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교회에 관하여-16
제6절 참교회의 표지-6
2. 참된 교회의 표지-6
3) 권징의 성실한 실행-1
말씀 선포와 성례의 시행에 이은 참된 교회의 세 번째 표지는 권징을 성실히 실행하는 것입니다.
성경은 여러 곳에서 권징에 대해 분명하게 가르칩니다.
[롬 16:17] “형제들아, 내가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가 배운 교훈을 거슬러 분쟁을 일으키거나 거치게 하는 자들을 살피고 그들에게서 떠나라.”
[고전 11~13] “이제 내가 너희에게 쓴 것은 만일 어떤 형제라 일컫는 자가 음행하거나 탐욕을 부리거나 우상숭배를 하거나 모욕하거나 술 취하거나 속여 빼앗거든 사귀지도 말고 그런 자와는 함께 먹지도 말라 함이라. 밖에 있는 사람들을 판단하는 것이야 내게 무슨 상관이 있으리요마는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이야 너희가 판단하지 아니하랴. 밖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님이 심판하시려니와 이 악한 사람은 너희 중에서 내쫓으라.”
권징(=discipline)이라는 말은 일차적으로 성도들의 신앙 훈련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성도들의 신앙과 생활이 일치되기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성도들에게 합당치 않은 교리적, 윤리적 잘못들과 오류들은 교회에서 마땅히 책망되고 제거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성실한 신앙 훈련과 권징은 참된 교회의 표이며, 권징을 폐하는 교회는 참된 교회의 표지를 상실하는 것입니다.
이 권징에 대해서는 오늘날 한국교회 안에서 가장 말하기 힘든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민감하고 또한 성도에게 있어서나 목회자에게 있어서 서로 어려운 부분이기에 교회 안에서 언급을 잘 안 하고 회피하려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교인을 징계하면 그 교인이 교회에 남아있지 않고 떠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교회에서 교인의 잘못을 눈감아주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권징은 그렇게 서로에게 부담이 된다고 해서 침묵하거나 회피할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권징”에 대한 바른 이해와 정립은 그 교회가 참된 교회로 세워지며 자라가는가에 대한 중대한 표지가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한국교회에서 권징이 회피되거나 침묵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교회가 참된 교회의 모습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가. 개혁교회에서의 권징의 가치
사도들의 신앙을 이어받은 역사적인 개혁교회에서는 이 “권징”이 결코 침묵되거나 회피되지 않고 교회 가운데서 교회의 참모습을 드러내고 지키는 중요한 표지로 제시되었습니다. 특히 교회의 성도들을 죄악으로부터 보호하며 더욱 거룩함으로 자라가게 하기 위해서는 권징은 필수적인 수단입니다.
또한, 교회 가운데 이단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교회의 순수함을 지켜가는 데에도 이 권징은 가장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말씀과 성례와 함께 이 권징의 내용을 성도들에게 철저하게 가르치며 교회 가운데 세워 가고자 했던 것입니다.
또한, 성도들도 권징이 결코 불쾌하거나 부담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죄악에서 지키고 또한 거룩함으로 자라가게 하는 중요한 수단임을 알았기에 권징의 내용을 배웠으며, 교회의 권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권징의 질서를 지켰던 것입니다.
이와 같은 권징의 중요한 성격을 칼빈은 기독교강요에서 다음과 같이 정리해 주고 있습니다.
"권징을 싫어하고 말만 들어도 뒷걸음치는 사람들이 있으나 그런 사람들은 교회도 하나의 사회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조그마한 가족 같은 사회에서도 규율이 없이는 올바른 상태를 유지할 수 없다면 가장 질서가 정연해야 할 교회에서는 규율이 더욱더 필요하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구원의 교훈이 교회의 생명인 것 같이, 권징은 그 “근육”이며 이 근육에 의해서 몸의 지체들이 서로 결합되고 각각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권징을 폐지하거나 그 회복을 막으려고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고의로 하든지 또는 모르고 하든지 간에 결국 교회를 파괴하는 데 이바지하게 된다.
모든 사람이 각기 제멋대로 행동하게 버려둔다면 어떤 결과가 생길까?
교리를 전하기만 하고, 사적인 충고와 시정과 기타 보조 수단을 첨가해서 교리를 지탱하며 실천하게 하지 않는다면 각 사람이 제멋대로 행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권징은 그리스도의 교훈에 반대해서 날뛰는 사람들을 억제하며 길들이는 굴레와 같으며, 나태한 사람을 고무하는 채찍과 같고, 더 중한 타락에 빠진 사람들을 그리스도의 영의 온유함으로 부드럽게 징벌하는 아버지의 매와 같다. 그러므로 신자들을 제재하는 일에 관한 관심이나 수단이 없어서 교회를 위협하기 시작하는 무서운 재난이 인식될 때, 시정책이 요구된다. 그런데 그리스도께서 명령하시고 경건한 사람들이 항상 사용한 시정책은 이 권징뿐이다.“
칼빈의 이 글에서 우리는 중요한 내용을 발견하게 됩니다. 즉 권징은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부담되고 불쾌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신앙과 교회의 순수성을 세워 가는 “근육”과 같은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즉 성도 개개인에게 있어서나 교회 전체에 있어서 꼭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칼빈은 이것을 “굴레”, “채찍”, “아버지의 매”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권징을 “아버지의 매”라고 한 표현에서 우리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것은 오늘날 권징을 너무나 불쾌한 것으로 생각하는 한국교회의 정신 가운데 권징에 대한 성경적인 의미를 바르게 회복할 수 있는 중요한 표현입니다.
나. 권징에 관한 중요한 말씀들
[마 16:19]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하시고”
[고전 5:13] “밖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님이 심판하시려니와 이 악한 사람은 너희 중에서 내쫓으라.”
[딤전 1:20] “그 가운데 후메내오와 알렉산더가 있으니 내가 사탄에게 내준 것은 그들로 훈계를 받아 신성을 모독하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
[딛 3:10] “이단에 속한 사람을 한두 번 훈계한 후에 멀리하라.”
[고후 2:6,7] “이러한 사람은 많은 사람에게서 벌 받는 것이 마땅하도다. 그런즉 너희는 차라리 그를 용서하고 위로할 것이니 그가 너무 많은 근심에 잠길까 두려워하노라.”
[살전 5:14] “또 형제들아 너희를 권면하노니 게으른 자들을 권계하며 마음이 약한 자들을 권계하며 마음이 약한 자들을 격려하고 힘이 없는 자들을 붙들어 주며 모든 사람에게 오래 참으라.”
[딤전 5:20] “범죄한 자들을 모든 사람 앞에서 꾸짖어 나머지 사람들로 두려워하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