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행기 - 2
1. 출발준비
- 물건사기
딸아이가 디지털 카메라를 사자고 조르기에 ㄹ호텔 면세점에 가서 사기로 했다. 10월 9일 토요일 아이들 시간에 맞춰 면세점에 갔는데 여권이 있어야한다며 확인을 요청했다. 나는 있다고 하며 들어가려니 보여 달라고 한다.
Sony와 Canon 제품 중에서 애들은 Canon을 사려고 했다. 본체(品番 : 2044092683046, 品名 : CANON Digital Power) 값이 403달러에 저장용량 확장용 메모리 128메가(品番 : 2044042947044, 品名 : CANON Photog CF CAR)를 62달러에 추가로 샀다. 원화로는 527,974원이다. 환율이 1$=1135.42원인가 보다.
몇 백 달러이상 구입하면 VIP카드를 발급할 수 있다고 하여 발급 받았다. 카드가 있으면 할인이 많이 된다고 한다.
500달러 이상을 사면 사은품을 준다는 꾀임에 35달러 어치만 더 사면 500달러가 되니 가장 싼 뭔가를 더 사려고 매장을 쓸고 다녔다. 51달러 짜리 Lesportsac 검정 가방을 골라 VIP카드로 결재하니 10% 할인하여 46달러(₩ 52,229)로 처리한다.
겨우 500달러를 넘겨 사은품으로 만능 조리기를 받았는데 사은품은 바로 주지만 산 물품은 공항 출국장에서 인수를 하라고 한다.
입고 갈 옷이 없다고 옷을 사자는 아내의 말에 밤색 캐주얼 재킷과 바지, 코듀로이 바지를 샀다. 길이는 줄이고 허리를 넓히는 수선을 맡겨 놓고 화요일에 찾으러 오란다.
10일 일요일 오후 아내는 내 운동화가 낡았다고 새 것을 사자고 한다. 허긴 저 운동화는 언제 샀더라? 많이 낡기는 낡았지.
게으른 노구를 움직이기 싫지만 아내 말을 안 들으면 좀더 늙어 후회한다고 하니 일어나야지.
우리 아파트 앞에 있는 임시로 만든 신발가게에 들러 이것저것 봤는데 살게 없다. 그래서 문정동 로데오거리에 있는 가게로 가자고 이끈다. 오늘은 끌려 다니기로 작정을 했으니 따라가야지.
그런데 이 가게들은 무척이나 비싸다. 나처럼 가슴이 좁고 배짱이 없는 사람은 가격보고 사기는 어렵고 눈감고 사야한다. 이름 있는 브랜드는 20만원도 보통이다. 나중에 사야지.
그래도 뭔가 사기는 사야지 뒤까진 헌 운동화를 계속 신을 수는 없잖아. 그래서 결국 은색 퓨마 운동화를 54000원에 주고 샀다.
둘째 아이에게 운동화 끈을 꿰어 달라고 했다. 예전엔 내가 즈이들 운동화 끈을 다 꿰어 주었는데 이젠 그런 것을 하기 싫어하는 나이가 되었으니.
그날 밤 성당 구역 모임에서 10월24일 시행하는 성지순례에는 출장을 가기 때문에 참석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니 총무가 빠지면 안 되는데 하며 걱정들이다.
내가 교통카드로 쓰던 아내의 신용카드를 돌려주고 해외에서 쓸 수 있는 내 카드를 받았다.
15일 금요일 오후에는 내일 출발한다고 생각하니 뭔가 뒤숭숭하다. 저녁에 가져갈 짐 목록을 적어놓고 대강 준비를 해놓았다.
2. 공항 가는 길
16일 토요일 아침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하고 아점을 먹고 짐을 확인하고 우선 써야할 여권과 항공권을 작은 가방에 따로 넣어 목에 걸고 다니기로 했다.
Kolon Fashion의 Manstar 캐주얼 바지를 입어보니 불두덩이 튀어나와 보여 다시 고치기로하고 코듀로이 바지를 가져가기로 하였다. 비행기에서 오래 동안 앉아 있어야하니 집에서 늘 입던 헐렁한 바지를 입고 남색셔츠에 점퍼를 입었다.
