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연천군 신서면에서 강원도 철원군까지 걸쳐 있는 산으로 높이 832m. 경원선 철도가 휴전선에 막혀 멈춘 곳에 이 산이 솟아 있다. 경기도 최북단인 연천군 신서면과 강원도 철원군 사이에 있는 정상에서는 북녘의 철원평야와 6·25 때 격전지인 백마고지(白馬高地), 금학산(金鶴山:947m)과 지장봉(地藏峰:877m)·북대산(北大山)·향로봉(香爐峰)은 물론 한탄강(漢灘江) 기슭의 종자산(種子山)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광주산맥(廣州山脈)의 지맥으로 동부산지를 이루며, 화강편마암계 산답게 암반과 암릉이 발달되어 있다. 북동쪽 골짜기의 표범폭포에서 흐르는 물이 동막골계곡과 유원지를 지나 동서방향으로 흘러 남북주향의 산지를 돌아 차탄천(車灘川)과 합류, 북에서 남으로 전곡을 거쳐 한탄강으로 흐르다가 임진강(臨津江)으로 들어간다.
눈덮인 떡갈나무 숲을 지나 낙엽송 우거진 산길을 오르면 능선안부 갈림길이다. 암릉의 소나무 옆 넓은 암면에 흰눈이 쌓인 모습이며 하얀 능선과 스카이라인을 이룬 지능선이 멋지다. 눈 깔린 양쪽이 벼랑인 암릉의 능선턱에는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이 길을 10여 분 가면 능선 반대편의 조망이 다가서는 주능선 790m봉, 주봉은 왼쪽으로 솟은 세번째 봉우리이다.
금학산(947m)이라는 이름은 산의 형세가 학이 날아와 앉아 알을 품고 있는 모습이라는 데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오지리 방향으로 뻗어 내린 줄기를 학의 오른쪽 날개로 이평리 방향의 줄기를 왼쪽 날개에 비유한다. 그리고 초장족(初長足)·이장족(二長足) 등의 마을이 학의 발에 해당한다. 금학산은 주변에 있는 백학산(白鶴山), 봉학산(鳳鶴山)과 함께 삼학산(三鶴山)으로 불린다. 궁예가 도읍지를 송악에서 철원으로 옮길 때 도선국사(道詵國師)가 풍수지리설에 따라 금학산을 진산으로 정할 것을 권하였다고 한다. 도선국사는 금학산을 진산으로 정하고 궁전은 천황지에, 도읍은 만가대 쪽에 정하면 금학산의 정기를 받아 300년을 통치하겠지만, 만일 고암산을 진산으로 정하면 25년밖에 못 갈 것이라고 예언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궁예가 고집을 부려 고암산을 진산으로 정하였기 때문에 18년 만에 멸망하였다고 전한다. 그 후 금학산의 초목은 죽지 않았는데도 3년간 잎이 나지 않았으며 곰취는 써서 못 먹었다는 전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