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게시판에 뜬금없는 제목이 달려서 뭔소리냐? 싶으시죠.
회사에는 사원 / 주임 / 대리 / 과장 / 차장 / 부장 / 상무 / 전무...뭐 이런 직급이 있습니다.
직급으로 따지면 일반 팀원도 있고, 팀장이 있고, 본부장도 있고 그렇죠.
야구공 만들어 세계 각지로 수출하는 대기업이 있다고 칩시다
이 회사의 사원이나 주임 또는 과장 같은 팀원들
그리고 상무나 전무같은 본부장들을 한번 생각해보죠
사원들은 질 좋은 가죽을 사서 가져오거나, 그 가죽에 바느질해서 공을 만들겠죠
품질을 관리 하는 사람, 생산 스케줄 관리하는 사람, 판매처 관리하는 사람도 있을거고
그 전체적인 과정을 모두 총괄하는 본부장도 있다고 치자구요.
바느질이 잘못되면, 우선 그 바늘 잘못 꽂은 사원이 책임을 져야 됩니다.
바느질 기계가 고장나서 생산 일정이 며칠 밀리면 품질관리 담당자가 책임을 져야 되고
야구공 만들어보니 가죽면이 너무 거칠고 울퉁불퉁해서 못 쓰겠으면, 가죽 계약한 사람한테 책임을 물으면 됩니다.
그런데 그런 일들이 얽히고 섥혀 결국 납품일정을 못 지키거나, 회사 매출 또는 이미지에 큰 타격이 생기면
그 전체적인 과정을 총괄하는 본부장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죠.
왜냐하면, 사원에게는 바느질을 잘 해야 하는 책임 또는 가죽을 잘 가져와야 하는 책임이 있지만
본부장은 그 조직이 전체적으로 자기 일을 잘 해내고 임무를 차질없이 완수하도록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거든요.
야구 얘기로 돌아가봅니다.
김재영-이태양-김범수-박주홍-김성훈-김민우
올 시즌 4-5선발 후보(?)들의 이름입니다.
이 선수 6명의 시즌 기록은 이렇습니다.
1승 10패 / 90.1이닝 78자책 (ERA 7.74) / 볼넷59 : 67삼진 /
선수들이 못 던졌습니다. 감독과 투수코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죠.
하지만 이 지점에서, 우리는 이런 의문을 가져봐야 합니다.
애초에, 우리는 선발진 구성을 효율적으로 했는가?
저 위에 없는 이름이 하나 있습니다
올해 국내 선발 중 가장 잘 던지는 장민재
그런데 여러분 그거 아십니까?
올 시즌 장민재는 원래 선발이 아니었습니다. 개막후 2경기는 불펜에서 던졌습니다.
혹시 언제 던졌는지 기억 나시나요?
개막 2연전, 11:1로 이기고 있는 9회에 나와서 1이닝 던졌고
다음 등판은 7:2로 지고 있는 상황에 롱릴리프로 나왔습니다.
코칭스태프가 장민재를 선발이나 필승조로 생각하지 않았다는거죠.
<패전처리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본인 스스로 능력을 인정받아 선발이 됐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게 맞죠. 장민재가 잘한겁니다. 칭찬 받아야 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말이죠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감독과 투코가 장민재의 구위 또는 컨디션을 정확히 파악했는가?>라는 의문도 생깁니다.
선발로 내보낸 선수는 못 던지고, 패전처리로 내보냈던 선수가 잘 던져서 결국 선발로 갔다.
못한 선수, 잘한 선수는 각각의 공과 과가 있는데.
근본적으로, 그 선수들이 자기 몸에 잘 맞는 옷을 입은건지는 한번 따져봐야죠.
생각해보면, 투수가 볼질하는게 감독 책임은 아닙니다
마운드에서 제대로 승부하지 못하고 자꾸 안타를 맞는 것도 감독 책임은 아니고요
동료 야수의 실수를 이겨내지 못하고 흔들리다 무너지는 것도
연습때 좋은 공을 던지다가도 실전에서는 그러지 못하는 것도 모두 선수 본인의 역량과 책임입니다.
하지만, 그 선수를 이 타이밍에 등판시킨 <판단>에 대한 책임은 감독과 투코에게 있고
마운드에서 승부할 수 있는 투수를 찾거나 만들어야 하는 <책임>역시 감독과 투코에게 있죠.
