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BIFF)에는 영화 전문가나 평론가가 아니더라도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영화들이 펼쳐진다.
동시대 거장 감독들의 신작을 만나볼 수 있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야외에서 가족과 함께 낭만을 즐기며 볼 수 있는 '오픈 시네마', 그리고 간담이 서늘한 공포 영화를 심야에 볼 수 있는 '미드나이트 패션'이다.
■ 갈라 프레젠테이션 갈라 프레젠테이션은 올해 6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허우샤오시엔 감독이 8년 만에 장편 영화로 만든 '자객 섭은낭'은 당나라 시대를 배경으로 장군의 딸이지만
여승에게 납치돼 무술을 연마해야 했던 섭은낭의 무용담을 그리며 기존 무협 영화의 틀을 깨고
새로운 영화 미학을 선보인다.
'자객 섭은낭' 등 6편 선보여 공동기획 '컬러 오브 아시아'도
지아장커 감독의 '산하고인'은 탄광주 아들과 가난한 평민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을 통해 중국인들이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어떤 삶을 살아왔고, 미래의 삶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이복 여동생의 존재를 알게 된
세 자매가 고아가 된 이복 여동생을 돌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한 편의 수채화로 그렸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비거 스플래쉬'는 이탈리아 판텔레리아 섬을 배경으로 즐거웠던 과거를 추억하던
주인공들이 특별한 방문자들이 섬에 등장하면서 겪게 되는 질투, 욕망, 열정을 펼쳐낸다.
클로드 를루슈의 '(신) 남과 여'는 감독의 1966년 작 '남과 여'의 도시 도빌이 아닌 인도를 배경으로
감독이 추구해온 사랑과 인생의 주제를 정교하게 엮었다.
올해 갈라 프레젠테이션에는 중국의 동영상 사이트 요쿠-토두와 화이픽쳐스, BIFF가 공동 기획한 프로젝트 '컬러 오브 아시아-마스터스'가 처음 상영된다.
아시아 영화를 대표하는 거장 감독 4인의 단편 특별전으로, 아피찻퐁 감독의 '증발', 나오미 가와세 감독의 '거짓말', 왕샤오슈아이 감독의 '옥수수밭', 임상수 감독의 '뱀파이어는 우리 옆집에 산다'가 관객에게 다가간다.
■ 오픈 시네마
오픈 시네마는 자국의 흥행기록을 갈아치우는 화제작들을 대거 초청해
관객들을 즐거움과 흥분에 빠뜨릴 준비를 마쳤다.
오픈 시네마에서 관객들을 찾아가는 권오광(한국) 감독의 '돌연변이'.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전사 바후발리'는 인도 영화 사상 최고의 제작비를 들인 판타지 액션 영화로, 한적한 시골에서 자란 근심 없는 청년이 미지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게 되는 여정을 그렸다.
'카쉬미르의 소녀'는 어머니를 잃어버린 언어장애 소녀의 집을 찾아 주기 위해
먼 길을 떠나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며 종교와 국경을 초월한 사랑의 힘을 보여준다.
각국 최고 화제작 대거 초청 추억 가득 클래식 작품도 관심
'몬스터 헌트'는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결합한 판타지물로 어리숙한 주인공이
요괴 왕국의 왕위 계승자를 보호하는 임무를 맡으면서 모험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나의 소녀시대'는 인간 대부분이 겪는 고등학교 시절의 별난 사춘기를 보여주며 '돌연변이'는 무직 청년이 생체 실험으로 생선으로 바뀌면서 동정의 대상, 영웅에 이어 국민 혐오와 분노의 대상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그렸다.
'당신을 기다리는 시간'은 아들을 잃은 어머니와 애인이 죽은 줄 모르는 아들의 여자 친구가 함께 지내며
겪게 되는 긴장감을 다룬다.
■ 미드나이트 패션
심야상영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9년간 연속 매진을 기록했던 '미드나이트 패션'은 올해 10회를 맞이해
12편의 장르 영화를 이끌고 관객들을 찾아간다.
미드나이트 패션에서 선보이는 캐린 쿠사마(미국) 감독의 '비밀스러운 초대'.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심야상영의 선두주자인 호러 영화는 4편 상영된다.
심리학자인 주인공이 자신이 만나온 환자들이 유령이란 사실을 발견하면서 혼란에 빠지는 '백트랙', 사건 수사 중 갑자기 현재와 미래를 오가는 형사를 통해 사후 세계를 긴장감 있게 그린 '컨버젼스', 험난한 연예계에서 성공할 기회만을 노리던 젊은 여배우가 큰 연극의 주연을 맡으면서 음모와 위험에 빠지게 된 상황을 묘사한 '극장령', 엄마의 휴가로 조부모 집에 머물게 된 남매가 조부모의 행동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끔찍한 일을 직감하는 '더 비지트'가 관객을 기다린다.
호러·스릴러 등 심야 상영 매력 영화 12편 '10년 연속 매진' 도전
한밤의 스릴러도 빠지지 않는다.
'라이치 히카리 클럽'은 10대 소년들이 사악하고 추잡하다고 느끼는 어른들의 세계를 제거하기 위해
인공 지능 기계를 만드는 과정을 담는다.
'마지막 침투'와 'SPL 2: 운명의 시간'은 정통 액션 활극을 보여준다.
'비밀스러운 초대'와 '사투'는 호러나 스릴러의 자극과 폭력에만 매달리지 않고 잘 짜인 내용을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