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교회에 관하여-17
제6절 참교회의 표지-7
2. 참된 교회의 표지-7
3) 권징의 성실한 실행-2
다. 신앙고백서에 언급된 권징
이처럼 교회와 사역자를 통한 권징은 오직 성경으로부터 그 기원을 찾고 있습니다. 장로교 정치원리를 세우는데 지대한 공헌을 끼친바 있는 월터 트래버스는 권징이 시행되는 원칙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월터 트레비스는 청교도 신학자로서, 옥스퍼드 대학에서 공부하고 1585년 런던의 템플교회의 주임사제로 취임했습니다.
“교회의 권징은 인간의 규정이나 환상으로부터 그려져서는 안 되고, 오랫동안 모든 것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개혁된 그런 교회 안에서 그 순수성과 신실성이 보존되었던 대로,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그려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월터 트래버스의 정신은 이후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정치 모범 작성에 그대로 반영되었습니다. 즉 권징은 하나님께서 내신 교회의 은혜의 방편이니까 그 시행 과정과 절차 또한 하나님의 말씀에 합당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개혁자들이 권징의 원리를 오직 성경에서 찾으려고 했던 것은 한편으로는 당시 로마 가톨릭의 부패로부터 교회를 지키려는 거룩한 염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6세기 당시의 로마 가톨릭교회 안에도 교회 정치가 있었지만, 그 모든 것은 하나님의 말씀으로부터 취해진 것이 아니라 교황의 규범과 전통의 규례와 교회 회의의 결정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가톨릭의 정치는 현재에도 내용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의 순수한 기초로부터 떠나있는 교회 정치는 교회와 성도를 감금하고 속박하게 되는 원인이 되었고 결국 말씀 이외의 다른 것이 가톨릭교회의 주요 관심사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로마가톨릭에 관한 부분은 개혁교회의 입장에서 본 것이니까 가톨릭교회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역사적인 개혁교회에서는 오직 성경의 원리에 따라 교회 정치를 체계화하는 일에 관심을 가졌고, 성경에 충실한 신앙고백의 형태로 제정함으로써 이 부분에 관해 더는 쓸데없는 망상과 논의에 빠지지 않도록 하였던 것입니다.
권징에 관해 개혁교회가 어떻게 이해하고 있으며, 또 어떻게 존중해 왔는지를 여러 신앙고백의 내용을 통해서 살펴보겠습니다.
a. 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 제18조
“하나님의 참된 교회의 표지는 하나님의 말씀의 참된 설교라고 우리는 고백하며 확신한다. 선지자들과 사도들의 책이 진술하듯이 하나님은 자기 말씀 가운데서 자신을 계시하신 것이다. 둘째는 그리스도 예수의 성례전의 올바른 집행이다. 이것으로 사람이 하나님의 말씀과 약속에 결합하여서 마음에 그것을 새기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교회의 훈련이 올바로 시행되며 하나님의 말씀의 규정으로 악덕이 억제되고 선행이 육성되는 것이다.”
b. 벨직신앙고백서 29장
“참 교회의 하나 됨은 반드시 구별되어야 한다. 참 교회임을 알 수 있는 몇 가지 사실은 다음과 같다. 만일 복음의 순수한 교리가 전파되고, 그리스도에 의해 세워진 성례가 순수하게 이행되며, 교회의 가르침으로 인해 죄를 징벌하는 일이 일어난다면 이는 참 교회에 속한다.”
c.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30장, 교회의 권징
① 교회의 왕이요 머리이신 주 예수께서는 세속의 위정자와는 구별된 교회 직원들의 손에 교회의 정치(권징)를 제정해 주셨다
② 이 직원들에게는 천국의 열쇠가 맡겨져 있다. 이 열쇠의 힘으로 그들은 말씀과 권징을 사용하여 죄를 보류시키기도 하고 용서하기도 하며, 회개하지 않는 자에게는 천국 문을 닫기도 하고 회개하는 죄인들에게는 복음을 전해주며, 때에 따라 권징을 사면해 줌으로써 천국문을 열어 주는 권세를 가지고 있다.
③ 교회의 권징이 필요한 것은 범죄한 형제들을 교정(矯正)하고 잃어버리지 않기 위함이요, 다른 사람들이 그 같은 범죄를 범하지 않도록 막기 위함이요, 전체 덩어리를 오염시킬지도 모르는 누룩을 깨끗이 제거하기 위함이요, 그리스도의 명예와 복음에 대한 거룩한 고백을 옹호하기 위함이요, 하나님의 진노를 미연에 막기 위함이다. 그런데 그리스도의 언약과 그 언약의 인치심이 악명 높고 완악한 범죄자들에 의하여 더럽혀지는 것을 신자들이 묵인하는 경우, 하나님의 진노가 교회에 당연히 임하게 된다.
④ 이러한 목적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교회의 직원들은 당사자의 범죄와 과실의 성격에 따라서 권계, 일시적인 수찬 정지, 그리고 교회에서 제명할 수가 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는 우리에게 권징에 대한 의미를 더욱 정확하게 정리해 주고 있습니다.
우선 중요하게 제시되는 것은 “교회의 왕이요 머리이신 주 예수께서는 교회 직원들의 손에 교회의 정치(권징)를 제정해 주셨다”라는 것입니다. 즉 권징의 질서는 인간들이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서 마음대로 만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친히 교회 가운데 선물로 주신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소중하게 간직되고 바르게 사용돼야 합니다.
그리고 이 권징의 기초는 하나님께서 친히 주신 것이기 때문에 인간의 생각이나 법칙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해 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즉 “천국의 열쇠”(마16:19)가 맡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천국의 열쇠가 말씀(성경)입니다. 따라서 모든 권징의 질서와 방식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처럼 권징이 오직 말씀에 기초해야 함을 칼빈은 기독교강요 4.11.1에서 다음과 같이 정리해 주고 있습니다.
“열쇠의 권한은 복음 선포에 불과하며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권한이라기보다 심부름이라고 단정한다. 이는 그리스도께서 실제로 이 권한을 사람들에게 주시지 않고 그의 말씀에 주셨으며, 사람들은 그 말씀을 전하는 심부름꾼으로 삼으셨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권징의 중요한 목적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먼저는 범죄를 막아주고 또한 범죄한 형제들을 바로 잡아서 회복시켜 주기 위함입니다. 즉 권징은 결코 불쾌하고 부담되는 것이 아니라 죄를 범하는 것을 막아주고 또한 회복시켜 주는 중요한 은혜의 수단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의 명예와 복음에 대한 거룩한 고백이 바로 이 권징을 통해서 지켜져 가고 보존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권징의 질서는 교회 가운데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내용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제시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언약과 그 언약의 인치심을 악명 높고 완악한 범죄자들에 의하여 더럽혀지는 것을 신자들이 묵인하는 경우, 하나님의 진노가 교회에 당연히 임하게 된다”라는 고백입니다. 즉 이처럼 중요한 권징의 질서를 바로 세우지 못하고 등한시했을 때 교회는 하나님의 무서운 진노 가운데 있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고백입니다. 즉 권징의 질서를 교회 가운데서 바르게 세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분명하게 깨달을 수 있는 중요한 고백입니다.
이런 정신은 “그가 그 자식을 몰렉에게 주는 것을 그 지방 사람이 못 본 체하고 그를 죽이지 아니하면, 내가 그 사람과 그 권속에게 진노하여 그와 무릇 그를 본받아 몰렉을 음란히 섬기는 모든 사람을 그 백성 중에서 끊으리라”라는 [레 20:4~5]의 말씀에서 나오는 정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