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행복한 글을 쓰고 싶은데.. 그래도 되겠죠?
일요일 오후에 아이들 옷입히고 시내나갔어요.
준산이 어린이집 첫출근인데 뚜껑달린 컵도 사야하고 덧신도 사고
얼마전 신다버린 운동화땀시 내운동화랑 딸 운동화도 사고.. 오빠가 가져가 버린 이불땜시
우린 지금 여름이불 덥고 자거든요.. 이불이랑... 견적 무지 나올것 같은데
남편은 너무 추워서 꼭 오늘 사야되냐고 투덜거리고. (추위에 약해요 너무 추우면 일을 못나가는 정도임)
준산이가 버스에서 자버려서 뉴코아에들어가서 유모차 빌리고
사람이 너무 많아 소선이와 둘이서 장보고 남편은 잠자는 준산이와 의자에...
컵도 없고 덧신도 없고 맘에 드는 이불은 있는데 당장 무거워 들고다닐수 없어 포기하고
그냥 1층 남편있는곳으로 갔어요. 준산이가 바로 깨서 엄마를 보고 울어버리고
우는 애를 앉고 근처 신발가게로 갔는데 엄마가 신발고르는 틈에 준산이가 오줌을 싸버렸어요.
남편은 짜증을 내며 집에 가자고 했어요. 날씨도 추운데 오줌까지 쌌으니 감기걸린다고 ...
그래서 애들 데리고 먼저 가라고 난 길건너 이마트에서 컵이랑 덧신사가져 간다고 했지요.
남편은 택시타고 집에 가버리고 난 혼자 신세계로 들어가 이마트가 있는 지하로 ...
다 구입하고 집에 가려는데 도대체 입구를 찾을수가 없었어요. 뱅글뱅글 돌다가
상설할인 매장에서 남자오리털잠바에 꽂혀 위아래 훑어보고는 사버렸어요. 79000원....
결혼할무렵 내가 사준 오리털잠바를 맘에 안든다고 친구를 줘버려서 그 이후 절대 옷을 사주지 않았어요.
화가 났고 사줘도 민감하고 예민해서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입지 않을거라 생각했지요.
그래도 몇년째 변변한 잠바도 없이 있는거라곤 아버님이 주신 무거운 골덴잠바를 입고 다니니..
바짝 마른몸이 무거워보이기도 하고 본인도 무겁다니.. 사주냐고 물어보면 싫다하고(돈쓰는게 아까와서 매번 거절하고)
버스타고 가면서 생각했어요. 내 운동화는 안샀지만 남편옷을 사니
집에 가면 얼마나 좋아할까?? 놀래줘야지 ㅎㅎ
진짜 집에 가니 옷이 딱맞았어요. 이월상품이긴 해도 최신유행옷이고 가볍고...
뻥까지 쳤어요.. 이게 150000만원짜리래... 속에 난닝거만 입고 나갔다 와봐~~ ㅎㅎ
소선이는 28000원짜리 운동화 사줬어요.. 애들 재우고 말했지요..
난 소선이 운동화 너무 아깝다고.. 여지껏 다 얻어 신었는데... 내년까지 신으면 발이 커져서 못신고
분홍색이라 준산이도 못신고...
남편은 아깝게 생각하지 말라고 애들한테 좀 사주라고 했어요...
내가 뭐라고 말했는지 지금생각해도... ㅎㅎ
싫어... 난 남편한테 더 잘해주고 좋은거 사줄꺼야 라고...
남편입이 함박만해져서 설거지 빨랑 하고 방으로 들어오라네요...
덕분에 월요일도 (남편은월요일도 쉬는데) 잉꼬부부처럼 손잡고 은행도 가고 시장도 가고
애들 데리러 어린이집도 가고 했네요... 길을 걷는 내내 말해줬어요..
옷 정말 잘 어울린다고...
쉬는 동안 내내 밥도 두그릇먹고... 반찬투정도 안하고,,, 애들이 신경질내도 혼내지도 않고...
맨날 내기분이 이렇게 남편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면 좋을텐데...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지만 정말 요즘 행복해요..
첫댓글 어머어머! 옥이님 애교 철철 넘치는 여우시네~~
무슨 신혼도 아니시면서 어찌 그리 집안 분위기를 화~안한게 만드신데요 어머어머!
글도 재밌고 덕분에 저도 행복했어요..이런 느낌..허..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것 같아요..
음...쪼아쪼아요^^ 저한테도 한 수 가르쳐 주셔요~
아니 그런데..왜 설걷이 하고 빨리 들어오라 한거예요? 정말 몰라서 물어보는거예요..
아이참! 정말이라니까요! ㅋㅋ
에이.. 그걸 꼭 입으로 말해야 아나요?^^ 척 보면 알겠는데... 아지님... 깍쟁이..ㅋㅋ
옥이님.. 마음이 넘 이뻐요...
읽는 저도 행복해요.. ㅎㅎㅎ 사실 이런 글이 많이 올라왔으면 해요.. 그런데 우리는 늘 양면감정의 한 쪽 감정만 자기의 것으로 선택하고 받아들이려고 해요.. 그래서 느동에서 좋은 일도 많은데 부정적이고 어두운 것만 자꾸 써요.. 두 가지를 같이 보기를 해야 할까 봐요.. ^^
아..그렇군요..제가 일조를 한것 같아..참..거시기허네유..앞으로 정신차려 거시기 허것씨유..~^^~
칭찬받은거 같아 기분 좋아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당신의 귀염도 만만치 않거든요!^^
진짜로 행복해 지네요....고마워요.옥이님...^^
잉꼬부부 처럼 손잡고 다니신 월요일...
혹시 남편분께서 안에 런닝만 입고 나가신건 아닌지...ㅋㅋㅋ 궁금한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