尙友__________________________
48. 존중하는 벗 배길과 충북대 명예교수
좋은 벗은 인격의 교류와 진실의 교감을 근본으로 삼는다. 공자의 제자 증자는 ‘군자는 학문으로서 벗을 만나고, 벗으로서 어짐(仁)을 기른다’라는 말을 남겼다「논어」. 학문으로 벗을 사귀면 그 지혜가 밝아지고, 그 벗의 선함을 따라서 어짊을 기르면 심신의 덕이 날마다 더해질 것이다.
人師難遇(인사난우), 인품이 훌륭한 스승은 만나기 어렵다「자치통감」. 현실에서 학문과 인품이 뛰어나고 덕행이 남의 모범이 될 만한 스승이나 벗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문자가 생긴 이래 수천 년 聖賢(성현)들이 깨달은 진리와 지혜를 수록한 고전 속에서 그들 성인 현철을 스승 삼고 벗 삼아 내 인격을 닦을 수 있다.
맹자는 오래 된 옛 책을 읽고 천하의 성인 현철을 벗 삼는 것을 尙友(상우)라고 하셨다「맹자」. 尙友란 존중하는 벗이라는 뜻으로 인격 수양을 위해서 옛 책 속에 있는 성현을 벗으로 삼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옛 책 속에 있는 역사적인 인물을 벗 삼고, 현실에서 만난 선한 사람을 벗 삼고, 자기 자신의 내면세계를 벗 삼아 스스로를 닦으면 그 인격이 날로 향상될 것이다.
길이 멀어야 말(馬)의 힘을 알 수 있고, 날이 오래야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명심보감」. 책도 그와 같아서 오랜 세월을 꾸준히 읽혀온 동서양의 경전이나 고전이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전이나 고전은 진리와 지혜를 바탕으로 하는 성현들의 철학과 사상을 수록한 책으로 수백 수천 년을 읽혀온 스테디 셀러이다. 인격 수양에는 수시로 바뀌는 베스트 셀러보다 옛부터 꾸준히 읽혀온 스테디 셀러가 제격이다. 고전은 시간적으로 낡은 책이지만 그 속에 변함없는 진리와 지혜가 있기 때문에 읽을 때마다 새로운 감동과 깨침의 세계가 열리는 신선한 책이다. 그래서 고전의 향기는 오래 묵은 포도주처럼 우리의 혼을 취하게 한다고 한다.
고전은 언제나 현실적이다. 오래된 고전일수록 신선한 감동을 주는 것은 그 속에 영원히 변치 않는 진리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고전을 탐독하면서 진리의 말씀을 듣고 지혜의 눈을 뜨고 인생의 길을 찾는다. 맹자는 聖人 百世之師(성인 백세지사), 성인은 백세의 스승이라고 하셨다「맹자」. 우리는 동서양의 고전 속에서 역사적인 인물을 스승 삼고 벗 삼아 배우면서 스스로의 정신세계를 확대시키고, 그 인격을 심화시키는 자기 성취의 길을 찾는다. 「사기」에 이런 말이 있다. ‘쇠파리도 천리마 꼬리에 붙으면 천리를 간다.’ 사람이 좋은 사람을 만나면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유능한 지도자는 바르게 충고해주는 훌륭한 스승이 있고, 허심탄회하게 상의할 수 있는 막역한 벗이 있고, 거침없이 직언하는 충직한 부하가 있어야 한다. 조선 시대 뛰어난 정치가로 이름난 황희 정승에게 좋은 정치의 비결을 물었더니 그는 내 머리맡에 「논어」 한 권이 있다. 그 책 속에 다 있고 그 책 속에서 다 나온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논어」는 공자와 그 제자들의 철학과 사상과 인품과 행적을 수록한 유교 제일의 경전이다. 황희 정승의 대답에서 그는 공자와 그 제자들을 때로는 훌륭한 정치를 배우는 스승으로 삼고, 때로는 좋은 정치를 논하는 벗으로 삼고, 때로는 현실 정치를 직언하는 부하로 삼아 뛰어난 정치를 구현했던 지혜를 읽을 수 있다.
첫댓글 쇠파리도 천리마 꼬리에 붙으면 천리를 간다.’ 사람이 좋은 사람을 만나면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유능한 지도자는 바르게 충고해주는 훌륭한 스승이 있고, 허심탄회하게 상의할 수 있는 막역한 벗이 있고, 거침없이 직언하는 충직한 부하가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