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공동선,
두물머리 바람이 심상치 않더니 날씨가 추워집니다. 내일과 성탄절인 모레까지 강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가 마음을 조급하게 합니다.
내일 성탄 대축일 밤 미사 때 쓸 땔감을 목왕리 골짜기에서 가져왔습니다. 양이 그리 많지 않아서
땔감이 아무래도 부족할 것 같습니다.
내일 밤 거센 추위를 2개의 화목 난로에만 의지하기에는 불안하여 라헬 자매님 댁의 대형 온풍기
를 잠시 대여 하기로 하였습니다.
내일은 두물머리에서 두 대의 미사가 봉헌됩니다. 오후 3시 미사와 저녁 8시 성탄 대축일 밤 미사
가 있습니다.
예수 성탄 대축일 밤 미사에 두물머리 농민들이 모두 함께 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기 예수
님 탄생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서로의 선택은 달라도 마음은 하나가 되어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수요일과 목요일이면 어김없이 두물머리를 찾아주시는 구리성당 할머님이 '어떻게 기도하면 저
사람들이 회개 할 수 있을 까요?' 하고 최재영 신부님께 물으셨습니다. 할머님의 질문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4대강 사업 중단과 팔당 유기농지 보존을 위한 310일, 삼 백 열번째 두물머리 생명평화 미사는 의정부교구 최재영 신부님의 집전으로 거행되었으며 구리성당, 덕소성당을 비롯한 열 한분의 교우들께서 대림 4주간 목요일, 삼백 열번째 두물머리 미사를 봉헌해 주셨습니다.
두물머리의 혼란함이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라는 시를 떠올리게 합니다.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합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최 재영 신부님 강론]
* 옮긴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