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전도단, 안녕하세요.
저는 경북북부3교도소에서 생활 중인 지ㅇㅂ입니다. 십자가전도단과 함께 지난 찬양예배를 드릴 적에 뵙고, 이제야 펜을 잡습니다.
먼저 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저는 사회에서 음악을 전공하던 학생이었습니다. 주변에 기독교 신자도 없거니와 공부하랴, 친구들 만나랴 22년을 믿음 없이 살아가던 저였습니다. 그러던 저에게 이곳에 들어오게 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저는 처음으로 ‘신’이라는 존재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도 괴로웠습니다. 피해자분께 드는 죄송함과 내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줬다는 자책과 후회, 그리고 수사기관의 사법적 절차를 통한 고도의 질책, 모두 난생 처음 겪는 일이었기에 더 괴로웠습니다.
괴로움을 조금이라도 떨치고자 매일 밤 집주변을 방황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집근처 부천 ㅅㅈ교회의 벤치를 찾게 되어 그 벤치에 자주 앉았습니다. 정말 편안한 장소였기에 자주 갔었고 하나님이 누구신지, 기도가 어떻게 하는 것인지 몰라도 그곳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드렸습니다. 정말 마음이 편해지고 좋아서 조금 더 알고 싶고, 조금 더 믿고 싶어 아침에 교회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문득 제 마음속에 ‘평생을 믿지 않다가 힘들고 괴로운 일이 생기니 믿는다는 건 너무 이기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 그땐 하나님을 하나도 몰라, ‘저런 생각에 하나님이 나를 괘씸하게 생각하시면 어쩌지...’ 이같은 고민에 빠져 있었습니다.
아울러 죄를 저지르고 조사와 재판을 받던 저였기에 교회가 저를 반기지 않을까 하는 혼자만의 고민에 빠져 괴로워하던 21년 7월, 저에겐 징역 7년이라는 벌이 내려졌고, 때맞춰 확산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정말 괴로운 수감생활을 하던 중 지난 4월 이곳 3교에 와서 처음 종교행사에 나갔습니다. 처음에는 성경도 없고 아는 것도 없어 조금 어려웠지만 매주 열심히 참석하다보니 말씀도 들리고 성경책도 생겨 찬양도 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십자가전도단과 함께 찬양예배를 드리게 되어 너무 큰 즐거움이자 감사함이었습니다. 프로젝트로 띄워진 악보, 수준급의 찬양을 함께 해 주신 찬양단원 분들, 그리고 건반을 통해 더욱 생생하고 신나는 찬양을 도와주신 찬양단원님, 정말 이렇게 찬양을 해 본 건 처음이었습니다. 음악을 배우며 수많은 곡들을 연주하고 공부했던 저였지만, 찬송만큼 행복한 음악을 해 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닫게 해주신 찬양예배였습니다. 이런 찬양을 할 수 있게 도와주신 십자가전도단에 정말 감사드리고, 모든 일들을 주관해주신 하나님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더 믿고 더 알고 싶습니다. 저 같은 못난 사람도 버리지 않으시고 사랑해주신다니 정말 눈물이 나고 제가 의지할 곳이 오직 하나님뿐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서신으로 교류하며 더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궁금한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먼저 ‘자매결연자’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지난 찬양예배 이후 불렀던 찬송을 방에 돌아와 성경에서 찾아보았는데 348장, 180장 정도밖에 찾질 못했습니다. 혹시 제가 찾지 못한 악보들이 성경에 없는 것이 있다면 악보를 부탁드릴 수 있을지... 조심스레 여쭈어봅니다.
마지막으로 이곳에 들어온 이후로 제 또래 친구들과의 소통이 사라졌습니다. 친구들과의 연락도 불가능하고 함께 생활하시는 분들도 삼촌 벌들이십니다. 그래서 염치없지만 혹여 신앙이 있는 친구와 서신으로 소통이 가능할지 부탁드려봅니다. 남자든 여자든 상관이 없습니다. 그저 제 또래의 신앙을 가진 친구들은 어떤 생각을 할지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은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입니다. 물론 현재의 제 상황이 거부감을 주는 상황임은 잘 압니다만, 염치 불구하고 부탁드립니다.
두서없고 엉망인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어려운 상황 소에 늘 건강하시며 행복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경북북부3성 지ㅇㅂ 형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