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 옛터에 밤이 되니 월색만 고요해
폐허에 서린 회포를 말하여 주노라
아~ 외로운 저 나그네 홀로이 잠 못이뤄
구슬픈 벌레 소리에 말없이 눈물 져요
성은 허물어져 빈터인데 방초만 푸르러
세상이 허무한 것을 말하여 주노라
아 가엾다 이내 몸은 그 무엇 찾으려고
끝없는 꿈의 거리를 헤매어 있노라
나는 가리로다 끝이 없이 이 발길 닫는 곳
산을 넘고 물을 건너서 정처가 없이도
아 한없는 이 심사를 가슴속 깊이 안고
이 몸은 흘러가노니 옛터야 잘 있거라 //
남인수가 부른 유명 곡 - 지금은 잘 불리고 있지 않아 KBS 가요 무대에서나 가끔 듣는 흘러간 노래다.
최소한의 사람 도리를 하며 살자고 7박 8일간을 다녀오기로 한 이번 여정이 이모 宅 형제와 미리 잡은 약속이 하루 연기되어 8박 9일로 늘어났다.
일정 마지막 귀갓길인 2021.5.27. 08:20경. 막내 여동생네 집에서 출발하여 1km 정도가 못될 거리의 버스 타는 곳으로 나와 국도까지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눈앞이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옛터다.
남인수가 부른 황성 옛터의 노랫말에 나오는 '폐허에 서린~' 구절이 떠올랐다.
초가삼간이 낡고 썩어 내려앉은 것처럼 폐허가 아니라, 공동화되어가는 전국의 농촌 실정과 똑같이 이곳의 초등학교도 폐교되어 학생은 하나 없고 지역에 맞는 용도로 이용되고 있었다.
지금도 그때 친구들과 만나고 있지만 그래도 소식도 없고 못 잊힌 친구 두세 명이 있어 그들을 찾으려 갖은 노력을 했지만 끝내 어디에 있는지 소재를 모르고 있는 그 친구들 생각도 났다.
굶주리고 헐벗은 그 시절의 애환도 그려졌기에 이런 생각이 났는가 보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하며 조금 남은 것도 같은 내 앞날에 닥아올 허상의 생각을 접고 돌아서서 발길을 옮겼다.
지방재정의 보조가 많이 지원되는 농촌 오지까지 다니는 버스 시간인 09:10 이 버스를 타러 나온 것은, 농사일에 바쁜 철이라 순수 백수인 내가 질녀 내외에게 신세 지지 않으려고 조용히 빠져나왔는데,
어이 알고 姪女가 점촌까지 태워주려 차를 가져오기도 했기도 해서.
그래도 다 못 찾아뵌 인연들을 만나보기 위해 다시 고향을 찾을 기회를 생각 중이다.
첫댓글 이번에도
전화한번없이
그냥 갔구만
손으로 뻬는
냉면 한그릇
같이먹자우
쏘리 쏘리 다음에 내려가서는 꼭 냉면 사 드리리다.
다음에 가서 김홍희 친구 만날 때,
나도 좀 낑가조.
벌써 몇 번째 전화가 왔었는데,
그때마다 이 핑계 저 핑계가 있어 함께 하지를 못했거든...
나도 쏘리 쏘리
그래 하세.
좋아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