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그날을 생각하곤 합니다.
2018년 7월 12일, 10년 전 즈음에 독일 뮌헨 Munchen 에서 시작된 체한듯한 복통 증상이 그 며칠도 반복되다가 평소와는 달리 심한 복통에 시달렸습니다. 그러다 서 장로님(대구 수성편한한의원장)의 진단 및 권유로 동산의료원 응급실을 찾은 건 늦은 오후였습니다.
처음엔 저를 대수롭지 않은 환자로 여기다가 CT 촬영을 마친 후 갑자기 중환자 침대로 옮기더니 주위가 바빠졌습니다.
담당 의사가 제게 담낭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해서 마침 어릴 때부터 교회에서 함께 자란 좋은 형님이신 강구정 장로님(동산의료원 일반외과 교수, 간담낭췌장 분야 한국 권위자)께 연락드리니 퇴근 준비하다가 깜짝 놀라며 달려와 주었고 제 상태를 보더니 이내 외과 스텝들에게 응급수술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후 퇴근도 마다하고 제 수술을 직접 맡아주셨습니다. 그게 10분 사이에 일어난 신속한 일이었습니다.
개복(開腹)을 하면 두 시간도 안 걸릴 수술을 복강경으로 네 시간도 더 되는 긴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수술을 집도해 주셨습니다. 수술을 마치고 병실로 올라온 제게 곁에서 수술을 도왔던 외과 스텝 한 분이 대단히 진지하게 얘기를 전해주었습니다.
"선생님, 만약에 24시간만 더 늦게 오셨으면 99% 사망하셨을 것입니다. 패혈증이 오기 직전이었으니까요. 담낭이 괴사상태로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강교수님께서 이만큼 정성껏 수술을 집도하신 것을 이제껏 보지 못했습니다.“
응급수술을 집도해 주신 강구정 형께서 다음날 병실을 찾아와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선교사님, 아직 할 일도 많고 사모님도 젊고 노엘이도 어리니 더 건강하라고 최선을 다해서 수술했고 또 몸속에 가득하던 염증도 수차례 깨끗하게 씻어내었으니 이젠 좀 정신 차려서 자기 몸을 돌보도록 해."
그날 만약 천국으로 갔었어도 저는 주님 품으로 돌아가니 더 감사한 일이겠으나 하나님께서 더 늦기 전에 서 장로님을 통해 제 몸의 심각한 상태를 발견하게 하셨고 퇴근 전의 강구정 장로님을 붙드셔서 제 몸을 고쳐주신 것은 하나님께서 뜻이 계셔서 그러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를 데려가실 수도 있었으나 아직은 시키실 일이 있으신 것입니다. 그 자체가 제겐 무한한 영광이요 복된 일입니다.
그 후 7년여의 세월이 순식간에 흘러가고 있고 그 사이에 제 어여쁜 아들 노엘은 만 12살에 독일 프라이부르크 음대 피아노과 영재학교에 최고의 성적으로 입학하였고 또 저는 많은 천국의 글들을 쓰고 있고 몇몇 훌륭한 책을 편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제 아내의 소중한 대학 학창시절 친구를 만나 멋진 하나님의 교회(밀양시 단장면 태동교회)를 만나게 된 것입니다.
사람의 죽고 사는 것은 하나님의 주권에 달려있습니다. 그러니 이 땅에서의 여러 할 일을 위하여 제 육신의 생명을 연장시켜 주심에 하나님의 뜻이 계심을 알고 그 뜻을 이루려고 오늘 하루를, 그리고 내일을 성실하게 살아가려고 하나님 앞에 경건히 서 있기를 간구드리고 있습니다.
2025. 11. 14.
독일 프라이부르크 음대 로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