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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由칼럼] "리얼리?" 이재명 경제론에 상식이 태클 걸다
자유일보
정기수
이재명 대선후보의 말을 들으면 경제가 쉽다. 그의 말을 들으면 간단한 방법으로 국가와 국민 살림살이가 술술 풀릴 것 같다. 잘 모르는 많은 이들이 설득당하고 믿게 된다. 그러나 상식이란 놈이 이 설득과 믿음을 방해한다. "리얼리?"(Really?)라고 묻게 되는 것이다. 그가 이 상식 복병을 만나고 있다.
‘커피 원가 120원’이라는 심상치 않은 장애물은 누가 들어다 놓은 게 아니다. 자기 자신이 유세에서 한 말이다. 그는 특정 집단과 언론이 발언을 확대시킨 것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한다.이어 민주당은 국민의힘 30대 비대원장 김용태를 허위 사실 공표라는, 이재명 본인이 얼마 전까지 2년 징역형-무죄-파기환송 롤러코스터를 탔던 바로 그 죄명으로 고발했다. 같이 해외 가서 골프도 친 김문기를 몰랐다고 할 때 두 사람을 클로즈업한 사진이 조작이라고 했듯이 커피 원가 발언도 진의를 왜곡한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닭죽을 힘들게 파는 것보다 휴게음식점을 깨끗하게 운영하는 것이 훨씬 더 소득이 좋다. 지원해 주겠다. 커피 원가가 120원 정도라더라"라고 한 것이었는데도 ’120원짜리 커피를 8천 원에 바가지 씌운다‘는 식으로, 하지도 않은 말을 조작해 자영업자를 비하했다는 것이다.
언론에 공통적으로 보도된 그의 발언은 이것과는 사뭇 다르다. 지난 16일 군산 유세에서 자신의 지방행정 성공사례(계곡 불법 영업 강제 철거)를 들며 비유한 정확한 인용문은 이것이다.
"5만 원 받고 땀 삐질삐질 흘리며 한 시간 (닭을) 고아서 팔아봐야 3만 원밖에 안 남지 않냐. 그런데 커피 한 잔 팔면 8천 원에서 1만 원 받을 수 있는데 원가가 내가 알아보니까 120원이라더라."
김용태가 적은 페이스북 비판 글은 이렇게 돼 있다. "커피믹스 한 봉지도 120원이 넘는 시대인데 인건비, 임대료, 카드 수수료에 시달리며 하루 12시간씩 서서 일하는 사람들을 폭리 취하는 장사꾼처럼 몰아갔다. 이 후보의 발언에 커피로 생계를 이어가는 수많은 자영업자가 가슴을 쳤다."
‘전국 커피점 업주 연대’라는 단체도 "현실을 무시한 채 현장에서 땀 홀리는 자영업자들의 노고를 폄하하는 발언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이에 이재명 선대본부는 "120원은 전체 영업 비용 아닌 단순 커피(원두) 원가를 말한 것"이라고 진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조희대 대법원의 판결에서와 같이 "그 발언이 유권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가 중요하다. 이재명 후보는 알기 쉽게, 유권자와 언론의 이목을 끄는 유세를 하다 실언한 결과를 맞고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120원 발언에 언론이 주목한 것은 그가 반드시 ‘성과를 내는’ 사람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1차 토론회에서 공방 메뉴가 된 이재명 표 ‘호텔경제학’과 같은 맥락에서 120원 커피 원가도 집중 해부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다.
어떤 상품의 원가는 들어가는 모든 비용이 빠짐없이 계산돼야 하는 게 수학이고 상식이다. 원두 값만 보는 건 산수다. 거기엔 원두보다 부담이 훨씬 많은 건물 월세, 직원들 급여, 프랜차이즈 가맹비 등이 없다. 이재명 후보는 이걸 빼서 뭇매를 맞게 된 것이다.
그의 호텔경제학도 너무 단순하다. 그럴듯해서 홀릴 만도 하다. 호텔 방 하나를 예약해서 취소하더라도 그 사이에 돈이 이미 가구점-치킨점-문구점을 돌아서 경제에 기여를 하게 된다는 논리다. 이 승수이론은 가게들을 거칠 때마다 저축-감가상각 등으로 쓰는(도는) 돈이 계속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는다. 또 모든 예약자들이 취소를 하는 경우에 대한 상정도 없다. 그 호텔은 망하고, 관련 업체들도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는데도 말이다.
이재명 후보는 매우 실용적인 생각을 하는 인물로 곧잘 평가된다. 호텔이나 커피 논란을 보노라면 그 평가에 의문부호가 붙지 않을 수 없다. 다음 대선후보 2차 토론회는 커피만큼 뜨겁게 ‘120원 원가’가 끓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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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수 前 경향신문·시사저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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