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의 '와일드씽' 엄정욱이 18일 삼성과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방어율 '0'의 행진을 이어갔다.
등판할 때마다 150㎞ 이상의 구속을 기록했던 엄정욱의 직구 최고 스피드는 쌀쌀한 날씨 탓에 148㎞에 머물렀지만 삼성 타선을 옭아매는데는 그 정도로도 충분했다. 싱싱하게 살아움직이는 볼끝의 위력을 과시하며 5이닝 무실점으로 버텼다. 2개의 안타와 2개의 4구를 내줬고, 삼진은 무려 8개나 잡았다. 5회에 첫 타자 박한이에게 우월 2루타를 허용하며 한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현재윤과 손주인, 이영욱을 각각 삼진, 유격수 플라이,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의기양양하게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엄정욱은 "날씨가 추워서 3회쯤부터 어깨가 살짝 뭉쳤지만 전체적으로 변화구의 제구력에 만족한다. 슬라이더가 잘 들어갔다. 체인지업의 제구만 잘 되면 투수로서 한 단계 올라설 수 있을 것 같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시범경기의 성적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정규시즌 때 잘 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엄정욱의 상승세는 시즌 초반 마운드 운용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SK에는 가물에 단비같은 소식이다. 당초 오른손 중간계투 요원으로 주목받았지만 이제는 구멍난 선발진의 한 자리를 메워줄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바야흐로 엄정욱의 성공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박현진기자 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