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본류가 귀미리(龜尾里)에서 원점회귀하는 ‘무명4봉(신감산·구봉산·푯대봉·뒷맥산)’을 가는 날 나는 또다른 고민을 하게 된다.
늘 그러하듯 지형도를 확인해보니 아니나다를까 무명의 4봉우리는 ‘듣보잡산’이다.
블로그의 키워드(key word)도 마땅치 않아 ‘서산서원’이 있는 ‘원리회관’을 기종점으로 ‘향로산·갈매봉·295산불초소’를 돌기로 하였다.
산행의 주제는 아무래도 ‘목은 이색’을 배향한 ‘서산서원’이다.
이렇게 되자 우리 ‘삼친구(山親舊)’들은 뿔뿔이 각개전투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았다.
셋이서 발걸음을 맞추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조금씩 개성이 달라 ‘구구팔팔일만봉’ 권형님은 봉따묵기 버전이고, ‘한덤’님은 폭염에 안전주의자이기 때문.
따라서 권형님은 ‘무명4봉’일 테고, ‘한덤’님은 버스 이동경로를 바꿔가며 산길 뚜렷해 뵈는 ‘달봉산’을 간다고 한다.
이럴 땐 누군가 양보를 해야만 되는데, 고맙게도 두 분 형님이 슬며시 양보를 해준다.
‘소호헌’이 있는 ‘소호리’에서 ‘미천(眉川)’을 건너면 쉽게 ‘서산서원’에 접근할 것이나 강폭이 넓어 다리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일직면사무소에서 하차한 뒤 미천을 따라 걷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산길을 걸으면서 떠오른 여러 잡상(雜想)들을 정리하여 작명(?)도 마다하지 않았다.
‘무명유실(無名有實)’의 봉우리에다 나름의 근거를 찾아 이름을 불러 주기로 한 것.
‘향로봉(香爐峰 △327.1m)’은 전국에 걸쳐 흔한 이름이나 또다른 각도에서 살펴 보았다.
서산서원 숭덕사에 앉아 고개를 들면 마주 보이는 산이 향로봉이다.
배례(拜禮)를 하기 위해선 향로(香爐)에 불을 피워야 했으니 자연스럽게 향로봉이란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으리라.
그런데 마을에서 올려다 보면 향로봉 우측으로 더 높은 봉우리가 솟아 있는 게 보인다.
품위(?)도 있고, 풍체(?)도 당당한 이 봉우리를 ‘향로상봉(香爐上峰 353m)’이라 불렀다.
‘갈매봉(268.5m)’은 향로봉과 상봉을 지나 고개(임도) 너머에 있다.
‘갈매봉’은 전국에 걸쳐 흔한 이름으로 ‘푸르고 높은 산봉우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민요나 육자배기조, 모심는 소리에서 ‘갈미봉’이나 ‘갈매봉’으로 많이 등장한다.
갈매봉을 오르자 도토리키재기하듯 ‘1봉·2봉·3봉’이 나란히 솟아 있어 ‘갈매1봉’과 ‘갈매2봉’으로 불렀다.
물론 제일 높은 3봉이 ‘갈매봉’이다.
다시 아스팔트(안평일직길)를 지나 올라서는 봉우리가 산불초소가 있는 ‘△295m봉’이다.
여기에서 ‘서산서원(西山書院)’이란 이름의 어원을 헤아려 보았다.
‘서산(西山)’은 어느산을 지칭하는가?
나는 서원 서북쪽 일망무제(一望無際)로 솟은 이 봉우리에다 감히 ‘서산(西山)’이란 이름을 달아 주었더니 ‘유명유실(有名有實)’한 산이 되었다.
‘원리(院里)·원동(院洞)’이란 마을이름도 서원이 있어 불려지는 이름이니 오늘의 주제는 ‘서산서원’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코스:원리회관-임도-능선진입-향로봉-향로상봉(약353)-헬기장-고개(임도)-갈매1봉·2봉-갈매봉(U턴)-임도-아스팔트-임도-서산(295m 산불초소)-잇단무덤-안부-임도-원리회관
안동군 일직면 소호리엔 '소호헌(보물 제475호)'이 있고, 아동문학가 권정생 문학관과 몽실마을이 있다.
