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4년 5월 10일(금) 오후 4시
대상 : 대전 민족사관
내용 : 이솝우화를 읽고
지난 주는 어려워하더니 이번 주는 녀석들이 쉽게 쉽게 글을 썼다. 장편소설이지만 녀석들이 읽어내기는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주는 다양한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된 이솝우화이다. 대부분 어릴 때부터 접했던 내용들이 많고, 짧게 짧게 구성된 여러 이야기들이 있다보니 편하게 읽고 나름 감상문을 잘 작성해서 제출했다. 그래서 내용보다는 느낀 점을 중심으로 녀석들과 글을 나누었다.
특히 지난 주부터 새롭게 참석하고 있는 대훈이란 학생이 나름 날까로운 생각들이 보인다. 아직 나이가 어려서 생각하는 폭이나 깊이가 여러 가지로 부족해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글을 쓰는 실력이나 사고하는 깊이, 곧 기본기는 있어 보인다. 조금만 옆에서 다듬어 주면 제법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수업 시간에 많이 격려해 주고 도전해 주고 있다. 그냥 지나가는 말로 듣지 않고 노력할 있었으면 좋겠다.
나머지 아이들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너무 뻔한 이야기와 교훈, 그런 글에 대한 너무 뻔한 느낀 점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지만. 그래도 자신들의 생각과 소신을 밝히기 시작했다. 특히 이분법적 사고 - 무엇이 옳고 틀리다 혹은 무엇이 좋다 싫다 - 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의견이나 생각들을 조금씩 느낀 점에서 밝히고 있다. 개미와 베짱이, 소금을 지고 가는 당나귀, 황금 알을 낳는 암탉 등 너무 뻔한 우화이지만, 그 안에서 자신의 조금 덜 뻔한 생각들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 좋았다.
그래서 그 부분을 격려해 주었다. 아마 자신들은 잘 느끼지 못한 부분일 것이다. 매주마다 옆에서 녀석들의 글을 본 나만 느끼는 부분이다. 계속 그렇게 글을 쓰라고. 더욱 자신 있게 쓰라고. 유치하게 느낄 수 있지만 괜찮다고. 자신의 생각과 느낀 점, 질문, 의문점, 동의할 수 없는 부분들, 납득이 되지 않는 내용들,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으면 과감하게 글로 적고 표현해 보라고 지지해 주고 격려해 주었다. 그렇게라도 뻔한 틀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색깔을 찾아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