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학 분야 100위권… 서울대·고려대 두 곳뿐
인문·예술분야도 취약… 서울대 33위·연세대 79위
QS·더타임스 '2009 세계대학평가'의 5개 학문 분야별 평가에서 한국 대학들은 IT·공학, 자연과학, 생명과학·의학 분야에선 선전했지만, 인문·예술, 사회과학 분야에서는 여전히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작년에는 IT·공학, 자연과학, 생명과학·의학 등 3개 부문에서 200위권 내에 모두 포함된 한국 대학은 서울대·카이스트 두 곳뿐이었지만, 올해는 고려대·연세대·포스텍 3개 대학이 추가돼 총 5개 대학이 3개 분야에서 200위권 안으로 뛰어올랐다.
5개 학문분야 평가는 해당 학문 분야에서 함께 활동하는 다른 나라 학자들의 평판도인 '학계(學界) 평가'를 통해 순위를 매긴다. 올해는 전 세계 학자 9386명이 평가에 참여했다.
◆공학·IT…한국 5개大 평균 42계단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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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는‘2009 세계대학평가’분야별 평가에서 순위가 크게 올라 공학·IT 27위, 생명과학·의학 24위 등을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대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모습.
한국 대학들의 순위 상승이 두드러졌다. 작년 100위 밖이었던 포스텍(81위)이 100위권 내에 진입했고, 연세대(209위→139위)와 고려대(202→155위)는 큰 폭으로 순위가 올랐다. 작년에 각각 34위, 43위를 차지한 카이스트와 서울대는 21위, 27위를 차지해 10위권 내 진입을 목전에 뒀다. 연세대 이태영 기획실장은 "네이처·사이언스 같은 세계 특급 저널에 논문을 많이 발표하도록 장려하는 등 세계 학계에서 대학의 인지도를 높이는 정책을 펼쳐온 결과"라고 말했다.
상위권에서 일본 대학들의 선전은 단연 눈에 띈다. 지난 5월 발표한 조선일보·QS 아시아대학평가에서 5개 학문분야 전 부문 1위를 차지한 일본 도쿄대(6위)를 포함, 총 3개 일본 대학이 20위권에 포함됐다.
◆자연과학…유럽대학 선전
5개 중 유일하게 미국이 아닌 영국 대학이 1위를 차지한 분야다. 작년 3위를 차지한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이 작년 1·2위인 미국 MIT와 UC 버클리를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이 밖에도 영국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14위→10위), 스위스 ETH 취리히대(15위→12위), 프랑스 파리고등사범학교(19위→13위) 등 상위권 유럽 대학들의 순위도 많이 올랐다. 데이비드 래미(Lammy) 영국 고등교육 장관은 "대학에 대한 오랜 투자가 국제적인 명성을 낳았다"며 "재작년과 작년 영국대학들의 예산은 지난 1997~1998년과 비교해 100% 늘어났다"고 더타임스하이어에듀케이션에 전했다.
한국은 서울대(28위), 카이스트(39위) 두 대학이 100위 내에 들었고, 200위 내엔 포스텍(121위), 연세대(157위), 고려대(191위)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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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10위권 내 아시아대 1곳
상위 10위권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미국·영국 대학이 독차지한 가운데, 아시아대학 중 유일하게 도쿄대가 7위(작년 15위)에 올랐다. 교토대도 작년 24위에서 올해 13위로 뛰었다.
한국 대학들 순위도 많이 올랐다. 서울대는 작년 40위에서 16계단을 뛰어올라 24위를 기록했다. QS는 "올해 이 분야 우승자는 서울대"라며 "학계 설문 조사에서 좋은 평판을 받았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카이스트(134위→82위), 고려대(154위→104위), 연세대(215위→104위) 순위도 대폭 뛰었다.
◆사회과학…아시아대학 선전
100위권 내 한국 대학은 서울대(33위→30위), 고려대(126위→87위) 두 곳이 포함되는 데 그쳤다. 연세대는 129위에서 19계단 올라 110위를 기록했다. 반면, 다른 아시아대학들은 크게 두각을 나타냈다. 12계단 상승한 도쿄대(16위)를 비롯, 교토대(29위→29위), 홍콩대(46위→34위), 베이징대(23위→21위) 등 50위권 내 아시아 대학들의 순위가 크게 올랐다.
◆인문·예술…100위권 내 한국대학 두 곳뿐
다른 분야들에 비하면, 인문·예술 분야에서 한국 대학들의 성적은 초라했다. 100위권 안에 든 대학이 서울대(33위), 연세대(79위) 두 대학뿐이다. 고려대는 119위, 카이스트는 258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일본은 도쿄대(13위), 교토대(20위), 와세다대(49위), 중국은 베이징대(16위), 칭화대(53위), 푸단대(61위) 등 3곳씩 포함시켰다. 지난 5월 발표한 아시아대학평가에서도 상위 10위권 내 한국 대학은 서울대 한 곳이었다. 서울대 주종남 기획처장은 "특성화할 수 있는 인문 분야를 육성하고, 외국 대학과 교류를 확대해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