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자천하지대본"을 내세우던 시절 이야기겠지만 우리네 세시풍속중 으뜸이요 명절중 상명절인 정월달 대보름 날.
시절이 바뀌었으니 풍속 또한 바뀜은 당연지사겠지만 그래도 아직 내몸, 나의 피만큼은 옛것에 정이가고 마음 끌림은 어찌 할 수가없다.
분유깡통, 통조림 깡통에 못으로 구멍을 뚫고 철사줄을 메어 휘휘 돌리고 싶은 마음은 아직 여전하다.
짚새기를 나이수만큼 동여메고 달님 우러러 소원을 빌고 싶은 마음 또한 여전하다.
허나 마음뿐이지 실천으로 옮기긴 왠지 그렇고 그렇다.
예전 농가에서 정월을 '노달기'라 하여 휴식을 취하며 농사준비를 하는 시기다.
그리고 다양한 제례의식과 토정비결 등 점치기와 민속놀이가 행해지기도 했다.
지방마다 고을마다 각기 다소간 차이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대보름 전 날 자정을 전후로 풍요로운 생산과 마을의 평안을 축원하는 마을제사(동제:洞祭)를 모시기도 했다.
전남 해남군 도둑잡이굿, 전남 완도군 장보고당제, 전남 보성군 벌교갯제, 충남 연기군 전의 장승제, 전북 고창의 오거리 당산제, 경북 안동군 도산 부인당제, 경북 안동군 마령동별신제, 강원도 삼척군 원덕 남근제, 전북 김제시 마현 당제 등이 있다.
동해안의 신남마을에서는 동제로 남근제(男根祭)를 지네기도했다.
매년 정월 대보름과 음력 시월 초아흐레에 당제를 지내는 해신당이 있고 이 해신당을 오르는 길옆에는 나무를 깎아 만든 남근모양의 장승이 서있다.
결혼을 앞둔 젊은 처녀가 갯바위에서 미역을 따다 파도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으며 그 뒤 마을 사람들은 해신당을 짓고 남근(男根)을 깎아 바치며 처녀의 외로운 넋을 달랬다한다.
해신당 옆 향나무에는 남근목(男根木)들이 새끼줄에 묶여있다. 매해 정월대보름에는 ‘남근제’, '남근깎기 경연대회'가 열린다.
남근목은 고기잡이를 위하여 바다에 나가는 남정네들의 무사귀환과 풍어를 기원하고 남근석은 부귀다남, 즉 다산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장승은 질병 또는 악귀를 물리치고자 하는 마음이 담겼다면 솟대를 세우는 것은 남근석과 함께 다산과 풍년을 기원하는 뜻이 담긴 것이다.
이제와 무슨 다산을 꿈꾸겠는가.
이미 장성한 두 아들녀석이 있고 보면 다산은 불필요한 일일게다.
그저 화목과 평안함을 빌 뿐이다.
그러한 마음만으로 기원을 담아 원앙도 아니며 기러기는 더더욱 아니지만 오리라면 오리요 기러기 라면 기러기고 원앙이라면 원앙일 새를
나무토막을 잘라 다듬었다.
기축년 정월 대보름을 맞이 하면서....
어부도 아니고 고기잡이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지만 깍아놓은 남근목 강물에라도 띠워 꼬이고 꼬인 악운들을 물리치고 개운을 맞이하고픈 욕심이다.
어떤날 가끔은 참으로 부질없고 부질 없는 일이겠지만 푸닥거리라도 하고 싶을때가 있다.
뭔가 탁 막히고 뭔가에 짓눌린것 같은 마음이 들때면 말이다.
하기사 나무 토막을 깍고 강물에 띠워서 운이 트일것 같으면... 부질없는 짓이다.
그래도 장승도 만들어 세워야 겠다.
봄은 언제 오려나 했는데 봄이 코앞 같더니 요즘 날씨는 봄이다.
그래도 아직은 삽이 들어가지 않는다. 딱 8 Cm! 땅 껍질만 녹았다.
폭풍우 지나듯 한 차례 비를 퍼부으면 해토가 될 것이다.
그나마 땅껍질이 녹은 것은 딱 한 차례 30Cm의 강설이 내려서이다.
다른 지역은 먹을 물 조차도 없다 하는데 아직 지하수는 잘 나오니 다행이고 다행이다.
겨울도 무사히 넘긴듯 하니 이제 농사 준비를 위하여 기지개를 켤 일이다.
入春之節 아니던가!
정월력 농가월령가를 새기면서 말이다.
농가월령가 정월력
정월은 맹춘(孟春)이라 입춘(立春) 우수(雨水) 절기로다.
산중 간학(澗壑)①에 빙설은 남았으나 평교 광야에 운물(雲物)②이 변하도다.
어와 우리 성상 애민(愛民) 중농(重農) 하오시니 간측하신 권농 윤음 방곡(坊曲)에 반포하니 슬프다,
농부들아 아무리 무지한들 네몸 이해 고사(姑捨)하고③ 성의(聖儀)를 어길소냐 산전수답(山田水畓) 상반(相半)하여 힘대로 하오리라.
