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공서와 학교에서만이라도 동태꽃을 심어야 한다!
어젯밤 ‘생활의 달인’에서 ‘탬버린 치기’로 소문난 달인이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마침, ‘오늘 타이어 네 짝을 다 갈았다’면서 흐뭇해하는 큰애에게, 저는 달인의 모습이 너무 신기한 나머지 “야야, 저기 봐라! 저 양반이 ‘타이어의 달인’이란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식구들이 어리둥절해 하자, 그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저는 분명히 ‘탬버린의 달인’이라고 말할 참이었는데 말입니다.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교차하는 바로 그 순간,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내는 이 엄청난 언어 실력을, 저는 언제인가부터 발휘하게 되었습니다. 우습기도 하지만, ‘혹시 뇌 기능에 이상이 온 것은 아닐까?’하여 염려가 앞서기도 합니다. 머릿속에 거대한 지우개가 들어 있어서, 안방에서 냉장고로 가는 그 사이 생각이 달아나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야만 생각이 되살아나곤 합니다. 이제는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천천히 말하는 습관을 가져야겠습니다.
이런 일이 비단 저한테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주일예배를 함께 드린 한 자매가 ‘우리나라 꽃은 무궁화인데, 정작 무궁화는 보기 어렵다’면서 ‘길거리마다 벚꽃 천지라서 안타깝다’고 하는 말에, 저는 수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남편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 말이 생각나서 한 마디 했습니다. “관공서와 학교에서만이라도 동태꽃을 심어야 한다."라고 말입니다. 저는 분명히 ‘무궁화 꽃을 심어야 한다!’고 열을 올렸던 건데, 창밖으로 동태국 한다는 음식점 간판을 슬쩍 지나쳐보는 사이 그리 말하고 말았던 것입니다.(김난주)
제가 신학공부를 하는 가장 어려웠던 것이 중 단어를 외우는 것이었고 두 번째가 성경인물을 바꿔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이삭을 야곱으로, 아브라함을 모세로 바꿔 말하는 실수’를 하곤 했던 겁니다. 아내에게 ‘나와의 약속을 잘 잊어버린다.’고 하자, 아내는 ‘당신도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 그야말로, 피장파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