지난 시즌 감독과 투수코치들은 훌륭한 불펜진을 운용한 것에 대한 칭찬을 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나 올 시즌 감독과 투수코치들은 그 불펜의 힘이 떨어진 것, 그리고 선발을 만들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을 받아야죠
지금 한화이글스는 국내선발진 구성에 실패했고, 개막한지 두달도 안 됐는데 투수진의 힘이 많이 빠져 있습니다.
스프링캠프에서 다들 열심히 했고, 팀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많은 고민을 하며 굵은 땀방울을 흘렸겠지만
그것과 별개로, 부임 2년차에 접어들었는데 투수진을 향상시키지 못한 책임이 있는 건 사실이네요.
아 물론, 좋은 투수를 키우는 건 매우 어렵습니다.
1년 사이에 괜찮은 선발투수가 1명씩 쏙쏙 튀어나오는 팀은 없죠
그러면 잘 던지는 선발투수가 부족할 때 감독과 투수코치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선발경험이 있거나, 선발로 잘 할 것 같은 투수를 최대한 모으고
[2] 체력과 구위가 그나마 괜찮은 선수들을 선발로 준비시키기
이 두가지를 하면 됩니다.
하지만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한화이글스가 [1]번과 [2]번을 잘 했는지는 솔직히 모르겠네요.
이런 상황이라면, 심수창 배영수 권혁을 내보내거나 놓친 얘기도 자꾸 끄집어 낼 수 밖에 없습니다
야구 잘 하는 젊은 선수여야 1군 경기에 내보내는거지
"앞으로는 제발 좀 나아져라~"하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1군에 내보내는 게 아니니까요.
대리나 주임들은 윗사람한테 자꾸 혼나고 갈굼 당하고 그래도 정작 큰 책임은 잘 안 지는데
본부장쯤 되면 혼나는 일보다 혼내는 일이 더 많지만, 문제가 크게 생길때 책임도 더 크죠
이 어려운 투수진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
그리고 그에 따른 장기적인 해법을 감독과 코치들이 빨리 찾아주기 바랍니다.
그 역할을 하기 위해서 다시 유니폼을 입고 팀을 이끌게 된 거니까 말입니다.
첫댓글 초심. 작년과는 놓인 상황 자체가 다소 다르지만 그래도 초심을 잃지 않는게 가장 중요합니다. 한감독은 취임 때 3년을 얘기했습니다. 팬들에게 기다려달라는 말까지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우리가 기다릴테니, 감독도 조급해하지 말고 팀의 기조를 잡는 운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올시즌 초반 그의 모습은 너무 불안해보네요.
그러게 말입니다.
한숨만 나오는 경기력
매번 반복되는 흔들리는 국내선발진
언제쯤 우리도 괜찮은 선발진을 갖추게 될지
좀 답답하네요
작년 3위성적에 고무되어 올 이 상황까지 몰고온 프런트.코칭스태프의 책임과 각성이 필요한거같습니다. 투수들의 현실파악도 안된상태에서 연봉까지 얹어 내보낸 심수창투수. 1~2년은 믿을수있는 좌완 권혁선수를 내줬고~~ 누구잘못인지는 잘모르지만 작년부터 송광민.이용규선수등과의 불협화음 이 모든게 리더의 책임이겠지요.글구 감독은 언론접촉을 줄였으면좋겠어요ㅠ 한팀의 수장으로서 언론과의 접촉은 필요악이겠지만 예를들어 " 누가 선발하고싶다고 밤에 찾아왔더라"등등 타팀대비 노출이 심해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스캠에서 또 지금 운용에서 감독이 판단 미스 한것은 박주홍, 김성훈 같은 젊은 선수를 바로 선발로 출전 시킨거 그리고 이태양 활용. 김범수를 선발로 쓰려고 준비시켰던건 다 알고 있던 사실이나 부상으로 재활 후 불펜 시작. 그나마 선발 경험 가장 많은 김재영은 선발로 낙점했으나 부상. 교체선수는 2군부터 시작하려고 했던 김민우. 저는 장민재는 아직도 선발에 어울리는 투수는 아니라고 생각되거든요.
배영수 심수창 줄 이닝이면 김이환 문동욱 김종수 박주홍한테 주는게 더 좋다고 생각되고요.