일년 흉풍은 측량하지 못하여도 인력이 극진하면 천재는 면하리니 제각각 근면하여 게을리 굴지 마라.
일년지계 재춘하니 범사(凡事)를 미리하라.
봄에 만일 실시하면 종년(終年) 일이 낭패되네.
농기(農器)④를 다스리고 농우(農牛)를 살펴 먹여 재거름 재워 놓고 한편으로 실어 내니 보리밭에 오줌치기 작년보다 힘써 하라.
늙은이 근력 없어 힘든 일은 못하여도 낮이면 이엉 엮고 밤이면 새끼 꼬아 때 맞게 집 이으면 큰 근심 덜리로다.
실과 나무 보굿⑤ 깎고 가지 사이 돌 끼우기 정조(正朝)날 미명시(未明時)⑥에 시험조로 하여 보자.
며느리 잊지 말고 소국주(小麴酒) 밑하여라⑦. 삼촌 백화시에 화전 일취(花前 一醉)⑧ 하여 보자.
상원(上元)날⑨ 달을 보아 수한(水旱)을 안다하니 노농(老農)의 징혐(徵驗)⑩이라 대강은 짐작느니.
정초에 세배함은 돈후한 풍속이라.
새 의복 떨쳐 입고 친척 인리(隣里) 서로 찾아 남녀노소 아동까지 삼삼오오 다닐 적에 와삭버석 울긋불긋 물색(物色)이 번화(繁華)하다.
사내아이 연날리기 계집아이 널뛰기요.윷놀아 내기하니 소년들 놀이로다.
사당(祠堂)에 세알(歲謁)하니 병탕에 주과로다.
움파⑪와 미나리를 무엄에 곁들이면 보기에 신선하여 오신채(五辛菜)⑫를 부러하랴.
보름날 약밥 제도 신라적 풍속이라. 묵은 산채 삶아 내니 육미(肉味)와 바꿀소냐.ㅇ
귀밝히는 약술이며 부스럼 삭는 생밤이라. 먼저 불러 더위팔기⑬ 달맞이 횃불 켜기 흘러 오는 풍속이요 아이들 놀이로다.
출처 : 농촌진흥청
첫댓글 여자아이라고 쥐불놀이 하면 안된다고 해서 구경만 했었는데 보기만 해도 참 재미있어 보이더라구요~! 지금 같으면 못하게 해도 해 볼것 같은데...^ ^
농촌에 젊은이들이 없으니 지금은 볼거리도 없는 형편이지요.마을 공동체 의식을 함양 하기 위해서도 다시 부활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행사를 하다보면 크고작은 사고가 따를 수 있는데 너무 사고에 대하여 걱정을 하다보니 단체 행사가 줄고 있기도 하구요.아이들과 함께 눈싸움 하듯이 한 번 해 보시는것은 어떠하실지요. ^^
아무리 생각해도 불놀이는 유치원 아이들에겐 무리인듯 합니다. 화왕산 화재를 보니 더욱 겁나고 저희 동네에서도 오래전 꼬마들의 불놀이가 짚더미를 태워 보상 문제로 동네간에 입씨름도 있었고 집을 몽땅 태운 녀석들도 있었기에 겁이 납니다. 단지 제가 살 살 해 보고 싶은거죠~! ㅎㅎㅎ
요즘 세월이 수상해서 일까요? 경제가 어려워 지니 마음 만이라도 나누고 싶어서 일까요? 오히려 보름날 행사가 더 다양하고 적극적이 되었는데 민관이 힘을 합치는 모습이더라구요 ㅎㅎㅎ.
대부분의 축제는 보여주는것 위주이나 정월 대보름 행사만큼은 최소한 척사대회를 하며 참여하는 축제로서 명맥을 이어왔습니다.대부분 마을 단위였지요. 지방자치화 되면서 점차 시,군민 참여 축제로 확대되고 그것을 볼거리로 도시민에게 제공하여 자치단체의 홍보 효과에 이용하고있습니다. 또 선거운동이 점차 투명화 되면서 그만큼 정치인이 자신을 알릴 홍보 수단이 줄어들자 축제를 빙자한 홍보를 하는 이유도 있구요. 어쨌든 도랑치고 가재를 잡던말던 긍정적 현상입니다.
그 긍정의 힘이 넘쳐서 화왕산 화재같은 불운이 함께 하니 안타까운 일 입니다. 도대체 불상사를 예측하고 대비하지 않는 여유로움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그동안 아무일 없었으니 괜찮겠지 하는 안일함, 대충 적당히의 적당주의, 행사 참여자의 안하무인격 내가 누군대에서 오는 삐뚤어진 관람문화와 무질서함, 등등 우리네 의식 수준의 저질화 등이 원인 이라면 원인일듯. 당시 상황을 알수는 없으나 사진 하시는분들이 참화를 당했다고 하는것 같은데... 포토라인을 지키지 않아서 생긴 일은 아닐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