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내용이 재미없다거나 응원방식이 문제다 이런거는
전부 지엽적인 문제이고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프로 스포츠 성공의 제일 중요한 열쇠라고 할 수 있는
연고지 배분과 지역주의 결합의 실패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프로야구는 1982년 프로축구는 1983년
비슷한 시기에 출범했지만 프로야구는
우리나라의 각 지역을 대표하는 거점 대도시들인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 이런 광역시들을 선점하고
고교야구 기반을 이용해 빠른 시일내에 연고정착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80년대 영남과 호남의 지역주의를 잘 이용해서
흥행에서도 압도적인 성공을 했습니다.
하지만 프로축구는 프로야구와 비슷한 모양새로
연고지 배분을 해서 출발을 하긴 했지만 정작 해당 연고지에서
경기를 못하고 유랑극단처럼 공설운동장이 있는 곳을 찾아 다니면서
경기를 하고 그 당시 가장 흥행을 주도할 수 있었던
광주 연고의 프로축구 클럽을 출범 시키지 못한채 80년대
흥행에서 완전 실패를 하게 됩니다.
이렇게 80년대 첫단추를 제대로 꿰맨 프로야구와 완전히
잘못 꿰멘 프로축구가 90년대를 맞게 됩니다.
90년초반 프로축구를 설명 드리자면
프로축구는 89년에 서울 강북으로 창단한 일화 그리고 서울로
연고 이전한 LG와 유공 그리고 부산의 대우, 포항의 포항제철
강릉에서 연고 이전한 울산의 현대 이렇게 6개 구단으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서울 : LG,유공,일화
영남권 : 부산-대우,울산-현대,포항-포항제철
이렇게 서울과 영남권만 프로축구 클럽이 있는 불균형이 해소가 안 된채로
리그를 운영하게 되고 이 사이 프로야구는 여전히 해태의 인기와 서울팀 LG 트윈스의
인기를 발판으로 계속해서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93년 J리그가 출범하고 출범 초기 일본 사회에서도 놀랄 정도로
흥행에 성공을 거두었고 이것이 한국 프로축구에도 파급효과가 전해졌는데
좋은 거는 안 따라하고 실수만 따라하는 두번째 악수를 두게 됩니다.
즉 J리그가 도쿄를 공동화 시키고 중립 경기를 하는 방식으로 리그를 운영했는데
이걸 본따서 서울을 공동화 시키고 지방 축구를 활성화 한다는 명분으로
서울에 있는 프로축구 클럽들을1996년에 모두 강제 이전 시키게 됩니다.
그러면 1995년까지 프로축구 상황을 보면 전북이 94년 전남이 95년 합류해서 다음과
같습니다.
서울 : LG,유공,일화
영남권 : 부산-대우,울산-현대,포항-포항제철
호남권 : 전북 다이노스,전남 드래곤즈
그러면 여기에서 서울에는 언젠가 프로축구팀이 생길 수 있으니까 공동화 시킬 수도
있다고 치고 그러면 당시 이 상황에서 어느 도시들로 LG,유공,일화 3팀들을
연고지 조정을 시켰어야 프로축구가 프로야구 인기를 따라잡고 국민 스포츠가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당연히 그 당시 프로축구 클럽들이 없었던 대전 광역시,광주 광역시,대구 광역시,
인천 광역시 이런 대도시들로 이전을 시켰어야 하는데 LG->안양,유공->부천,일화->천안
이렇게 프로야구팀이 없는 중소도시 그것도 서울로 나중에 다시 돌아올 것을 염두에 두고
서울과 가까운 도시들로 이전을 허용하는 멍청한 실수를 하게 되고 이 졸속 행정의
후폭풍과 부작용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인거 다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 당시 당연히 이런 중소도시들로 기어 들어가니 여전히 언론이나 일반 국민들은
프로축구를 마이너 스포츠 취급을 하게 되고 프로야구는 인구 많고 파급효과가 큰 광역시를
독점하다 보니 인기가 사그러지지가 않게 되고 격차를 따라 잡을수가 없게 된겁니다.
그리고 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이동국,안정환,고종수 스타 선수들로
잠깐 인기를 얻었다가 다시 꺼저 버리고 또 2002년 월드컵이라는 한국 축구사
최대의 호재가 있었는데도 역시 열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금방 꺼져 버리게 된겁니다.
즉 80년대 출범초에 기업구단들을 각 지역을 대표하는 광역시에 뿌리를
내리게 해서 전통의 강호팀이 될 수 있게 해 주고 그 다음 중소 도시에 신규 클럽들을 창단해서
리그 파이를 확대하는 탑다운 방식으로 가야 되는데 중소 도시에 기업 구단들이
있고 대구,인천,대전처럼 광역시에는 어쩔 수 없이 약체로 남을 수 밖에 없는
시민구단들이 창단하게 되고 아직도 광주 광역시에 제대로 된 팀이 없는 현실이 된겁니다.
결론적으로 한국 프로축구는 80년대초에 프로야구가 창설하면서 별다른 잡음 없이
해결한 연고지 배분 문제를 아직도 해결하지 못했고 그 결과 우리나라 국민들이
흥미있어하고 그 지역에 소속감을 가지고 싶은 지방 거점 대도시들간의 스포츠 전쟁을
구현하지 못하고 지역주의 결합에 실패한 채 축구 매니아들로 지탱하는 프로 스포츠가
된겁니다.
이렇기 때문에 프로축구 관중들이 축구 매니아로 평균 관중은 프로야구에 뒤지지
않더라도 공공장소에서 프로야구 경기 틀면 일반 사람들도 프로야구 보고 화제거리로
프로 야구 얘기 하는게 자연스럽지만 프로축구 얘기 하면 왠지 좀 부자연스럽고 채널 돌리고
그런게 다 이런 이유인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프로축구 미래가 비관적인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서울 유나이티드가 K리그로 올라와서 진정한 서울의 강남 강북 더비를 하고
두 구단이 슈퍼클럽으로 성장하고 여기에 서울 클럽을 깨기 위해서 지방 프로축구 클럽들이
선전을 해 준다면 프로축구 구도가 현재 우리나라의 지역주의 색깔인
서울 VS 지방 구도처럼 확립 될 수 있고 그 결과 프로축구도 국민적인 스포츠로
발전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통일이 되어서 서울 VS 평양 클래식 매치를 비롯해서 북한의
주요 대도시들과 남한의 주요 대도시들의 축구 전쟁을 프로축구에서 구현한다면
전국민적인 관심을 받는 최고 인기 프로 스포츠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첫댓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ㅎㅎ
이런 글은 공지로 올려서 많은 사람들이 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