미래를 책임질 젊은투수들을 키워야된다는걸 누가 모르나요? 하지만 프로라는 팀.팬들이있으니 성적도 따라와주는 리빌딩이 필요한바 그 조화를 맞추는게 리더들의 역활이지요
@한화 사랑 머 어찌보면 부끄러운 경기력일수도 있는데 지금 우리 6위인데요. 작년3위를 우리전력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고 봅니다.전력을 보세요. 성적+리빌딩 다 잡아주는 감독이 크보에 있긴한가요. 우리가 롯데 삼성 기아보다 전력이 냉정히 좋은가요? 명장이라고 불리던 이전감독들도 못한일을 이제 프로2년차 감독한테 못한다고 질책하는것도 팬들욕심이죠. 인터뷰에서 말로 미움사는건 별개로요.
@불패(不敗)이글스 맞는말씀입니다.현수준도 그렇고 선수들도 최선을 다하는게 보이기에 응원해줘야되는데 작년대비(역전승도 많았고) 욕심이니 그럴겁니다^^
@한화 사랑 어제는 야구 잠깐보다가 열받아 내가 왜 스트레스를 잔뜩 받아야되나해서~ 대구fc대 멜버른 축구를보니 평정심도 찾고 재미있더라구요^^
그렇게 투수진 구성을 제대로 하지못한 감독의 판단미스. 그러고 난 다음 그 다음이 문젠데, 지금으로선 딱히 그 해법을 찾지못하고 있는 것. 그러니까 이렇게까지 되지않을거라는 처음부터 잘못 본 감독의 잘못된 판단이 문젠데, 그 다음을 위한 대비가 제대로 되지 못했다는 것. 그래서 지금 매우 당황하고 있습니다.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아있는 데,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지... 야구 참 쉽지않습니다.
공감합니다^^
사실 선발진은 작년이랑 크게 다를게 김재영 윤규진 빠진건데 몇년째 답이없던 일이라 하루아침에 풀릴거같지가 않습니다. 윤규진은 불펜으로 기용한다고 했으나 지금은 저 둘도 부상이니..
지금 꼬일만큼 꼬인상태라서 해법을 찾기가 정말 어려운 상황이죠
결국 또 어제 잘던진 김성훈을 다시 선발로 넣지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당분간은 어쩔수없이 맞더라도 선발로 꾸준히 로테돌면서 후사를 모색해야하지않을까합니다
김성훈을 시즌초에 왜 한경기만에 빼버린건지...아쉽습니다
결국 안좋은 상황만 되풀이되고있으니까요...
@은율아빠 그럴거 같습니다. 지금 봐서는 김성훈을 선발로 쓸 거 같고 감독은 작년대비 선수들이 이렇게까지 안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한 듯합니다. 하지만 감독은 어떻게 하든 해법을 찾아야 하는 데, 투수쪽 문제가 너무 심각하네요.다시 시작하고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어쩌면 믿음과 인내, 그리고 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감독은 그 다음을 위한 플랜B C까지 마련해둬야 했습니다.
스캠 대실패를 인정해야죠.
시즌중 보직 변경이 아주 드문 경우는 아니지만 수많은 투수들이 스캠때 준비했던 것과 다른 임무를 맡는다면, 그건 다른 의미에서의 혹사가 될 수 있습니다.(부상 가능성을 생각해보면요)
그렇게 극명하게 욕을 드셨던 수석+타격코치가 정리된 후 좋은 타선이 되었는지도 의문이네요.
결국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고, 그 선수층을 두껍게 하는 것이 프론트인데... 지금은 오히려 몇몇 노장들의 이탈과 작년불펜에 무리, 스캠 대실패로 인해 오히려 더 얇아진 느낌입니다.
너무 아쉽지만, 그래도 억지로 경험치 먹고있는 젊은 투수들이 성장하기를 기대하며 응원합니다.
가장 큰 문제를 지적하셨네요 전감독이 팜을 완전 개박살 내서 팀에 선수가 없는게 사실이죠
솔직히 양훈 김혁민 유창식 윤규진이 선발감으로 있어야 하고 최영환 박한길 조영우 김민수 한
승택 노수광 오준혁 등이 커줬어야 하는데 다들 타팀으로 나가거나 부상으로 나자빠졌죠
비록 아쉬운 점이 있지만 무너진 팜 속에서 지금 성적 내는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배영수 권혁을 놔주지 말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랬다면 이용규가 땡깡부리지 않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