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 은유로 읽기
(신화 - 은유로 읽는다.)
오늘 날에는 ‘신화’라고 하면 사실과는 무관한 이야기라고 믿는다. 흔히 거짓말을 ‘소설 쓰네’라고 하듯이, 이 세상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을 ‘신화’라는 말로 요약해 버린다.
신화에 관한 신화 같은 이야기가 있다. 유명한 신화학자 조지 캠벨이 생방송 대담 프로에 출연했다. 법률을 전공했다는 대담자는 ‘신화는 무엇입니까?’라고 질문했다. 대담 방송은 이처럼 일방적인 질문을 하면서 시작했고, 진행되었다.
캠벨은 ‘신화는 은유입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대뜸 ‘신화는 거짓말입니다.’라는 말이 돌아왔다. 그래서 캠벨은 대담 방송에서 자기 나름으로 정의를 내렸다.
“그렇지 않습니다. 신화는 거짓말이 아닙니다. 전체적으로 신화는 상징적인 이미지들이고, 이야기로 조합한 것입니다. 인간 경험의 가능성에 대한 은유입니다. 또한 특정 시대에 이루어진 특정의 문화가 만들어 낸 것입니다.”
캠벨은 나름대로 정의를 내리면서 길게, 유식하게 설명했다. 그러나 대담자는 캠벨의 말을 들었는지, 아니면 무시하는 건지 같은 질문을 되풀이 했다. 그리고는 ‘신화는 거짓말입니다.’라며 자신이 결론을 내렸다. 캠벨은 짧게 ‘은유입니다.’라고 대꾸했다. 이것은 방송사상 아주 재미있는 대담이었다고 말해진다. 이유는 ‘거짓말입니다.’와 ‘은유입니다.’라는 말이 거의 20분 가까이 계속하였기 때문이다.
캠벨이 신화를 한 단어로 요약한 말이 ‘은유’이므로 우리는 신화를 은유라고 알아도 무난할 것 같다.
“신화는 은유이다.”
그러나 캠벨과 대담자는 은유와 거짓말을 되풀이 하다 보니 방송을 끝낼 시간이 겨우 몇 분만 남았다. 그때 캠벨의 느낌에 ‘아 친구봐라. 은유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를 모르구나,’ 싶었다. 그는 거짓말이라는 것을 전제하고 계속하여 질문만 하였던 것이다. 캠벨은 이 친구가 하는 방식대로 자기가 계속하여 질문을 해보기로 했다.
“아닙니다. 나는 당신에게 신화는 은유적이라고 했습니다. 은유의 예를 한 번 들어봐 주시겠습니까?”
캠벨은 조금 강한 어조로 되받아서 말했다. 대담자는 당황하면서 1분 30초나 시간을 보낸 후에
“내 친구는 아주 빨리 달립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사슴처럼 빨리 달린다고 합니다. 이것이 은유입니다.”
캠벨은 반박하는 말을 ‘그것은 은유가 아닙니다. 은유는 이렇습니다. 존은 사슴이다. 그리고는 방송이 끝났다고 하였다. (*참고로, ~처럼. 이라고 하면 은유가 아니고 직유이다.)
신화를 은유라고 하였을 때, 은유는 사실이 아니라고 하여 거짓말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은유가 사실이라고 결정해버리면 존은 사슴이라는 말도 사실이 되어버린다. 그러면 존은 사슴이다.가 되어 버린다. 그리고 신화도 사실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존이 신화에서 어떻게 사실이 되어버리는가는 우리가 생각해보아야 한다. 모든 신화는 이 세상과 더불어 존재하는 다른 어떤 세상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말하자면, 이 세상과는 다른 어떤 세상이 존재한다고 믹는다. 신화는 이 세상과 함께 있지만 이 세상과는 다른 그 어떤 세상을 신화세계라는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다른 어떤 세상(신화의 세상)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지탱하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에서 하는 그 의미를 생각해보아야 신화를 이해할 수 있다. 어떤 의미를 거짓말의 세상이라면 거짓이고 우리 세상을 지탱하는 깊은 의미를 가진 세상이라면 또 그런 세상이 되는------,, 어떤 의미는 바로 여기에 의미가 담겨있다.
(현실 세계와 신화 세계는 의식과 무의식의 관계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