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사정이 악화된 카드사들이 신용공여 기간 단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수수료를 받는 현금서비스 결제기간은 길게, 수수료를 안받는 신용판매 결제기간은 짧게 운영하는 등 이원화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외환카드는 오는 23일부터 기존 23일~53일로 운영하던 신용판매 결제기간을 17일~48일로 단축 운영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금서비스 결제기간은 기존의 23일~53일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외환카드가 신용판매 결제기간을 단축함에 따라 신용판매 최단기간이 20일 이내로 운영되는 곳은 삼성, LG, 현대, 롯데 등 5개사로 늘어나게 됐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 결제기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신용판매 결제기간 단축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카드사 입장에서 자금회수가 빨라서 자금부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시불, 할부 등 신용판매의 경우 회원이 부담해야할 수수료가 전혀없기 때문에 결제기간을 길게 가져갈수록 회원은 유리한 반면 카드사는 자금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실제 외환카드의 경우 신용판매 대금결제기일을 5일 단축함에 따라 30~40억원의 자금부담 경감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반면 카드사들이 신용판매 결제기간을 단축하면서도 현금서비스 결제기간을 오히려 길게 유지하는 것은 현금서비스의 경우 이용일자별로 수수료가 부과되기 때문에 길게 가져갈 수록 수수료 수입이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따라서 카드사들은 신용판매의 결제기간을 단축하면서도 현금서비스 결제기간은 그대로 유지하거나 혹은 오히려 연장 운영하고 있다.
카드업계의 관계자는 “최근 카드사 경영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각종 서비스를 축소하는 등 수지구조를 맞추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따라서 이번 외환카드의 신용공여기간 단축도 기존 고객에게 제공하던 서비스 축소의 일환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신용판매 기간을 다른 카드사보다 길게 운영하고 있는 국민카드와 비씨카드는 경영상 위기상황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신용판매 결제기간 단축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현재는 신용판매대금 결제기일 단축을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지금보다 경영상황이 더욱 악화된다면 신용판매대금 결제기일 단축은 불가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