휴대전화 시계만 믿고 시계를 차지 않고 다녔는데 막상 시계가 필요해 찾아보니 제대로 가는 것이 하나도 없다. 얼마 전 동생이 주고 간 높은 양반 이름 새겨진 것은 줄을 줄이지 않아 찰 수가 없다.
아내 시계를 차기로 하고 있는데 유리가 제 언니시계를 가져온다. 문자판 무늬가 어른거려 안주머니에 넣고 한국시간을 볼 때 쓰기로 하고 아내 시계를 차니 워낙 내 손목이 가늘어서 잘 맞는다.
공항에 가는 시간을 가늠하여 12시 40분쯤 집에서 출발하였다. 아내가 삼성동 도심공항까지 태워다 주었는데 1시 5분이다. 아내는 차안에서 중국에서처럼 너무 이쁜 여자만 보지 말라고 했다. 그게 마음이 쓰였나 보다.
2층에 올라가니 1시 10분에 출발하는 리무진 표를 팔고 있다. 12000원을 주고 얼른 사서 버스에 타니 바로 출발한다. 소요시간은 1시간 반이라고 한다.
리무진이 탄천IC로 진입하여 한강변으로 가는데 화단에 구절초가 애처롭다. 강 건너 뚝섬유원지에는 오리 유람선이 한가롭다. 한남대교에서 바라보니 이슬람사원의 둥근 지붕이 햇빛에 빛나고 남산타워, 하이야트 호텔이 이어진다. 반포에서는 용산 부근의 코끼리빌딩이 보여 옛 국제상사의 영화가 물거품처럼 사라진 얘기도 떠오른다.
올림픽 도로의 명일동 방면 길은 차가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동작대교, 한남대교를 지나 여의도에 다다르니 1시 40분이다.
당산철교, 선유도 공원을 지나 성산대교에서 건너편을 바라보니 월드컵 경기장과 하늘공원이 다가온다. 쓰레기 태우는 연기가 자욱하던 난지도가 저렇게 바뀌었다. 가양대교를 지나고 인천공항 전용도로로 접어드니 눈 아래로 서울도시철도공사 방화차량사업소가 들어온다. 왼쪽 차창으로 가을 햇빛이 따뜻하다고 느끼는 순간 개화터널(l= 634.5m 상행선 기준)로 진입한다. 터널을 나오니 왼쪽에 김포공항이 고요하다.
검암중학교가 보이는 듯 하더니 오른쪽에 인천국제공항 철도건설공사가 진행중이다. 신공항(New Airport Highway)T/G(toll gate)에서 대형차 통행료 14100원을 내고 지나가는데 2시 정각이다.
왼쪽으로는 뿌연 안개 속에 서해를 메워 만든 신인천, 서인천 복합화력발전소의 굴뚝이 보이고 북인천T/G를 지나자 영종대교 기념관이 나타나고 개펄이 보인다. 영종대교는 현수교(Suspension Bridge)로 멀리서 보아야 좋을 듯하다. 썰물로 물이 빠진 개펄에는 함초(鹹草)인 명아주과의 퉁퉁마디가 붉은 색으로 무리지어 자라고 있다.
왼쪽으로 네모나게 바다를 막은 저 둑은 어디에 쓰려는고? 언제 고속도로를 넘어왔는지 오른쪽으로 철도공사가 진행 중인데! 멀리 오른쪽 햇빛 비치는 차창으로 럭비공 같은 공항지붕이 보인다.
왼쪽 먼 바다에는 무역선 3척이 서있는 듯 떠있다. 2시 15분에 한, 영, 일, 중국어로 도착 안내방송이 나온다. 이어 운전사 양반의 잘 가라는 멘트도 이어진다. 바로 하차하여 아내가 단단히 일러준 가방에 채울 자물쇠를 3000원에 사서 채우고 아시아나 마일리지 카드를 발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