고 보고싶다고 생각만해왔었는데 이번에 저도 준비하던 시험이 끝나면 꼭봐야겠네요 좋은 글 감사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아직 안 봤는데 꼭 봐야갰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와 멋진 인사이트네요!!
저도 주변사람들이 얘기를 많이해서 기대는 되었는데 심리학적 고찰을 하시는 모습이 존경스럽습니다. 꼭 저도 볼때 참고해서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