또 남안동나들목에서 내려오면 '조탑동5층석탑(보물 제 57호)', 북의성나들목을 내려오면 '의성 관덕동 삼층석탑(보물 제 188호)이 있다.
조금 확대해본 지형도.
일직면행정복지센터에서 출발한 통계. 원리회관을 원점회귀로 삼는다면 9km가 조금 넘을 것이다.
고도표.
미리 준비한 표지기에다 '西山(295)'과 '향로상봉(353)'을 급조한 뒤 함께 모아 올렸다.
우리가 내린 곳은 '일직면행정복지센터'가 있는 <안동시 일직면 운산리 54-10>으로 '일직교' 직전이다.
일직교를 건너기 전 '평발·원리'방향 미천을 따른다.
동심로 표석이 세워져 있는 곳. 동심로란 아동문학가 권정생에서 이름을 따온 듯.
2차선 아스팔트를 따라 원리회관을 향하면서 우측으로 '안동소방서 일직119지역대'를 지난다.
미천 뚝방으로 올라 풀숲으로 흐르는 미천을 내려다보다...
여름 철새인 '백로'를 클로즈업 해본다.
나의 인기척에 놀라 푸드득 날아오른 백로떼.
이제 아스팔트를 버리고 뚝방을 따라 소호헌으로 건널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본다.
산행 후 소호리에서 '소호헌' 답사와 아동문학가 권정생 문학관을 둘러본 뒤 본팀에 합류하는 버스를 탈 계획이기 때문.
뚝방 우측으로 우리가 진행할 향로봉이 우뚝하다.
뽈록뽈록 두 봉우리 중 좌측 두루뭉실한 봉우리가 향로봉이고, 우측 오똑 솟은 봉이 향로상봉이다.
소호리로 건널 수 있는 방법을 탐색해 보았으나 방법이 없어 뵌다.
소호헌을 당겨 보았다.
‘안동 소호헌(安東 蘇湖軒 보물)’은 조선전기(중종) 학자 함재(涵齋) 서해(徐嶰) 선생이 거처하던 건물이다.
원리회관을 가면서 굴다리를 지나면...
이내 운동기구와 정자가 있는 마을에 들어서게 되고...
폭염에도 시간은 흘러 벌써 대추가 탐스럽게 익어간다.
삼거리에 '원리회관'이 보인다.
원리회관 뒤에 서산서원이 있어 하산한 뒤에 둘러보자고 하였더니 先답사 하자고 한다.
원리회관 뒷편으로 오르면...
태극문양 솟을 삼문이 있고, 문은 잠겨있어 담넘어 까치발을 할 수밖에 없었다.
서산서원 정문엔 '창도문(倡道門)' 현판이 걸려있다. 직역을 하면 '광대(倡)가 드나드는 문'이라는 뜻이니 퍼뜩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강당인 명교당(明敎堂)은 정면 5칸, 측면 2칸의 홑처마 팔작지붕이다.
정면 5칸 중 중앙 3칸을 대청으로 하였고, 양측 칸은 통간의 온돌방으로 꾸몄다.
기둥 받침을 한 세 칸짜리 건물은...
강수재((講修齋).
‘서산서원(西山書院 경상북도 기념물)’은 고려시대 문신 ‘이색(李穡)’과 그의 10대손 ‘이홍조(李弘祚)’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배향하기 위하여 1771년(영조 47) 창건하였다.
1868년(고종 5)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되었다가 1962년에 복원하였다.
서원 내에는 ‘숭덕사(崇德祠)·명교당(明敎堂)·동재·서재·전사청 등이 전학후묘(前學後廟)로 배열되어 있다.
원리회관 앞 익어가는 대추.
◇ 원문보기 ☞ 김복현의 산이야기
첫댓글 수고했습니다.
행복한 일요일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