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안재성을 처음 만난 것은, 강릉의 지하 술집에서 였다.
너무나 얌전하고 소박한 사람이었다.
나의 고등학교 친구와 셋이었다.
그는 소설을 쓰다가, 먹고 살기 위해 포크레인 운전을 한다고 했다.
나와 강원대학교 축산과 동문이었다.
안재성의 책, ‘경성 트로이카’를 소개한다.
경성트로이카는, 일제강점기의 항일 독립운동 단체이자 노동운동 단체이다.
이 단체의 운동은 ‘경성트로이카’, ‘경성재건그룹’, ‘조선공산당재건 경성준비그룹’의 세 시기로 나눌 수 있으며 이 구분은 이재유가 직접 제시한 것이다. 이 단체의 활동가들은 이재유 그룹이라고 불렸다.
이재유 그룹은 이전까지의 조선공산당의 전위당 이론을 거부하고 즉각적인 당 건설에 반대하였으며 '트로이카 운동'이라는 독창적인 조직론을 만들어서 대중운동에 기반한 '조선공산당 재건운동'을 이끌었다.
이재유가 보기에 종래의 당재건운동은 대중적 기초 없이 전국적 조직을 가지고 당을 먼저 만든 다음 대중을 얻으려 하였기에 전위와 노동대중이 분리되는 폐단이 있었다.
이재유는 전위가 노동자가 되어 노동대중 속에 파고 들어 가 개인적으로 동지를 얻어 대중적 기반을 마련한 다음 당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조직선도 없고 누가 권력자이지도 않은 상태에서 동지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성트로이카의 운동은 식민지 조선의 대중과 함께하는 독립운동일 뿐 아니라 노동자, 농민, 빈민운동이기도 했다.
이재유가 당시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였다.
“처음 1~2년은 식사만 제공받을 뿐 무보수로 18~19시간 혹사당하며 기숙사에 기거하면서 한 달에 한 번밖에 외출할 수 없고 외출할 때는 감독자가 따라 나간다.
그녀들은 언제나 80도 이상의 더운 곳에서 일하며 바람이 통할 구멍조차도 없는 곳에서 혹사 되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은 알기 힘들지만 나의 경험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다.
내가 알고 있었던 5년 이상의 직공 8명 중에서 지금은 단지 2명밖에 있지 않고 6명은 모두 죽었던 것이다.내가 일찍이 죽어야 할 사람만을 알았던가?”
안재성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