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 일기-봄비 오는 날에, 아름다운 마음씀씀이
문경에서 점촌으로 가는 3번 국도를 달린다.
내 앞을 달려가는 차가 한 대 있다.
작은 화물차다.
적재함에 짐이 가득이다.
언뜻 봐도 쓰레기다.
바로 문경 ‘햇비농원’ 우리들 텃밭에서 나온 것들이다.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그 텃밭을 사들였던 그 처음부터 쌓고 쌓아 놓았던 쓰레기 더미를 그렇게 싣고 달리는 것이다.
그동안 그 쓰레기를 어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서 참 고심을 많이도 했었다.
깨진 유리조각 같은 것들의 처리가 어려워서 무턱대고 앞뜰을 깊게 파고 그 안에 묻어버리기까지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 텃밭을 찾아주신 우리 문경중학교 12회 동문이신 김영철 선배님께서 그 쓰레기에 관심을 가지셨다.
“그거 내가 치워줄 게.”
그렇게 제안을 해주셨다.
“어떻게 치워주신다는 겁니까? 아닙니다. 쓰레기 주인인 제가 치워야지요.”
내 그렇게 완곡하게 거절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김 선배님의 뜻은 확고했다.
이러셨다.
“물론 쓰레기를 생산해낸 당신이 치우는 것이 맞지. 그러나 그 방법을 잘 모르잖아. 이번만큼은 나한테 맡겨. 내가 절차를 밟아서 치워줄 것이니 말일세.”
그럴듯한 말이었다.
솔직히 고백해서 겉으로는 거절했지만, 속으로는 은근히 바라는 일이기도 했다.
“고맙습니다. 선배님이 좀 도와주세요. 그러잖아도 골머리를 앓던 중입니다. 드는 비용은 제가 감당하겠습니다.”
내 그렇게 동의를 해드렸다.
그랬더니 지난 월요일인 2021년 5월 24일 오후에 김 선배님 소유의 작은 화물차를 손수 운전해 와서 그 쓰레기들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쓰레기를 화물차 적재함에 싣는 일도 거들어주셨고, 읍사무소를 들러서 폐기물 처리와 관련된 서류작성도 김 선배님이 해주셨고, 차를 운전해서 폐기물 처리장으로 달려가 처리하는 작업도 김 선배님이 해주셨다.
속된 말로, 손 한 대고 코푸는 격이었다.
너무나 고마운 김 선배님의 아름다운 마음씀씀이셨다.
“어찌 후배의 일을 선선하게 나서서 도와주시나요?”
감사한 마음에서, 내 그렇게 질문 하나 던져봤다.
곧장 답이 되돌아왔다.
그 답이 내 가슴에 뜨거운 감동으로 담겼다.
곧 이랬다.
“우리 친구 사이잖아.”
첫댓글 하!
놀라워라!
엄청난 사건...!!! 이네.
참으로 고마운 일이지
남의 일을 돕는 다는것
쉬운 일은 아니지
그래서 서로 작은 도움이
우리 들이 살아가는 정이고
인간 관계 아닐까?
치우고 나면 허뭇함도 있지요.
수고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