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한 죄수에게 사형을 언도하니, 절망감에 사로잡힌 죄수는 감옥으로 끌려가면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이 못된 왕아! 지옥 불구덩이에 빠져 영원히 허우적거려라."
이때 한 감옥으로 호송하던 신하 중 한 사람이 그를 가로막았습니다.
"이 보시게, 말이 너무 심하지 않은가?"
하지만 죄수는 더욱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어차피 죽을 목숨인데 무슨 말인들 못하겠소?"
신하들이 돌아오자 왕이 물었습니다.
"그래, 죄인이 잘못을 뉘우치던가?"
그때 죄수의 말을 가로막던 착한 심성의 신하가 대답했습니다.
"예! 자신에게 사형을 내린 폐하를 용서해 달라고 신께 기도했습니다."
신하의 말에 왕은 매우 기뻐하며 그 죄수를 살려주라고 명령하려고 했습니다.
그때 다른 신하가 말했습니다.
"폐하! 아닙니다. 그 죄수는 뉘우치기는 커녕 오히려 폐하를 저주했습니다."
그런데 왕은 그 신하를 나무랐습니다.
"네가 하는 말이 진실에 가깝다는 걸 안다. 그런데 나는 저 사람의 말이 더 마음에 드는구나."
"폐하, 어째서 진실을 마다하고 거짓말이 마음에 드신다고 하십니까?"
그러자 왕이 말했습니다.
"저 사람은 비록 거짓일지라도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그렇게 말했지만, 네 말에는 사람을 미워하는 악의가 있구나. 때로는 선의의 거짓말이 분란을 일으키는 진실보다 더 나은 법이니라."
왕은 결국, 착한 신하의 말에 탄복하여 죄수의 목숨을 살려주었습니다.
영국 속담에 거짓말에도 새빨간 거짓말과 하얀 거짓말이 있다고 합니다.
새빨간 거짓말은 나쁜 마음을 가지고 사람을 속이려는 나쁜 의도가 숨어 있고, 하얀 거짓말은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과 사람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 좋은 의도로 사람을 살리는 선한 거짓말입니다.
둘 다 분명히 거짓말이지만, 마음은 선과 악이 갈리는 극과 극입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가끔은 악의에 찬 진실보다도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깃든 거짓말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사랑이 깃든 말, 아름다운 말은 말하는 사람도, 말을 듣는 사람도 행복하게 합니다.
비록 자신이 거짓말장이가 되더라도 사람을 살리고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순간에 거짓말을 선택하는 것은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행동은 아닙니다.
선한 중심에서 나오는 대단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 말의 열매는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세상을 빛으로 변화시킵니다.
첫댓글 한 때 필요악.
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거짓말도 자꾸 하면 늘고, 그것이 사실이 되기도 한답니다.
저는 두 신하보다 왕이 더 마음에 듭니다.
에세이 까페로 모셔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