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에서
일출을 본다고 하면 사람들은 웃고 말 거다.
하지만 당진의 끝에 위치한 왜목마을에서 상식은
여지없이 깨져 버린다.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이라는 영화도 있지만 서해의
왜목마을에서는 해가 뜬다. 그것도 아주 멋진
일출을 연출한다.
왜목마을을
찾아가는 길은 두 가지다. 경부고속도로나
내륙의 국도를 이용하거나 서해안 고속 도로를
따라 가는 것. 굳이 추천하자면 후자를 권하고
싶다. 바다를 바라보며 달리는 기분은 아는
이만이 아는 행복이기 때문.
오지를
찾아 떠나는 트래킹이 유행이라서 그런지 서해에서
보는 일출이 소문나서인지 최근에는 이곳 왜목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여행객이 늘어나면
위락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당연지사. 회집이
들어서고 멋진 카페가 들어섰다. 왜목마을
입구에 ‘해뜨는 마을’이라는 표지가 큼지막하게
들어서고 도로가 개선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오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사람들은 왜목마을을
잘 모르기 때문에 한가로운 휴가를 보내고
싶다거나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권하고 싶은 여행지다.
왜목마을을
찾았다면 일출을 보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숙소는 가장 가까운 곳을 잡는 것이 좋다.
여행지에 온 설레임에 잠이 안 올 수도 있지만
왜목마을에서만큼은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게
좋다. 새벽녘 아직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나
마음의 준비를 한다. 그리고 가슴 벅찬 일출을
맞이한다. 왜목마을에서의 일출은 동해의 일출을
능가한다. 검은 하늘이 점점 붉게 물들다가
단풍 빛 물결 위로 고개를 살짝 내미는 것이
짜릿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이렇듯
서해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것은 이곳 왜목마을이
동쪽으로 수평선을 이룰 만큼 내륙 지역과
떨어져 있기 때문. 정확히 동해에서 해가 뜬
뒤 5분 만에 일어나는 일출이다.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다정스레 어깨동무를 한 연인에게
이러한 연유를 설명하며 유식한 척한다면 그날의
데이트는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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