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유명 셰프들이 한국의 사찰 음식을 공부하고 있다.
12년째 사찰 음식을 공부한다는 미국의 미쉐린 셰프 에릭 리퍼트가 신문에 소개됐다.
“사찰 음식엔 인내, 겸손 담겨 있어.... 요리는 화려할수록 정체성 잃게 돼”라는 코멘트가 달렸다.
미국·유럽 왕족이나 상류층이 사찰 음식을 맛보러 많이 다녀가는 사찰이 서울 은평구 진관사(津寬寺)다.
K푸드의 중심에는 사찰 음식이 있다. 그 홍보대사 역할을 진관사가 하고 있다.
진관사는 서울 사고사찰(四固寺刹) 가운데 하나다.
동쪽에는 불암사, 서쪽에는 진관사, 남쪽에는 삼막사, 북쪽에는 승가사가 자리 잡았다.
진관사 풍수를 보면 백호맥의 끝에 단단한 바위가 뭉쳐 있어서
터의 기운을 감싸안는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한다.
백호의 발톱이 튼튼한 셈이다.
청룡맥은 남자, 백호맥은 여자를 상징하는데
백호등(맥)이 잘생겨서 그런지 사찰 음식 명장인 여자 스님(계호 스님)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다.
바이든이 부통령 시절인 2015년에 한국을 방문했는데,
질 바이든 여사가 서울에 오자마자 수행원들에게 진관사부터 가보자고 한 일화도 있다.
백악관 부주방장인 샘 카스로부터
“한국에 가거든 진관사 음식을 한번 맛보세요”라는 조언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사찰 음식이 뜨게 된 역사도 흥미롭다.
1940~1950년대 유럽의 학자들이 인도에 가서 동양 사상을 연구하다가 불교에 주목했다.
그러다 인도 불교가 동남아로 뻗어간 사실을 알게 되었고, 결국 한국에까지 전파된 것을 알았다.
1980년대부터 서구 학자들이 한국 불교 사찰을 돌아다니며 절에서 숙박도 해보고, 밥도 먹었다.
발우공양이라는 것도 있고, 음식이 전부 채식이라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시래기국, 나물 요리, 채소 김치 등등.
여기에 된장·고추장·간장이라는 발효 음식이 옹기에 담겨 있는 모습을 보았다.
사찰 음식은 방부제를 쓰지 않고 육식이 아니며, 냉동 음식이 아니라는 점에 집중했다.
시래기국과 나물에 무슨 방부제를 쓰고 냉동 보관했겠는가!
방부제와 냉동 음식, 육식 위주 식단은 서양 음식의 약점이었던 것이다.
이후 2000년대 초반부터 서양 학술지에 사찰 음식의 우수성이 데이터로 발표됐고,
그 데이터를 보고 유명 셰프들이 한국 사찰을 찾아왔다.
유명 셰프들의 추천을 받고 벨기에 여왕, 태국 공주, 부탄 공주, 리처드 기어 같은 할리우드 배우 등
유럽 유명 인사들이 진관사를 찾았다.
계호 스님을 비롯한 여자 스님들이 사찰 음식을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