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 어필 한글 편지첩 원본
조선의 22대 정조대왕(재위기간 1776년~1800년)의 한글 편지가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최초로 공개되었다.
"정조 어필 한글 편지첩"은 정조 임금이 쓴 16건의 문서로 이루어진 첩이다. 이중 2건은 정조 임금이 원손일때 쓴 한문 필적이고, 나머지 14건은 큰외숙모인 여흥 민씨에게 보낸 한글 편지이다. 정조 임금이 원손 혹은 세손 시절부터 재위 시절에 쓴 것까지가 포함되어 있어, 성장 과정에 따른 정조 임금의 한글 필체 변화도 였볼 수 있는 귀한 자료이다.
이번에 공개된 편지첩은 "정조 어필 한글 편지첩"에 아홉번째로 실려 있는 자료로 정조 임금이 재위시절에 외숙모인 여흥 민씨에게 보낸 한글 편지이다. 편지를 한데 모아 첩으로 만들다보니 편지 봉투와 편지지, 편지와 함께 보낸 물건의 목록(物目)을 편지의 가에 붙인 흔적을 볼 수 있다.
편지 봉투에는 '국동 홍 참판 댁 전납 근봉'이라고 적혀 있는데, 여기서 '홍 참판,은 정조 임금의 외숙부인 홍낙인(洪樂仁, 1729~1777)을 말하며 '국동'은 오늘날의 안국동(安國洞)을 말한다. '근봉'은 '삼가 봉한다'라는 뜻으로 편지 봉투를 봉한 자리에 흔히 쓰는 말이다. 편지의 본문에는 섣달 추위에 외숙모의 안부를 묻는 내용과 부족하나마 새해 선물 몇 가지를 보내니 잘 받으시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편지 말미에 적힌 '계축 납월 념일'을 통해 이 편지가 1793년(정조 18) 12월 20일에 쓰였음을 알 수 있다.
편지와 합께 보낸 물목에는 '인삼, 쌀, 솜, 전복, 광어, 생대구, 청어, 꿩, 곶감, 새우알, 꿀' 등을 각각 얼마씩 보냄을 적었다. "정조 어필 한글 편지첩"에 실린 재위 시절의 편지는 모두 8건인데, 이중 12월에 보낸 1건에는 모두 물목 단자가 딸려 있다. 정조 임금이 해마다 외숙모에게 새해 선물을 보냈음을 짐작할 수 있다.(이상 국립한글박물관 자료 참고)
이번에 공개한 한글 편지첩에서 보듯이 정조 임금의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으며, 특히 조선후기 왕실 편지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어 국어사 연구 사료로서도 가치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한글박물관 가시는길-지하철 4호선 이촌역 2번 출구 약400m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