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형제네가 출발하지 않았는데 우리가 먼저 집을 나선다.
분지에서 강열이 남매를 태우고 운동장에 내려준 다음 북문정류장까지 차를 끌고간다.
바보에게 차를 주고 광주가는 버스를 보니 8시 22분이다.
소태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쌍촌역에 내려 한강이한테 전화해 차 있는 곳을 묻는다.
실습을 마치고 외할머니 추모제에 간다는 그에게 광주극장에 가자고 할 수는 없다.
지갑에서 돈을 꺼내 다 주지는 못하고 몇 개 주니 고맙다고 한다.
월급을 받았으면서도 아버지에게 용돈을 드리지 못한 나의 옹졸함은 자식들에게도 그런가 보다.
광주극장 앞에 차를 세우고 '더 원더스'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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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 소녀의 가족 이야기에 이탈리아의 정체성이 들어있다는데 잘 모르겠다.
반도인 이탈리아나 조선이나 공통점도 있다는데
벌을 키우는 일이 내 경험엔 없는 일이어서인지, 소녀의 고군분투와 아버지의 모습인지
나와는 조금 다르지만 사람이 사는 동네나 가족이 다 그럴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점심 때가 다 되어 외곽에서 차 두고 국밥집을 들어가는데 휴가중이다.
아파트에 와 제습기의 물을 비우고 라면을 끓여 점심을 먹는다.
낮잠에 지며 비실거리다가 4시가 다 되어 나선다.
임대정에 간다.
어느 마을로 들어가는 길은공사 중으로 땡볕에 일꾼들이 서 있다.
본 것을 또 보지만 또 새롭다.
난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물없는 읍청당을 보고 신발을 벗고(마루가 깨끗하다.) 판액들을 찍는다,.
내가 아는 이들은 별로다. 송홍 선생이 기백이 센 분이라고 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하다.
민병출 선생님이 더 살으셨으면 그 분에게 화순이나 민씨들에 대해 더 들었을까?
두개의 연못엔 연잎만 가득하고 연꽃은 별로다. 백일홍을 앞에 두고 나뭇잎에 가린
임대정을 찍어보지만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